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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로 가는 눈밭 상세페이지

피아노로 가는 눈밭

창비시선467

  • 관심 0
창비 출판
소장
종이책 정가
9,000원
전자책 정가
20%↓
7,200원
판매가
7,200원
출간 정보
  • 2025.04.29 전자책 출간
  • 2022.01.21 종이책 출간
듣기 기능
TTS(듣기) 지원
파일 정보
  • EPUB
  • 약 1.8만 자
  • 40.6MB
지원 환경
  • PC뷰어
  • PAPER
ISBN
9788936492243
ECN
-
피아노로 가는 눈밭

작품 정보

“인간은 침묵에서 언어로 옮겨졌다
침묵은 미(美)처럼 펼쳐 있다’’
관습과 상투를 하얗게 지우는 눈의 언어
의미가 새로이 도래할 자리를 비워두는 여백의 시
*본 보도자료에는 시인과의 간단한 서면 인터뷰 내용이 추가되어 있습니다.
1994년 작품활동을 시작한 뒤 줄곧 언어의 본질을 탐구하는 독자적인 시세계를 일궈온 임선기 시인의 다섯번째 시집 『피아노로 가는 눈밭』이 창비시선으로 출간되었다.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특유의 정갈함과 간결함으로 언어의 원형을 복원하는 광경을 우리의 눈앞에 선연히 펼쳐 보인다. 화려한 수사를 배제한 “언어의 극한”(장철환, 해설)에서, 관습과 상투로 얼룩진 인식을 한겹씩 벗기는 문체를 연마하는 시편들은 기어이 언어, 인간, 세계의 본모습을 투명하게 드러낸다. 순수를 향한 낭만과 향수로 구축한 시적 공간에 들어서면 그간 구별하고 경계 짓느라 손상된 우리의 가청범위로 감지할 수 없었던 ‘울림들이 여기저기 메아리치는 것’(정현종, 추천사)을 들을 수 있다. 그 낯설고도 매혹적인 울림은 굳어진 의미가 탈각되고 새로운 의미가 도래할 여백으로 독자를 깊숙이 데려간다.
‘눈밭’은 이 시집을 관통하는 풍경이다. 눈[雪]이 들판 위의 무수한 경계를 지우면, 분리되었던 공간은 하나가 되어 하얗게 빛난다. 시인이 눈처럼 고요하고 정결한 언어로 구현하고자 한 것이 바로 이것과 저것의 구분이 희미해진 눈밭의 세계이다. 시인은 구획을 따라 어느 곳에 속하기보단 “사이에 서 있”(「꿈 1」)기를 택한다. 그리고 스스로를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목소리를 줄이고 언어의 색을 비우다가 이내 경계와 함께 사라진다. 그리하여 구분이 없기에 무엇이든 가능한 너른 공간이 시 속에 들어설 때 지금까지 우리를 속박했던 시시비비의 선들이 얼마나 임의적인 것이었는가를 문득 깨닫게 된다. “꿈도 현실도 사라”(「스위치」) 지고 “주관과 객관의 경계가 철폐”(해설)되는 그 순간에야 비로소 “내가 본 가장 큰 손은/야학 교사 시절/어린 학생의 손이었다”(「검은 백조」)라고 말하고 “백지가 말하는 소리”(「이것으로도 저것으로도 눈을 가리지 말자.」)를 듣는 시적 자유를 획득할 수 있다. ‘눈밭’에서부터 시작되는 새로운 경치를 마주하는 것이다.
경계를 허물어 서로 다른 시간과 공간을 잇는,
더 넓은 풍경을 만나기 위한 문체 연습
한편 시인은 자신의 시작(詩作)에 영향을 준 여러 예술가와 학자, 그들의 작품을 시 속에 적극적으로 배치함으로써 시적 공간을 확장하기도 한다. 파블로 피카소-월리스 스티븐스-데이비드 호크니로 이어지는 “푸른 기타”의 계보 끝에 자신의 작품을 위치시키고(「파블로 피카소로부터/영향받은……」) 메리 올리버의 음성을 따라 프로빈스타운으로 향하며(「야생 기러기떼」), 언어학자 수잰 로메인의 저서를 참조하여 순수함을 간직한 언어 사용자의 모습을 시적으로 소개하는 식이다(「빈랑나무 열매」). 작품 밖의 작품과 접속할 때 작품의 공간은 작품을 넘어서며 그것은 ‘개방’이라고 시인이 말한바(시인과의 인터뷰 참조), 이는 장르 간 구분을 없애고 열림을 지향하려는 적극적 노력의 흔적이다. 시에 바깥과 연결된 창을 만드는 것이다. 독자는 그 창을 통해 시 밖으로 나가 그림에 닿고 다시 시로 돌아와 다음엔 인류학과 언어학으로 향하는 여정에 참여하며, 시인이 ‘눈밭’의 풍경으로 상징적으로 보여주려 했던 ‘경계 없음’을 직접 체험하게 된다.
시인이 무엇보다 예리하게 탐구하는 것은 ‘언어’이다. 언어학자인 시인에게 인간은 언어적 존재이고 세계는 인간이 구성하는 것이니, 세계에 대한 해명은 언어에 대한 궁리와 함께일 수밖에 없다. 여기서 언어에 대한 궁리는 언어의 표면을 더듬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본질에 대해 말할 줄 아는 자”(「문체 연습」)로서 “언어 지나/침묵”(「침묵」)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는 데에까지 나아감을 뜻한다. 그리하여 시인은 언어가 본래 모습인 침묵에 더 가까워질 수 있도록 “텅 빈 언어를/다시 텅 비게 해서”(「눈을 나르는 사람이 되고 싶었지 3」) 세상에 내보낸다. 이는 언어의 무용함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관습적인 언어 사용의 흔적들을 말끔히 지우고 언어의 원형적 상태를 회복하여 새로운 인식이 도착할 자리를 마련한다는 의미이다. 이렇게 얻은 “침묵의 언어”(「침묵」)로 인간 인식의 한계를 뚫어내고 세계의 본질을 드러내기 위해 시인은 오늘도 ‘문체 연습’에 심혈을 기울인다.

임선기 시인과의 짧은 인터뷰
- 시집 『거의 블루』 이후 2년 만에 새 시집을 묶으셨습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일 텐데요. 소감과 함께 독자들께 인사 부탁드립니다.
이번 시집으로 전통 깊은 ‘창비 시선’에 참여하게 되어 무척 기쁜 마음입니다. 세상 어딘가에 계시는 독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코로나로 지친 마음에 이번 시집이 조그만 위로가 되기를 바랍니다.

- 이번 시집에서 독자에게 권하고 싶은 작품들이 있다면 간단히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코딩을 이해하는 독자들은 「시 프로그래밍」이라는 시를 친근하게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문장들」이라는 시도 찬찬히 음미하기에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하고요.

- 이번 시집에 특히 ‘눈(雪)’에 관한 시들이 많이 실렸는데요. 눈의 어떤 점에 매료되신 건지 궁금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눈을 참 좋아했습니다. 지금도 눈을 좋아합니다. 최근 어느 오후에 세시간 정도 함박눈이 내린다는 예보가 있어서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눈을 만났고, 자정 무렵에는 눈 쌓인 천변을 한시간 정도 산책했습니다. 제가 번역한 막상스 페르민의 소설 『눈』(난다 2019)에서 주인공은 눈의 매력을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이걸로 제 마음을 대신할 수 있겠네요.
“눈은 하얗지요. 그래서 시인 겁니다. 순수한 시예요.
눈은 자연을 얼려서 보존하지요. 그러니 눈은 그림입니다. 겨울의 가장 섬세한 그림입니다.
눈은 계속 변하지요. 그래서 눈은 서예입니다. ‘설雪’ 자字를 쓰는 만 가지 방식이 있습니다.
눈의 표면은 미끄럽지요. 그래서 눈은 춤입니다. 눈 위에서는 누구나 곡예사라고 생각할 겁니다.
눈은 물이 되지요. 그래서 눈은 음악입니다. 봄이 오면 눈은 강들과 급류들을 하얀 음표들의 교향악으로 바꿉니다.”
- 시집 전체에 장르를 가리지 않고 여러 예술가와 작품들이 등장합니다. 이렇게 다양한 작품을 감상하고 그에 영향을 받는 일이 시인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하이퍼텍스트(hypertext)적 연결을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작품 밖의 작품과 접속할 때 작품의 공간은 작품을 넘어서게 됩니다. 그것은 영향이 아니라 ‘개방’입니다.
- ‘시인의 말’에서 “한번 꿈에서 깨어났으며, 다시 깨어나기 위해 다시 꿈꾸고 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후의 행보를 궁금케 하는 한마디였는데요. 차기작 등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나누어주시길 바랍니다.
다음 시집 원고를 다듬고 있습니다. 개인적 바람은 등단 30주년이 되는 해에 기념 시집을 내는 것입니다. 최근까지 제 작품 중 일부가 러시아어로 번역 중이었는데, 번역된 시집이 내년에 러시아에서 출간된다기에 기대하고 있습니다.

작가

임선기
국적
대한민국
출생
1968년
학력
파리10대학교
경력
연세대 불어불문학과 교수
데뷔
1994년 작가세계 신인상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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