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시간 가운데 세무사로서 판단한 시간은 한 시간이 채 되지 않았다."
10월 8일 목요일 저녁 일곱 시, 개업 6년 차 세무사 오세린의 책상 달력에는 동그라미가 두 개 있습니다. 10월 12일 원천세, 그리고 10월 25일 부가가치세 2기 예정신고. 사무직원이 퇴근한 사무소에서 세린은 카페 두 곳의 영수증 봉투를 열고, 카드사마다 열 순서가 다른 법인카드 내역을 합치고, 홈택스에서 내려받은 전자세금계산서 목록과 장부를 한 줄씩 맞춰 봅니다. 밤 열 시에는 "이번에 세금 얼마나 나와요?"라는 거래처 전화가 오고, 밤 열한 시에는 자료가 안 온 여섯 곳에 이름과 빠진 자료를 바꿔 가며 독촉 문자를 여섯 번 씁니다. 자정에 컴퓨터를 끄며 세린은 깨닫습니다. 나머지는 전부 맞춰 보는 시간이었습니다. 하나하나는 어렵지 않은데, 한 줄만 틀려도 신고서 전체가 흔들리는 일입니다.
이 책은 그 맞춰 보는 시간을 덜어 내는 법을 다룹니다. 챗봇 창에 묻고 답을 읽는 데서 멈추지 않고, 내 컴퓨터 안의 증빙 사진과 통장·카드 내역, 장부와 급여대장, 신고 자료와 거래처 목록을 직접 읽고 지출대장, 대사표, 검산표, 신고 캘린더, 거래처별 안내문 초안, 경영 리포트를 파일로 만들어 주는 나만의 비서 '클로드코드'를 들이는 법입니다. 우리 사무소와 우리 회사의 방식을 하나씩 알려 줄수록 점점 나를 닮아 가는 비서입니다. 대신 선은 처음부터 분명히 긋습니다. 신고·납부·발송, 이 세 개의 버튼은 이 책 어디에서도 비서가 누르지 않습니다. 비서는 홈택스에 로그인하지도 않고, 사람이 내려받아 폴더에 넣어 준 파일로만 일합니다. 계산은 검산으로, 판단은 사람으로. 이 약속을 첫 부에서 맺고 끝까지 지킵니다.
증빙·자료 수집, 기장·장부, 신고 시즌, 고객사 소통, 세법·예규 조사, 보고서·재무분석, 사무소·업무 운영까지. 저자가 가상의 『오세린 세무회계』와 그 거래처 (주)푸른들베이커리의 자료로 직접 실행해 검증한 39개의 실전 레시피를, 그대로 옮겨 적는 부탁 문장과 실제 결과물 화면과 함께 담았습니다. 세무사무소 사람뿐 아니라 회사 경리 담당자도 같은 책으로 읽을 수 있도록, 레시피마다 사무소와 경리 가운데 누구에게 특히 유용한지, 입력하면 안 되는 자료가 있는지, 반드시 두 번 계산해 맞춰야 하는지 배지로 표시했고 '1·4·7·10월 부가세 신고 전'처럼 그 레시피가 필요해지는 때를 적어 두었습니다. 같은 예제 데이터셋을 내려받으면 책의 결과를 그대로 재현할 수 있습니다. 코딩은 몰라도 됩니다. 필요한 날 해당 레시피만 펴서 따라 하는 요리책 구성입니다.
거래처 재무·개인정보를 그대로 넣지 않기, AI가 세무대리를 하는 것이 아님을 지키기, AI의 암산을 믿지 않기, 홈택스와 세무 프로그램을 자동 조작하지 않기, 세법은 해마다 바뀌니 그해 공식본으로 확인하기라는 회계·세무 레드라인 다섯 가지를 기능보다 앞에 두었습니다. 받은 원본은 비서가 아예 열지 못하게 잠그고, 비서는 가린 사본만 읽습니다. 합계와 세액, 공제액은 엑셀 수식과 파이썬으로 두 번 계산해 맞기 전까지 쓰지 않습니다. 책 속 예규·심판례는 모두 연습용 가상 자료이며, 실제 법령은 기준일과 확인처를 함께 적었습니다. 자주 하는 절차를 한마디로 부르는 회계 비서 스킬, 매주 월요일 아침 신고 기한을 한 장으로 받는 예약 브리핑, 사무소 기준으로 도는 가산세 계산기까지 이어지면, 한 번 만들어 신고 시즌마다 재사용하는 우리 사무소의 실무 비서가 됩니다.
해결은 에이전트가, 정의는 우리가.
■ 이 책이 다루는 일
• 거래처 자료 가리기 파이프라인, 증빙 파일 대량 정리, 영수증 사진을 지출대장으로, 통장·카드 내역 표준화, 증빙과 장부 대사 (증빙·자료 수집)
• 계정과목 분류 보조, 매출·매입 월별 집계, 거래처 원장과 미수금, 급여대장·원천세 검산, 세무 프로그램 입력 전 정리·검산 (기장·장부)
• 신고 캘린더·거래처별 진행표, 부가세 신고 전 대사, 원천세·지급명세서 준비, 연말정산 자료 점검, 종소세·법인세 신고 준비, 신고 후 마무리 (신고 시즌)
• 자료 누락 추적과 독촉 안내문, 신고 결과 안내 한 번에 개인화, 세금 일정·개정 안내 뉴스레터, 고객 질문 답변 초안, 메일·문의 정리 (고객사 소통)
• 세법 개정 추적·전후 비교표, 예규·심판례 조사와 원문 대조, 사안 검토 메모 초안, 상담 준비 브리핑, 국세청 안내자료 소화하기 (세법·예규 조사)
• 가결산 리포트, 재무제표 추이·비율 분석, 월별 경영 리포트, 세 부담 시나리오 비교 검산, 월말 결산 체크리스트·마감 점검 (보고서·재무분석)
• 거래처 관리 대장, 신고 진행 현황판, 업무 매뉴얼·인수인계, 수임 계약·안내 문서, 광고 규정 자가 점검 (사무소·업무 운영)
• 나만의 회계 비서 스킬·예약으로 받는 신고 기한 브리핑·나만의 가산세 계산기 (한 번 만들어, 시즌마다 재사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