우크라이나 사람들의 뿌리가 되는 카자크 사람의 용기와 지혜를 《우크라이나의 동화와 민담》으로 만난다!
우크라이나 사람들의 뿌리가 되는 카자크 사람들이 쓰던 루테니아어로 쓰인 《카자크의 동화와 민담》을 한국어로 번역한 《우크라이나의 동화와 민담》
《우크라이나의 동화와 민담》을 읽으며 러시아 침공에 맞서는 우크라이나 사람들을 응원한다!
고난과 역경에 맞서는 카자크 사람들의 용기와 지혜 그리고 해학이 담긴 27개의 동화와 민담에서 고른 9개의 이야기. 이 중에는 한국의 전래 동화 《흥부와 놀부》, 《옹고집전》, 《콩쥐팥쥐》, 《선녀와 나무꾼》과 닮은 동화와 민담도 있다는데.
《우크라이나의 동화와 민담》은 영국의 역사학자이자 언어학자인 로버트 니스벳 배인이 카자크인의 동화와 민담을 수집하여 영어로 번역한 책입니다. 카자크인은 14세기 무렵부터 현재의 우크라이나에 해당하는 드니프로 강과 드니스테르 강 사이에 살면서 폴란드와 러시아 제국, 오스만 튀르크 제국과 협력하거나 대립해온 민족입니다.
폴란드의 지배를 받던 카자크인들은 17세기에 폴란드로부터 잠시 독립했지만, 곧 러시아 제국에 흡수되었습니다. 1917년 러시아 제국이 무너진 러시아 혁명의 혼란 속에서 우크라이나는 다시 민족국가로 독립하였으나, 1922년에 소비에트 연방공화국에 강제 합병되었습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카자크 시절부터 폴란드어와도 다르고 러시아어와도 다른 우크라이나어를 사용해왔습니다. 우크라이나어는 카자크인들이 사용했던 루테니아어에서 갈라져 나왔는데 북부 루테니아어가 벨라루스어로 남부 루테니아어는 우크라이나어로 갈라졌습니다.
루테니아어로 쓰인 카자크의 동화와 민담은 러시아의 동화, 민담과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지만, 카자크의 동화와 민담을 영어로 번역한 로버트 니스벳 배인은 카자크인의 동화와 민담이 러시아의 동화와 민담보다 더 순수하고 더 원시적이라서 신선하다고 이야기합니다. 카자크인들이 러시아보다 더 고립되어 역사적으로 유럽과의 교류가 러시아보다 적었기 때문이라는 것이죠.
《우크라이나의 동화와 민담》 3권에도 로버트 니스벳 배인이 번역하고 엮은 《COSSACK FAIRY TALES AND FOLK TALES》의 27개 이야기 중에서 9개의 이야기를 골라 실었습니다. 《우크라이나의 동화와 민담》 3권에는 〈콩쥐 팥쥐〉를 떠올리게 하는 〈3. 황금 슬리퍼〉처럼 한국의 전래동화와 비슷한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4. 이반과 태양의 딸 이야기〉는 〈선녀와 나무꾼〉과 비슷합니다. 이처럼 《우크라이나의 동화와 민담》의 여러 이야기에는 한국 전래동화와 비슷한 구석이 있지만, 전반적으로 우크라이나의 색채가 짙게 배어있습니다. 산신령 대신 기독교의 성인들이 나타나 복을 준다거나, 물을 마시거나 목욕을 하기 전에 성호를 긋지 않았다는 이유로 악마에 사로잡힌다거나, 기마민족의 문화적 영향을 받아 말이 중요하게 나오거나 말을 하는 지혜로운 말이 동료나 조력자로 나온다거나, 악인들은 말꼬리에 묶여 너른 스텝 들판으로 쫓겨나 죽음을 맞게 된다는 점들이 그렇습니다.
러시아의 작가 톨스토이가 러시아의 민간동화를 재구성해서 쓴 소설 《바보 이반》의 주인공 이반이 《우크라이나의 동화와 민담》 3권에도 등장합니다. 바로 〈4. 이반과 태양의 딸 이야기〉와 〈9. 벌거숭이 이반 골릭과 뱀들의 놀라운 이야기〉입니다. 〈4. 이반과 태양의 딸 이야기〉의 막내 이반은 《우크라이나의 동화와 민담》 2권의 〈8. 바보 이반과 성 페트로의 피페 피리〉의 이반처럼 바보같이 우직하고 성실합니다. 그리고 마치 한국의 전래동화 〈선녀와 나무꾼〉처럼 천사의 도움을 받아 태양의 딸의 날개옷을 숨겨서 태양의 딸과 결혼을 한 다음 태양의 딸의 도움을 받아 행복한 삶을 얻게 됩니다. 〈9. 벌거숭이 이반 골릭과 뱀들에 얽힌 놀라운 이야기〉의 이반은 이름은 이반이지만 다른 이반과는 달리 누구보다 현명한 사람입니다. 그리고 사악한 뱀들을 누구보다 뛰어난 지혜와 용기로 물리칩니다.
《우크라이나의 동화와 민담》 3권에는 〈4. 이반과 태양의 딸 이야기〉의 이반처럼 현명한 아내의 도움을 받는 이야기가 많이 있습니다. 〈2. 불행한 다니엘 이야기〉의 주인공 다니엘은 이름처럼 불행한 일이 끊이지 않지만, 여인으로 변신한 뱀과 착한 시녀의 도움으로 한 나라의 왕이 되어 행복하게 살아갑니다. 그리고 〈5. 뱀 차레비치와 두 아내〉에서는 현명한 막내딸이 주인공이 되어 뱀으로 태어난 왕자를 사람으로 만들어주고는 여러 역경을 헤쳐 나가 행복을 쟁취합니다.
《우크라이나의 동화와 민담》 2권에 이어 3권에서도 뱀들이 악역으로 등장합니다. 〈9. 벌거숭이 이반 골릭과 뱀들에 얽힌 놀라운 이야기〉에는 사악한 뱀이 한두 마리도 아니고 가족으로 등장하고 〈6. 두 왕자〉에서는 뱀은 아니지만, 사악한 용이 등장합니다. 하지만 〈2. 불행한 다니엘 이야기〉, 〈5. 뱀 차레비치와 두 아내〉처럼 주인공에게 은혜를 입은 뱀이 은혜를 갚기도 합니다. 기독교 문화권에 속하는 우크라이나의 이야기에서 뱀과 용이 사악하게 등장하는 것이 당연한 것 같지만 뱀이 조력자로 등장하는 이야기들도 있는 것을 보면 뱀 자체를 사악하다고 매도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지난 3, 4월에 출간한 《우크라이나의 동화와 민담》 1, 2권에 이어 출간한 《우크라이나의 동화와 민담》 3권입니다. 3권이 출간될 때쯤이면 전쟁이 끝나지 않을까 기대하고 간절히 기원했습니다만 종전 소식은 아직 들려오고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의 동화와 민담》 1, 2, 3권에 담긴 이야기들에서 주인공들은 갖은 고난을 겪고 심지어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기도 하면서 결국 사악한 존재를 물리치고 고난을 이겨내어 행복을 쟁취합니다. 이 이야기들처럼 전쟁의 고난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이 고난을 이겨내고 평화로운 일상을 되찾기를 기원하고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