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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를 사랑하기에 내가 상세페이지

에세이/시

저희를 사랑하기에 내가

황명걸 시선집
소장종이책 정가12,000
전자책 정가30%8,400
판매가8,400
저희를 사랑하기에 내가 표지 이미지

저희를 사랑하기에 내가작품 소개

<저희를 사랑하기에 내가> 치열한 저항의 목소리부터 삶에 대한 깊은 통찰까지
암울한 현대사 속에서 지켜온 순정과 희망의 시심(詩心)
황명걸의 시력 54년을 망라해 100편을 엮은 순도 높은 시선들


1962년 『자유문학』 신인상에 [이 봄의 미아(迷兒)]가 당선되면서 시단에 등장한 이후 사회참여와 현실비판의 강력한 저항의 목소리로 1960~1970년대 한국 시단을 풍미했던 황명걸 시인의 시선집 『저희를 사랑하기에 내가』가 출간되었다. 시인의 오랜 벗 신경림 시인과 구중서 문학평론가가 첫 시집 『한국의 아이』(창작과비평사 1976), 두번째 시집 『내 마음의 솔밭』(창작과비평사 1996), 세번째 시집 『흰 저고리 검정 치마』(민음사 2004)에서 각 25편씩 가려 뽑은 것을 시인이 일일이 손을 보았고, 여기에 신작시 25편을 더하여 모두 100편의 시를 실었다. 지난 54년간의 시적 성취와 시 세계의 변모를 한눈에 살펴보면서 “새삼 시란 무엇이며 시를 읽는 즐거움은 어데서 오는가라는 근원적인 문제를 생각”(신경림, 추천사)해보게 하는 각별한 의미가 담긴 시집이다.

계집아이는 어미를 닮지 말고/사내아이는 아비를 닮지 말고/못사는 나라에 태어난 죄만으로/보다 더 뼛골이 부서지게 일을 해서/머지않아 네가 어른이 될 때에는/잘사는 나라를 이룩하도록 하여라/(…)/너무 외롭다고 해서/숙부라는 사람을 믿지 말고/외숙이라는 사람을 믿지 말고/그 누구도 믿지 마라/가지고 노는 돌멩이로/미운 놈의 이마빡을 깔 줄 알고/정교한 조각을 쫄 줄 알고/하나의 성을 쌓아올리도록 하여라/맑은 눈빛의 아이야/빛나는 눈빛의 아이야/불타는 눈빛의 아이야([한국의 아이] 부분)

제1부에는 “우리 민족의 삶과 가난과 슬픔과 역사와 미래가 응축”(구중서)된 시인의 대표작 [한국의 아이]를 비롯하여 첫 시집 『한국의 아이들』에서 뽑은 시들이 실려 있다. 판금 조치라는 수난을 겪기도 한 이 시집에서 시인은 “이불 팔아 며칠/솥 팔아 몇끼/마지막 숟갈 팔아 한끼 연명하고는/지어미가 지새끼를/지아비가 지어미를/제가 제 목숨을 끊어 일가족 집단자살”([그날 호외는])하고 마는 암울한 사회와 민족분단 현실에 대한 강한 저항정신을 드러내는 한편, “신문사가 주인인 호텔엔/까맣게 높이 인부들이 매달려/값싼 임금에 유리창을 닦는”([서글픈 콘트라스트]) 부조리한 현실의 실상을 비판적으로 그려낸다. 그런가 하면 “다방에 앉아 금붕어마냥 엽차만 꼴깍꼴깍 마시고/(…)/해 떨어지면 그렇고 그런 패들과 어울려/막걸리잔이나 기울이”([이럴 수가 없다])는 도시 소시민의 무기력한 생활을 반성하며 삶의 의미를 되새겨본다.

한포기 작은 풀일지라도/그것이 살아 있으면/비에 젖지 않나니/더구나 잎이 넓은/군자풍의 파초임에랴/빗방울을 데불고 논다//한마리 집오리일지라도/그것이 살아 있으면/물에 젖지 않나니/더구나 몸가짐이 우아한/왕비 같은 백조임에랴/물살을 가르며 노닌다([지조(志操)] 전문)

제2부는 두번째 시집 『내 마음의 솔밭』에 실린 시들이다. 첫 시집 이후 20년의 침묵 끝에 펴낸 이 시집에서 시인은 동아일보사에서 집단해직된 이후 언론자유화운동 시절의 통렬한 사회비판 의식과 북한강변에서 화랑 까페를 운영하며 자연과 벗하며 살아가는 만년의 순진무구한 사색의 세계를 담은 시편들을 선보인다. 시인은 “사방이 꽉 막힌 세상/숨막히는 나날”([푸른 산])에서 벗어나 자연과 벗하며 살아가면서 “메말라가는 내 마음에/눈물을 뿌리듯이”([꽃밭에 물을 주며?) “하루를 아름답게 마감”([저문 날의 만가])하는 삶을 겸허히 받아들인다. 그리고 “얼음과 바람뿐인 지난 밤들”([서울의 봄])과 “오욕의 세월”을 “속으로 다지고 다져/영일의 새날 맞는 날/활짝 모두에게 문 열어/눌리는 자와 누르는 자로 갈리지 않게 하리라”([매립지에서])는 다짐을 가슴속에 새긴다.

시골에 살면서/요즈음 나의 바람은/넓도 좁도 않은 솔밭을/내 마음밭에 키우고 싶음뿐//키가 크지 않으나/대충 가지런하고/적당히 굽고 휘어서/오히려 멋스러운/비산비야 아무 데서나 마주치는/재래종 소나무떼//등이 굽어가는 늙은 아내의/쪼그라든 불두덩을 덮은/좀은 엉성해진 거웃처럼/빽빽지도 성글지도 않은 솔밭을/내 마음밭에 가꾸고 싶음뿐이로세([내 마음의 솔밭] 전문)

제3부에 실린 시들은 세번째 시집 『흰 저고리 검정 치마』에서 가려 뽑았다. 고희를 기념하여 내놓은 이 시집에서 시인은 “드문드문 검버섯 피어 있어/얼굴이 더욱 맑고/연륜과 기품이 엿보이는/아름다운 노인/벽오동이나 은백양/또는 자작나무를 닮은/향기나는 사람”([아름다운 노인])이 되고자 하는 소박한 마음으로 노년의 아름다움을 노래한다. 산중에 살면서도 “탱자나무 가시울타리 속/한칸 모옥이면 족하다”([한일(閒日)])라고 말하는 시인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시간은 남아 있다/아, 나 깨끗한 종생을 준비할 때”([참회])라고 읊는다. “제이의 고향으로 삼은 무너미 북한강”([망향의 편지])가에서 “제 모습으로” “제 깜냥대로”([바위이끼]) 살아가는 시인은 북한강과 남한강의 두 물이 합쳐져 한강이 되듯이 남과 북이 하나 되어 통일이 되는 그날을 간절하게 기다린다.

겸재의 [족잣여울]보다야 못하지만/북한강 남한강 두 물 합치며 묘를 이룬/한폭 청록설채화, 두물머리에 서면/끝내 서울은 가본적으로 남고/본향은 역시 평양, 그리움으로 살아난다//(…)//대동강가 고향 그리워 양평에 살며/아침에는 북한강 물안개에 할머니 뵙고/저녁에는 남한강 잔물결에 삼촌들 만나고/사방이 시원히 트인 두물머리에 서서 /북한강 남한강 두 물 합쳐 한강을 이루듯/남북이 하나 되어 고향길 열리길 비네([두물머리에서] 부분)

제4부 신작시에서는 연륜의 깊이가 묻어나는 고매한 시세계를 엿볼 수 있다. 전작 시집에서 보인 냉철한 현실비판 의식보다는 인생의 황혼녘에 다다른 자로서 삶에 대한 깊은 통찰이 담긴 진솔한 시편들이 감동적이다. 어느덧 팔순의 나이를 넘긴 시인은 “매사에, 사사건건, 사안시하며, 악의에 차서/깎아내리고, 욕지거리하며, 핏대를 올려야 직성이 풀리는 별종/싸가지 없는 악종, 구제불능의 망종이었”([허튼소리])던 젊은 시절을 되돌아보며 회한에 젖기도 하면서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고자 한다. “눈부시지 않고 따갑지도 않은/겨울 아침 햇살 온몸으로 안으며” 시인은 “저 눈부심 속으로 내 한몸 던져/소멸해가라는 뜻”([당신의 뜻])으로 받아들인다.

꽃 피고 새 우는 봄날이 오면/나 떠나리, 이 산하 어드메에/쇠잔한 몸 추슬러 외양 단정히 매만지고/명아주 단장에 의지해/희고 가는 머리카락 날리며([새날] 전문)

시인은 시력(詩歷) 반세기가 넘는 동안 단 세권의 시집과 한권의 시화집을 펴냈다. 엄청난 과작이지만 그 무게감은 다작의 여느 시인에 못지않다. 신경림 시인의 말대로 “동시대의 많은 사람들의 정서를 치열한 언어로 용기 있게 형상화했다는 점에서 그의 많은 시들은 우리 민족시의 한 전범으로 들어 손색이 없을 것이다.” 시인은 “대동강가 고향 그리워”([두물머리에서]) 양평에 산다고 했다. “어쩌다 멍멍이가 인기척을 알리면/아, 살아 있음을 고마워”([한일])하면서 통일의 그날을 기다리며, 거짓과 속임수를 모르는 순진무구한 마음으로 “시 짓기에 들어가면 갈등과 번민이 이어지고/인고의 생산에 뼈를 깎는 고통이 따르며/작품의 완성은 언제일지 기약 없으나/그래도 늘 가슴 설레며”([시 짓기])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리며 살아가는 노시인의 삶이 뭉클하다.

누구를 사랑한다는 것은/함께한다는 것/끝까지 간다는 것/목숨 다하도록 더불어 산다는 것//사내와 계집의 정애나/새끼와 어미의 은애나/나와 이웃의 친애나/모든 인연과의 사뜻한 관계까지//우리가 소슬한 바람에 쓸리고/후줄근히 궂은비에 젖으며/갖은 경우의 험한 굴곡을 넘어/감당키 어려운 습지를 헤쳐나와/절룩거리면서, 절뚝거리며 함께 간다는 것//넘어지면서도 무너지지 않고/보이지 않아도 사라지지 않고/어디인가로 가는, 어딘가로 가는/아, 우리는 도반(道伴)인 것을([우리는] 전문)



저자 소개

저자 - 황명걸 (黃明杰)
1935년 평양에서 태어났다. 1945년 해방 후 월남하여 서울에서 성장했다. 서울대 문리대 불문과를 중퇴한 뒤, 1962년 『자유문학』에 「이 봄의 미아」가 당선되며 등단하였다. 자유 언론 운동으로 동아일보에서 해직된 뒤 1976년 첫 시집 『한국의 아이』를 출간하였으나 판금되었다. 이후 『내 마음의 솔밭』 『흰 저고리 검정 치마』 『황명걸 시화집』을 출간했다. 현재 양평에서 거주하고 있다.

목차

1부 한국의 아이
불행한 미루나무 / 한국의 아이 / 새 주소 / 서글픈 콘트라스트 / 변기 속의 쿠테타 / 지조(志操) / 서울 1975년 5월 / 아내여, 다도해를 / 타락초(墮落抄) / 불만의 이 겨울 / 삼중절(三重節)의 삼중고(三重苦) / 실업의 계절 / 이럴 수가 없다 / 그날 호외는 / 나의 손 / 산번지의 가을 / 붉은 산 / 삼한사온 인생 / 무악재에서 / 그날의 회상 / 어느 고아의 죽음 / 이웃 / SEVEN DAYS IN A WEEK /가을 농가/ 물빛 조반

2부 내 마음의 솔밭
내 마음의 솔밭 / 삶의 그림 / 꽃밭에 물을 주며 / 다시 사월에 / 푸른 산 / 매립지에서 / 난지도에서 / 진눈깨비 / 대장균도 벗하면 / 서울의 봄 / 간밤의 꿈 / 해장국집에서 / 어려오는 얼굴 / 실한 낟알 / 세밑 / 고향 사람 / 기다림 / 미친 짓거리 / 저문 날의 만가 / 마술사의 새 / 방품방조림 / 저녁의 불청객 / 마이너리그 / 흑회색의 그림 / 산동네

3부 흰 저고리 검정 치마
아름다운 노인 / 노인장대를 보며 / 먹의 신비 / 한일(閒日) / 참회 / 바위이끼 / 오리 가족 / 돌아가는 날 / 내 집 뜨락의 「화조구자도(花鳥狗子圖)」 / 비 오는 날에 / 이청운의 개 / 난곡 산동네 / 낙원시장께 / 아낙의 힘 / 명창의 목 / 밤손님 / 억새 / 두물머리에서 / 망향의 편지 / 노방에서 / 점등사(點燈師) / 흰 저고리 검정 치마 / 내 안의 사라예보 / 비시(非詩) 연습 / 명명백백한 노래

4부 낙락장송, 한울님이시여
우리는 / 자기애(自己愛) / 길 / 세월 / 낙락장송, 한울님이시여 / 공술 / 봉창 / 당신의 뜻 / 솔, 솔 / 매화음(梅花飮) / 매화 가지와 더불어 / 꿈 / 나의 미학 / 시 짓기 / 세월을 타다 / 떠돌이 개 / 허허무무(虛虛無無) / 쌈을 싸는 사람들 / 두 별의 우화 / 밤바다 / 어느 일지 / 허튼 소리 / 교정하여 버린 활자처럼 / 까치수염 / 새날

발문|구중서
시인의 말
엮은이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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