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장 속에 숨겨진 원석 고전이 세공되어 세상에 나왔다
막연한 미래를 반짝이게 하고 혼란스러운 마음을 여유롭게 할 명저들 속 최고의 명언들!
나와 자연과 우주를 하나로 관통하는 길을 찾던 도인(道人), 장자를 만나다
도를 아십니까?
‘도(道)’라는 말을 들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쉽게 ‘도를 아십니까? 하고 말을 거는 철학원생들을 떠올린다. 그래서 ‘도’ 를 언급하고 운운하는 일이 썩 쉬운 일은 아니다. 이것이 현대 ‘도’ 의 위치이기 때문이다.
언젠가부터 도의 의미는 상당히 변질되어버렸다. 어쩐지 미심쩍고, 불편하고, 이상한 존재로 굳어진 ‘도’ 는 노자나 장자가 이야기했던 ‘도’ 와는 분명히 다르다. 제자백가의 하나로 정치철학이자 삶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학문이었던 도가는 지금, 꾀죄죄한 모습으로 산에서 수련하며 칡뿌리를 캐어먹는 사람들의 변명꺼리 정도로 전락하고 말았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변질되고 특정 부분만 과장된 ‘도’ 일 뿐이다. 만약 ‘도’ 가 이런 평가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노자나 장자가 알게 된다면 통탄을 하며 속세와의 연을 끊어버렸을 것이다. 그들에게 있어서 ‘도’란 ‘진리’이며 ‘이데아’이고 ‘신’이기 때문이다.
도가란 도와 덕에 대해 대한 연구를 하는 학파로 ‘노장철학’이라고도 불린다. 가치도덕을 연구하는 유가와는 달리, 우주 본체를 설명하면서 세상에 대한 존재론적 해석을 하기에 일견에서는 비현실적이고 사변적인 철학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 도가사상은 그 별칭에서도 알 수 있듯이 노자를 시작으로 장자가 집대성하였으며, 중국 철학사에 커다란 한 획을 그었다. 노자가 도가를 낳은 아버지의 역할을 하고, 그것을 길러낸 어머니의 역할을 한 것이 바로 장자이다.
자신을 잃어버린 사람, 하나의 길[道]을 열다
장자는 고향에서 칠원(漆園)을 관리하는 관직을 지내며 지방 관리의 모범이 되기도 하였으나 곧 관직을 내려놓고 은거 생활에 들어가 도학(道學) 연구에 몰두하였다. ‘도는 자연을 본받는다.’라는 노자의 ‘도법자연(道法自然)’에서 출발한 그의 사상은 도(道)를 무한한 것, 시공을 초월하는 것으로 여겼으며 도는 천지만물로부터 생겨나 그 끝을 알 수 없다 하였다. 그는 2천 년 전에 개별성과 다양성을 존중하는 철학을 이야기했고, 입신이나 처세가 아닌 ‘개인의 행복’에 중점이 맞춰진 생각을 제시했다.
장자의 저서인『장자』는 도가의 교과서라 할 만큼 중요한 서적으로 그의 사상을 총망라하였다. 그러나 그것은 단순한 철학서가 아니라 우화와 우담이 잔뜩 실린 일종의 문학서이며 당대의 모습을 비추는 역사서라고도 볼 수 있다. 그러한 『장자』의 핵심적인 부분들을 골라내고 해석을 도우며, 조금 더 재미있게 접근할수 있도록 만들어진 것이 『하룻밤에 읽는 고전시리즈- 장자 왈』이다. 이 책을 통해 짧은 시간에 고전 명작의 정수를 이해할 수 있도록 유명하거나 중요한 명언들의 유래담이나 이야기, 실제 역사 속의 사례를 들어 놓았기에 중국 철학에 대한 어떤 기초도 없는 누구라도 재미있고 유익하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명언은 역사의 기록이며 오랜 시간 축적된 문화의 결정체이다. 서로 다른 시공간 속의 중화민족의 경험과 지혜를 융합하여 자연, 사회, 역사, 인생 등에 대한 중국인의 생각과 가치관을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우리는 방대한 역사물 속에서 가장 생동감 넘치는 이야기들만을 선별하여 명언을 재해석했다.
-작가의 말-
출판사 서평
깊은 숲속의 오래된 나무, 『장자』
『장자』는 도가의 교과서라 할 만큼 중요한 서적으로 장자학파의 사상을 총망라하고 있다.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중화 민족의 지혜처럼 세상에 우뚝 서서 이천 년을 우리와 함께 해왔다. 오랜 옛날부터 우리 곁에 존재했던 자연에서 영감을 얻어 장자의 자유로운 영혼과 폭넓은 사고, 드넓은 마음이 만들어낸 위대한 철학이 바로 한 권의 책 속에 들어 있다.
『장자』는 중화 민족의 풍부한 사상적 자원이요, 철학의 보고로 장자의 사상을 고스란히 보여주며 그의 사상은 많은 지혜를 담고 있어 후세 사람들에게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게임보다 무거운 고전에서 마우스보다 가벼운, 게임보다 재미있는 고전으로
3배속의 화면처럼 빠르게 진화하는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현상만을 주시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깊이 생각하고 판단하기보다 즉흥적이고 쉽게 전달되는 것을 더 원한다. 지식면에서도 마찬가지다. 빨리, 간단하게 지식을 얻고자 하는 생각에 책장에 꽂아 있는 고전을 찾아보기보다는 컴퓨터 앞에 앉아 검색창을 띄운다.
물론 인터넷에 수많은 지식과 정보들이 내장되어 있어 그것을 찾고 발견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빠른 시간에 자신이 찾고자 하는 지식과 정보를 쏙쏙 뽑아 사용할 수 있는 인터넷 세상은 매시간 업그레이드되는 현대사회에 매력으로 다가온다. 이렇게 쉽게 지식과 정보를 얻다보니 어렵고 두꺼운 고전의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기기에는 힘이 든 것이다.
이러한 고전의 어려운 점을 보완하기 위해 ‘하룻밤에 읽는 고전 시리즈-『공자 왈』,『맹자 왈』,『장자 왈』’을 출간했다. 골치 아픔과 따분함의 대명사였던 고전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무던히 애를 썼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고전의 책장 넘기기를 소설책 넘기듯 가볍게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어려운 고서를 쉽게 이해하고 재미있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그러던 중에 어렸을 적 할머니나 부모님이 들려주시던 옛날이야기처럼 한 마디 명언을 이야기로 풀어내는 책을 만들게 되었다.
어렵지 않고 술술 읽히는 문체와 원문을 바탕으로 한 익살스런 그림을 넣었고, 원문에 대한 해석, 그에 따른 배경 이야기, 역사적 사례를 통해 깊이 있으면서도 흥밋거리가 가득한 책이 완성되었다.
몸에 좋은 약이 늘 쓴 것은 아니다
최근 한 대학교 도서관에서 1년 간 가장 많이 빌려간 책을 조사한 결과, 인문이나 고전은 하나도 없다는 것이 밝혀졌다. 토익 책이나 실용서와 쉽게 읽을 수 있는 소설책이나 에세이집이 순위를 차지했다.
취업과 전공공부에 바쁜 학생들에게 고전이란 그리 달가운 존재는 아니었던 것이다. 성인의 일 년 독서량은 12권 정도 되는데 그 중에서도 소설이 단연 1위이다. 실용서든 소설책이든 책을 읽는 다는 것에 대한 부정은 아니지만 그 책들의 근본이 되고 기본이 되었던 고전이 뒤에 받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그래서 최근에 고전의 지혜와 현대의 아이디어를 접목시켜 기획한 책들이 시중에 많이 출판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가벼운 책만을 찾는 도서 편식자들에게 필요한 밥상이 아닐까?
‘몸에 좋은 약이 입에 쓰다’라는 속담은 사실 요즘 세상에는 통용되지 않는다. 몸에 좋은 약이 입에도 달 수 있다. 먹고 싶은 약을 만드는 것이 좋은 약사다. 좋은 약사가 점점 더 늘어나는 세상에서 사람들이 경계해야 할 것은, 이미 익숙해진 쓴 약에 대한 두려움과 고전에 대한 공포로 인해 달고도 몸에 좋은 것들을 체험해보지도 않고 버려버리는 일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