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의 역사는 곧 인간의 역사다”
인간의 가장 소중한 가치, 인권을 배우다
인간의 역사가 시작되면서부터 인권에 관한 문제는 언제나 우리와 뗄 수 없는 관계로 함께해 왔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인권의 씨앗은 아주 먼 옛날부터 찾아볼 수 있다. 고대 종교에서부터 사회 제도, 사상, 문화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역사에서 인권과 연관되지 않은 주제는 없다. 인권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와 함께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인간이 태어나면서 가지는 권리가 인권이라면, 인간이 만든 역사는 곧 인권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인간의 역사는 고대부터 현대까지 모든 문화와 사상과 사회 속에서 모든 인권과 관련된 문제들을 극복하면서 발전해 온 과정이다.
또한 인간이 살아가면서 겪는 모든 일들은 인권 문제와 관련된다. 생명과 교육과 문화와 결혼과 죽음에 이르기까지 삶의 어떤 과정도 인권과 관련된 문제들에서 비껴갈 수 없다. 그렇기에 인권 문제는 언제나 사회 속에서 논란이 되어 왔고, 한 인간이 어떤 삶을 살아가고 다른 사람과 어떻게 소통하고 공존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화두를 던져 주었다. 따라서 인간의 생애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모든 일상에서 인권 문제와 부딪히고 겪고 극복해 나가는 과정이다.
두리미디어의 역사 교양 시리즈 24번째 도서로 출간되는 ≪청소년을 위한 세계인권사≫는 인권의 씨앗이 처음 싹튼 고대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인권이 발전해 온 역사를 되짚어 보고, 각 시대마다 부딪치는 문제들을 해결하고 극복하면서 인류가 걸어온 인권을 향한 위대한 발걸음들을 보여 준다. 인권이라는 화두가 점점 우리 사회에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인권을 배우고 익힐 만한 청소년 대상의 도서를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더욱 주목할 수밖에 없는 책이다.
≪청소년을 위한 세계인권사≫는 인권의 역사를 돌아보면서 우리가 놓친 소중한 가치들과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배려를 함께 느끼게 해준다. 해설이 친절하며 도판 자료 또한 풍부하다. ≪청소년을 위한 세계 인권사≫를 통해 인간으로서 가치에 대해 고민하고 자신의 권리를 지키려 한 평범한 사람들의 더디지만 용기 있는 행보들을 따라가다 보면, 인권의 역사를 더듬어 보는 과정이 인간을 이해하고 역사를 이해하는 길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가 인권의 개념을 알고 이해와 관용의 정신을 배움으로써 함께하는 사회로 나아가는 데 밑거름이 되어줄 것으로 기대한다.
인권의 미래를 짊어진 청소년들에게 보내는 ‘더불어 삶’의 메시지
인권에 관한 문제는 사람들에게 민감하고 복잡하며 첨예한 논쟁을 불러일으킨다. 과거 중세 시대에 종교 갈등과 마녀 사냥이 벌어지고 노예제도나 흑백 차별이 사라지고 남녀평등이 이루어져 온 역사를 살펴보더라도, 인권 문제는 언제나 사회에 커다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뜨거운 쟁점이 되었다. 그리하여 인권의 역사는 서로 다른 사람들이 차이를 인정하고 차별을 극복해 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오늘날에도 인권과 관련된 문제는 사회적으로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논란이 계속되어 온 사형제도 폐지 논쟁이 그러하고, 불법 체류자나 동성결혼, 낙태 같은 문제도 마찬가지이다.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도 산재해 있다. 장애인이나 이주 노동자들, 성적 소수자들의 인권은 과거에 비해 나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사회의 편견과 차별을 받으면서 인권의 사각지대에 머무르고 있다. 세계 여러 곳에서 아동들은 여전히 재해나 질병, 기아, 강제 노동에 시달리며, 심지어 매춘과 전쟁에까지 동원되고 있는 실정이다. 북한은 갈수록 폐쇄된 사회가 되어 가고, 체벌이 사라지는 교실에서 학교 폭력이나 왕따 같은 새로운 문제들이 발생되고 있다. 정보통신기술이 발달하면서 대두된 인터넷이나 시시티브이 등을 둘러싼 신종 피해 사례들은 인권에 대한 보호 장치를 제대로 갖추지 못하는 사회 현실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또한 늘어나는 도시 빈민 구역과 갈수록 심각해지는 환경 위기는 인류의 미래에 큰 재앙을 예고하고 있다.
≪청소년을 위한 세계인권사≫는 인권 문제의 현장에서 치열하게 살아온 하승수 변호사가 자신의 경험과 지식과 고민을 한 권의 책으로 정리해 내었다. 이 책은 사회적으로 소외된 모든 사람들에게 보내는 격려이자, 스스로 차별을 극복해 온 사람들의 역사에 바치는 헌사이며, 미래 인권의 주역이 될 청소년들에게 보내는 진심어린 조언이다.
아직 풀리지 않은 인권 문제는 새로운 세대의 주역인 청소년들에게 과제로 남겨졌다. 인권을 이해하는 것은 다른 사람들과 공감할 수 있는 감수성을 기르는 것이다. 우리 청소년들이 역사를 공부하는 것 에서 더 나아가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먼저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함께 공감할 수 있다면, 인권의 미 래를 새롭게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추천사
다음 주장에 대해 찬성하시나요? ‘아동들도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해야 한다’, ‘사형제는 폐지되어야 한다’, ‘북한 인권을 개선하기 위해 인도적 지원은 필요하다’. 왕따, 이주 노동자, 장애인, 청소년, 원주민 등 우리 사회는 각 분야에서 인권과 관련된 숙제들이 많습니다. 인권을 이해한다는 것은 곧 다른 사람과 공감하는 능력과 감수성을 기르는 것입니다. 이 책은 다양한 형태의 억압 기제들이 작동하는 우리 시대에 필요한 인권의 개념을 역사와 함께 알차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인권 문제를 현장에서 고민해온 저자의 경험을 토대로 타인에 대한 이해와 관용의 정신을 고취시킬 내용이 담긴 이 책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지각을 넓히고 삶의 길라잡이가 되어 줄 것입니다. 한국이 인권선진국이 될 날을 꿈꾸며!
-교육을 바꾸는 사람들 대표 이찬승
책속으로 추가
영국의 <마그나카르타>, <권리장전>, <권리청원>, 미국의 <독립선언서>, 프랑스의 <인간과 시민의 권리선언>으로 무형의 개념인 인권이 문서에 명시됨으로써 유형의 자산으로 재탄생되었다. 그리고 토머스 홉스, 존 로크, 장 자크 루소, 토머스 페인을 비롯한 사상가들의 저서와 이론들은 혁명에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인권 개념이 자리 잡힌 새로운 시대를 열어 주었다.
인권의 역사를 새롭게 연 근대 시민혁명의 명암
‘인간’의 범위에 제한은 있었지만, 미국 독립혁명과 프랑스 대혁명을 통해 구체적으로 이룬 성과도 적지 않았습니다. 고문이 폐지되었습니다. 종교의 자유가 확립되고, 사상ㆍ양심의 자유가 인정되는 성과가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이 성과들은 확고하지 않았습니다. 확고해지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혁명 당시에는 완전히 해결되지 못했지만, 다음 시대인 19세기를 지나면서 차차 이루어진 과제들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노예제도가 그렇습니다. 프랑스 대혁명을 거치면서 본격적으로 논쟁의 대상이 된 노예제도는 점차 폐지되어 가는 과정을 밟아 왔습니다. 미국에서는 남북전쟁까지 거치면서 폐지되었습니다. 정치적 불평등도 개선되어 왔습니다. 미국 독립혁명과 프랑스 대혁명으로 왕정은 폐지되었지만, 그때도 소수의 사람들에게만 선거권이 주어졌습니다. 그러한 모순은 19세기 동안 투표권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조금씩 극복되어 왔습니다. 한편 미국 독립혁명과 프랑스 대혁명이 일어난 다음에도, 자본주의의 발전은 불평등과 빈곤을 심화시켜 왔습니다. 이 문제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대한 숙제도 이제 다음 세대로 넘겨졌습니다. _≪청소년을 위한 세계인권사≫ 3부 1장
중세에서 근대로 넘어가면서 인간은 인권의 역사에서 소중한 한 걸음을 내딛을 수 있었다. 중세의 마녀사냥이 사라지고, 노예제도가 폐지되었으며, 여성의 권리를 외치는 목소리가 처음으로 울려 퍼졌다. 참정권이나 노동권, 사회권과 같은 근대적 인권 개념들이 처음 등장했으며, 사상과 양심과 표현의 자유에 대한 문제의식이 제기되었다. 이러한 발걸음들은 인권의 역사라는 긴 궤도에서 커다란 발자취를 남겼다. 하지만 그 한계 역시 분명했다. 고문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암묵적으로 자행되었고, 흑백 차별은 계속되었으며, 여성의 권리를 처음 외친 올랭프 드 구주는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모든 인간이 시민으로 인정되지도 않았다. 하지만 그러한 한계가 분명함에도 근대 시민혁명은 인권에 대해 사람들이 스스로 인식하고 주체로 설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주었으며, 인권이 발전해 나가는 토양을 마련해 주었다.
인권에 대한 전 세계적인 합의가 이루어지다
세계 곳곳에서 대학살과 인권유린이 자행되고 무려 6천만 명이라는 인명이 희생된 2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부터 새로운 국제기구를 설립하기 위한 논의가 시작됩니다. 사실 국가 간의 분쟁을 해소하기 위한 연합체가 필요하다는 생각은, 국제 평화에 관심이 많았던 칸트가 이미 1795년에 ≪영구평화론≫을 통해 제안했을 정도로 역사가 오래되었습니다. 그리고 1차 세계대전 후에 국제연맹이 생겼지만,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바람에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는 것을 막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다시금 세계평화와 기본적 인권을 지키기 위해서는 국제기구가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이 생겨났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은 국제연합(유엔)을 결성하는 것으로 이어집니다. _≪청소년을 위한 세계인권사≫ 4부 2장
엄청난 파괴력을 가진 대량 살상 무기와 조직적인 학살로 대변되는 두 차례의 세계대전은 인권이라는 개념을 뿌리째 뒤흔드는 커다란 위기였다. 전쟁은 인권의 발전 과정을 순식간에 무너뜨리고 그 가치가 처음 대두되기 전과 같은 폐허 상태로 만들어 버렸다. 하지만 인권이 말살되는 위기를 겪으면서 오히려 그 가치의 소중함이 새롭게 인식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인권을 보장하기 위한 전 세계적인 합의가 이루어지면서 국제연합이 결성되고 <세계인권선언>이 만들어졌다. 그리고 뒤를 이어 선언에 법적 구속력까지 부여하는 국제조약들이 잇따라 체결되면서 인권이 보호될 수 있는 기틀이 세워졌다. 또한 그 첫걸음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자유를 향해 발맞춰 나간 워싱턴 평화대행진을 비롯하여 여러 가지 운동들이 펼쳐지면서 뿌리 깊은 흑백 차별에 종언을 고했다. 전 세계 여러 곳에서 식민지들이 해방되었고 민주화가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소외된 자들 모두 한 걸음 앞으로
차이와 차별은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람들은 남성과 여성, 장애인과 비장애인 등을 비롯하여 저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서로의 차이를 존중하고 평등하게 바라본다면 차별이 일어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한쪽이 우월하고 다른 쪽은 열등하다든지, 한쪽은 옳고 다른 쪽은 틀렸다라고 생각하면 차별이 됩니다. 앞으로 살펴볼 내용은, 소수자 또는 사회적 약자라고 불리던 사람들에 대한 차별을 극복해 가는 역사입니다. 여성, 아동, 장애인, 성적 소수자, 이주노동자, 원주민 같은 사람들에 대한 차별이 어떻게 극복되어 왔는지를 이해하는 것은 차이를 존중하고 다른 사람들과 공감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입니다.
_≪청소년을 위한 세계인권사≫ 5부 1장
인권이 비약적으로 발전해 나가는 가운데서도 장애인과 아동, 여성, 이주 노동자, 성적 소수자, 원주민 등은 오랫동안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는 현실 속에 머물러 있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시민들과 소수자들의 인권은 빛과 그림자처럼 대비된다. 권력으로부터 배제되어 있던 평범한 소시민들이 이루어 낸 성과들은 그들 안에서 또다시 소외되는 소수자들의 존재로 인해 빛이 바랬다. 그리고 여전히 어두운 그늘 속에 남아 있는 사람들에게도 인권을 보장해 주어야 한다는 목소리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남녀평등이 조금씩 이루어져 왔고, 장애인들이 세상 밖으로 걸어 나오기 시작했으며, 이주 노동자들과 성적 소수자들의 권리에 대한 목소리들도 서서히 들려오고 있다. 이제 사람들의 인식도 조금씩 바뀌어 가는 추세이다. 사회적 소수자들의 권리가 모두 인정되는 날까지 자유와 권리를 얻기 위한 발걸음들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인권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인권의 미래는 한 마디로 정의하기 힘들다. 인권은 앞으로 나아가다가도 후퇴하고, 또다시 새롭게 일어서기를 반복해왔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그런 시행착오 속에서도 인권은 꾸준히 발전해 왔으며, 그 과정을 이루어낸 것은 한 사람의 영웅이나 권력자가 아닌 이름 없는 평범한 시민들이었다는 사실이다.
지금까지 인권의 역사를 살펴보더라도,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인권이 한발 한발 진전되어 온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한 걸음씩 나아갈 수만 있다면 인권의 미래가 결코 어둡지는 않을 것입니다. …직장에서 쫓겨나면서도 버스 승차 거부에 참여한 몽고메리 시의 많은 흑인들, 폭력이나 체포를 당할 것을 무릅쓰고 백인 전용 식당에 앉아서 흑백 분리 정책을 폐지하라고 요구한 이름없는 청년들, 이런 사람들에 의해 무너지지 않을 것처럼 보이던 차별의 벽은 조금씩 허물어져 내렸습니다. 이들이 바로 역사의 진정한 주인입니다. 결국 인권의 미래, 아니 인간의 미래는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상식을 가진 평범한 사람들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처지에서 생각해 볼 수 있고, 다른 사람과 공감할 수 있고, 그리고 모든 인간이 존엄하다는 것을 믿는 사람들의 마음과 생각과 말과 행동에 따라 우리의 미래는 달라질 것입니다. _≪청소년을 위한 세계인권사≫ 6부 5장
인권에 대한 숙제들은 아직도 많이 남아 있다. 사형제도나 낙태 등을 둘러싼 논쟁들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으며, 아직 풀지 못한 과제들이 산더미처럼 우리 앞에 놓여 있다. 환경 위기나 세계화 등에 따른 문제들은 이제 개인이 아닌 전 지구적인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스스로 인권을 만들어 가는 주체라는 사실을 잊지 않고 다른 사람들과 교감하고 공존하려는 마음을 가진다면, 미래에는 지금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