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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시의 문/법 상세페이지

에세이/시 에세이

비상시의 문/법

소장종이책 정가28,000
전자책 정가30%19,600
판매가19,600
비상시의 문/법 표지 이미지

비상시의 문/법작품 소개

<비상시의 문/법> 1990년대 이후 문학, 역사, 사회학 등의 영역에서 활발히 이루어진 한국 근대성의 해명 작업은, 식민성과 착종되어 형성된 근대성이 주권 회복 없이 일제의 패망에 의해 독립을 맞이함으로써 식민성과의 완절한 단절을 이루지 못하고 오히려 그것을 구조화·내재화했음을 선명히 보여 주었다.

그러나 식민성의 폭로가 우리를 곧장 그것과의 대결로 이끌어 줄 수는 없었고, 오히려 ‘우리 안의 파시즘’ 논의와도 같은 폭로자들의 자기 부정을 초래하는 데 이르렀다. 또한 식민지기를 돌이킬 수 없는 파국으로 표상함으로써 식민 지배 역사에 대한 결정론적 태도로 이어질 소지도 있었다.

이 책 『비상시의 문/법: 식민지/제국 체제의 삶, 문화, 정치』은 결국 한국 근대성에 내재화한 식민성과 마주하기 위해서는 현재가 지정한 각자의 자리에서 과거를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배치가 지금처럼 결정되기 이전의 상황, 그러나 이 상태를 향한 움직임이 가속화되기 시작했던 그 시점, 다시 말해 ‘식민지/제국 체제’의 수립과 그 궁지가 노정된 과정을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형체 없이 흩어지거나 체제 속으로 휩쓸려 들어가 더 이상 들리지 않게 된 목소리들을 되살려 봄으로써 식민성이 각인한 한국 근대성에 대한 결정론적 시각에 균열을 내고자 한다.


출판사 서평

좌절된 가능성들의 ‘다르게 말하기’
식민지/제국 체제의 한계 지점에서 전개된 반역과 변혁의 언설들!

최근 몇몇 연예인의 역사 인식 논란이 불거진 것부터 대통령의 광복절 축사 실언에 이르기까지, 제국주의 일본의 패망으로부터 71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우리 사회에서 식민 지배기에 대한 발언과 해석은 변함없이 뜨거운 감자로 남아 있다. 이런 사태는 흔히 ‘민족 감정’ 문제로 뭉뚱그려져 ‘개념의 유무’ 같은 이분법으로 손쉽게 치환되곤 하지만, 실상은 철거되지 않은 지뢰처럼 매설된 터부들을 적극적으로 격리·은폐하고 누구도 그것들을 건드리지 못하게 하려는 태도가 우리 사회에 내재해 있지 않나 생각하게 한다. 물론 소비 사회의 첨단에 놓인 연예인들의 발언과 정치권력의 정점에 위치한 대통령의 발언이 같은 선상에서 다루어질 수는 없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것은 71년이 지나도록 소멸할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 터부가 있다는 사실 자체이다. 이것은 곧 ‘식민지 트라우마’의 표식이 아닐까. 그리고 이 터부=트라우마를 둘러싼 사회적 민감성은 오늘날 도리어 증대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물론 이와 같은 문제의식이 딱히 새로운 것이 아니다. 특히 90년대 이후 문학, 역사, 사회학 등의 영역에서 활발히 이루어진 한국 근대성의 해명 작업은, 주권 회복 없이 일제의 패망에 의해 독립을 맞이함으로써 식민성과 착종되어 형성된 근대성이 식민성과의 완전한 단절을 이루지 못하고 오히려 그것을 구조화·내재화했음을 선명히 보여 주었다. 그러나 식민성의 폭로가 우리를 곧장 그것과의 대결로 이끌어 줄 수는 없었고, 오히려 ‘우리 안의 파시즘’ 논의와도 같은 폭로자들의 자기 부정을 초래하는 데 이르렀다. 또한 식민지기를 돌이킬 수 없는 파국으로 표상함으로써 식민 지배 역사에 대한 결정론적 태도로 이어질 소지도 있었다.
결국 한국 근대성에 내재화한 식민성과 마주하기 위해서는 현재가 지정한 각자의 자리에서 과거를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배치가 지금처럼 결정되기 이전의 상황, 그러나 이 상태를 향한 움직임이 가속화되기 시작했던 그 시점으로 돌아가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그것이 이 책 『비상시의 문/법: 식민지/제국 체제의 삶, 문화, 정치』의 제안이다. 이때 우리는 당시의 통치성을 규정 지었던 ‘식민지/제국 체제’의 내적 논리를, 그리고 그 체제의 궁지가 노정된 과정을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형체 없이 흩어지거나 체제 속으로 휩쓸려 들어가 더 이상 들리지 않게 된 목소리들을 통해 근대성=식민성의 결정론에 균열을 낼 수 있을 것이다.

유동하는 식민지/제국 체제의 분할선

그렇다면 ‘식민지/제국 체제’란 무엇일까. 여기서 ‘체제’(regime)라는 명명은 연구의 대상이 당시의 정치적·제도적 구조성에서부터 일상세계의 습속 차원까지를 포괄하려는 의도를 드러낸다. 그리고 ‘식민지/제국’이라는 표현은 이 체제를 식민지 조선과 식민 본국 일본이 함께 구성한다는 것을 뜻하는데, 이는 2차 대전 종결 이후 확립된 국민국가 체제적 관점으로는 포착할 수 없는 식민 지배의 특수성을 포착하기 위함이다. 즉 식민주의 지배기의 식민지와 식민 본국 간의 관계를 오늘날 자연화되어 있는 분절적인 국민국가 간의 관계로 바라볼 때, 우리는 식민지/제국 체제의 통치술이 그때그때의 정세에 따라 자신의 통치 대상들에 대하여 “민족, 계급, 젠더, 지역 등의 차원에서 작동하는 권력관계와 갈등적 분할선들”을 유연하게 만들어 내고 또 관리하는 것이었음을 간과하게 만들 위험이 있다는 함의가 여기에 담겨 있다.
그리고 이때 식민 지배의 경험은 ‘고난에서 해방으로’의 서사로 단순화되기 쉽고, 그럼으로써 당시 식민지/제국 체제의 통치성이 자신의 대상-주체들에게 각인해 나갔던 어떤 성질들을 ‘해방’의 순간에 간단히 해소되어 버리는 것처럼 오해 혹은 망각할 위험이 생겨난다. 따라서 우리가 ‘식민 지배의 종식 이후에도 여전히 주체들에게 작용하는 식민주의의 작동 원리’를 식별하기 위해서는 이 식민지/제국 체제’라는 문제 설정이 더없이 긴요하다.

말소된 잠재성의 공간

전시 체제기(1938~1945)라는 ‘비상시’에 일본은 근대적 총력전으로서의 중일전쟁을 통해 중국이라는 완강한 타자와 마주쳤고, 이 경험 속에서 미키 기요시(三木?)로 대표되는 쇼와연구회 지식인들에 의해 ‘동양의 통일’과 ‘자본주의 문제의 해결’을 내세운 ‘동아협동체론’이 제기되었다. 전시라는 궁지 속에서 사회 변혁을 도모하겠다는 ‘전시 변혁’의 구상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언설들은 사실상 제국의 배후지(‘총후’)인 식민지 조선을 수신자에서 배제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독립과 사회주의적 변혁의 전망을 잃은 조선의 전향 지식인들은 탈식민주의적 욕망을 품고서 이 전시 변혁의 언설 장에 뛰어들어 동아협동체의 논리를 전유하며 극한까지 밀어붙였고, 그럼으로써 제국의 헤게모니적 언설들에 내재한 한계를 드러내 그 기만성과 허위성을 폭로하는 데 이르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언설 공간이 식민지/제국 체제의 변형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열렸던 것임은, 일본 제국주의가 ‘대동아 공영권’의 이름으로 그 억압성을 한층 강화함으로써 머지않아 드러나게 된다. 체제에 대한 내재적 비판의 가능성조차 상실한 식민지 지식인들에게는 이제 언설 장에서의 퇴장 아니면 협력이라는 양자택일의 현실이 육박해 오게 된다.

다른 문법과 다른 세계

그렇다면 이 식민지 지식인들이 전개했던 좌절된 언설들을 살피는 것에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달리 말해, 이 책의 저자로 하여금 식민지/제국의 언어-법-미디어가 산출한 결과물들로 가득한 문서고로 침잠해 “말이 되지 못한 목소리들, 언어와 결합될 수 없었던 신체들”을 발굴하게 만든 동기는 무엇이었을까? 여기서 우리는 또 하나의 빗금 친 표현―문/법―을 마주하게 된다. 본래 문법은 ‘말할 수 있는 것’의 경계를 틀 짓는 기능을 수행한다. 하지만 모든 말해진 것들이 말할 수 있는 것으로서 말해진 것은 아니다. 예컨대 동아협동체론을 전유하는 ‘문’(학)적 실천들은 제국의 ‘법’이 규정한 틀을 초과해 증식한 예측 불가능한 욕망의 언어였다. 저자는 그 언어들에서 어떤 언어를 말할 수 없는 것으로 금지함으로써 말할 수 있는 것을 생산하는 식민지/제국 체제의 문법에 균열을 내는 ‘내재적 초월의 구멍들’을 본다. 이 구멍들, 결여들을 포함하는 문법의 속성을 저자는 ‘문/법’이라는 빗금 친 표현으로 나타내는 것이다.
문법은 세계를 특정한 방식으로 차단하고 포획하고 분할한다. 식민 지배의 종식 이후에도 여전히 우리 언어-법-미디어의 문법이 식민지/제국 체제에서 유래한 금기에 기반한 ‘민족 대 반민족’ 같은 이분법적 논리를 온존시키고 있다면, 이 좌절된 욕망들에게 다시 소리를 줌으로써 이 문법에 내재한 결여의 표식을 재가동시킬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이 좌절된 욕망들을 위한 새로운 문법의 발견을 도모함으로써 식민성과 착종해 수립된 ‘지금 여기’의 근대성을 반성하고 넘어설 자원을 기대할 수도 있다.


저자 프로필

차승기

  • 국적 대한민국
  • 학력 연세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박사
    단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 학사
  • 경력 조선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조교수
    연세대학교 국학연구원 연구교수
    성공회대학교 동아시아연구 HK교수
    도쿄외국어대학교 인문과학연구소 연구자
    교토대학 인문과학연구소 연구자

2017.06.29. 업데이트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저자 소개

조선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조교수. 단국대 국문과 및 연세대학교 대학원 국문과를 졸업(박사)한 후 연세대학교 국학연구원 연구교수와 성공회대학교 동아시아연구소 HK교수로 재직했고, 도쿄외국어대학 및 교토대학 인문과학연구소에서 외국인 연구자로서 방일 연구를 수행했다. 박사논문에서 일제말기 반근대적 언설의 다양한 양상들을 검토한 이래 꾸준히 식민지/제국 체제의 구조 변동이 초래한 문학 장과 언설 장의 효과들을 연구해 왔다. 현재는 식민지/제국의 언어-법-미디어의 표상 체제를 재생산하는 식민주의적 본원적 축적의 장소들을 탐구하는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반근대적 상상력의 임계들』, 『근대를 다시 읽는다』(공저), 『문학과 과학』(공저), 『백 년 동안의 진보』(공저) 등이 있으며, 번역한 책으로는 『세계사의 해체』(공역), 『바흐친의 산문학』(공역) 등이 있다.

목차

머리말_말할 수 있는 것에서 말할 수 없는 것으로

1부_식민지/제국의 말과 사물
1장_추상과 과잉: 중일전쟁기 식민지/제국의 사상 연쇄와 언설정치학
2장_불확실성 시대의 윤리: ‘사실의 세기’와 협력의 윤리적 공간
3장_‘비상시’의 문/법: 식민지 전시 레짐과 문학
4장_‘세태’인가 ‘풍속’인가: ‘전환기’ 문학의 두 가지 원근법

2부_지배의 테크놀로지와 장치
5장_명랑한 과학과 총체적 포섭의 꿈: 전시 체제기 기술적 이성 비판
6장_황민화의 테크놀로지와 그 역설: 식민지/제국의 생명정치와 욕망
7장_문학이라는 장치: 식민지/제국 체제와 일제 말기 문학 장의 성격

3부_트라우마에 대해 말하기
8장_식민지 트라우마의 현재성
9장_폭력의 기억은 어떻게 이야기되는가: 역사의 상처를 말하는 방식에 대하여
10장_폐허의 사상: ‘세계 전쟁’과 식민지 조선, 혹은 ‘부재 의식’에 대하여
11장_멜랑콜리와 타자성: 식민지 말기 문학 연구의 한 반성

참고문헌 / 찾아보기 / 초출 일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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