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프레임인가? 이 책은 뉴스 조직의 생존 프레임을 구성한다. 단순히 생존 방법이라고 하면 그것만이 유효하고 유일한 길이라고 받아들일 우려가 있다. 프레임은 그런 결정론적인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어적 접근이다.
프레임은 수많은 상황 요인을 연결시키는 잘 짜인 인식의 도구다. 프레임이 보여 주는 세계는 최종 결과물이 아니다. 인식을 통해 이해한 유동적 세상일 뿐이다. 저널리즘을 둘러싼 환경의 변화를 예측 가능한 변화로 구성하는 것. 이것이 생존 프레임의 목적이다. 프레임의 방향성에 맞추어 변화할 수 있다면 성공이다.
어떻게 생존할 것인가? 저자는 새로운 저널리즘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전통 저널리즘의 속성을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통 저널리즘을 분석 대상으로 삼아 세 가지 생존 프레임을 제시한다. 대화 프레임은 내부 생산 조직에, 생태 프레임은 외부 환경에, 전략 프레임은 이 둘 사이의 관계에 초점을 맞춘다.
현재 국내 뉴스 미디어의 현실을 보여 주는 지표들을 놓고 볼 때 대화, 생태, 전략 프레임의 유효성은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수용자들은 어떤 형태로든 뉴스 생산 과정에 참여하게 된다. 대화 프레임의 의미는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전통 저널리즘이 갖고 있는 차별적 경쟁 우위는 쉽게 대체할 수 없다. 본질적 가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는 생태 프레임은 이런 제도적 관성을 강화하는 방법을 제시해 줄 것이다. 무엇보다 뉴스 조직 내부의 역량과 외부 환경, 특히 비즈니스 모델의 변화 사이의 전략적 연계가 중요하다. 콘텐츠와 배포 플랫폼 사이의 관계를 구성하는 전략 프레임은 효용성이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세 개의 프레임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조합하는가? 저널리즘 생존의 관건이다.
추천사
이 책은 저널리즘의 사회적 의미와 함께 저널리즘 비즈니스의 생존 방식을 다루고 있다. 김사승 교수는 현장 취재기자 출신의 연구자다. 사실 현장을 직접 뛰어다니는 취재기자들의 본질적인 고민은 비즈니스가 아니다. 기자들은 숨겨져 있는 문제를 드러내고 고쳐 나갈 수 있는 근거를 보여 주는 데 온 신경을 쏟는다. 비즈니스는 경영진의 몫이다. 그러나 저널리즘의 순조로운 작동은 눈에 보이는 기자의 노력과 보이지 않는 경영의 수고가 적절하게 맞물릴 때 가능하다. 이 책의 덕목은 이런 취재기자들의 고민과 경영진의 고민을 함께 풀어내고 있다는 데 있다.
박성희 이화여자대학교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
김사승 교수의 연구들은 한마디로 독창적이다. 『디지털 테크놀로지와 저널리즘』이나 『디지털 생태계의 뉴스 생산 모델』 등 기존 저널리즘 연구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접근법을 보여 준 그의 일관된 방향성이 이 책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저널리즘의 담론을 둘러싼 보다 거시적인 조건, 또는 보다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조건에 대한 고집스러운 관심을 이 책에서도 읽을 수 있다. 특히 환경과의 생태학적 관계와 새로운 관점에서 짚어낸 뉴스 조직의 전략 구성 프레임에 대한 분석은 놓치지 않고 읽어야 할 대목이다.
박재영 고려대학교 미디어학부 교수
저널리즘의 위기는 더 이상 새로운 화두가 아니다. 도무지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인터넷을 비롯한 미디
어 환경 변화의 탓도 있지만 무엇보다 저널리즘의 주체로서 뉴스 생산 조직 내부에 대한 성찰이 미흡했기 때문이다. 독과점적 지위를 누리며 사회 감시 기능을 수행해 온 근대 저널리즘의 시대는 이미 오래전에 저물었다. 이 책은 뉴스 생산 조직이 저널리즘의 기능을 회복시킬 도전과 방향을 명쾌하게 정리하고 있다. 저자는 뉴스 조직이 물적 기반을 제대로 구축하지 못한다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 내기 어렵다고 진단한다. 뉴스 비즈니스 환경의 변화에 대해 어떻게 적응하고, 전략적 돌파구를 마련할 것인가를 적시하고 있다. 이것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정재민 KAIST 정보미디어경영대학원 교수
인터넷, 스마트폰, SNS 등 새 기술에 치여 위기에 빠진 전통 저널리즘. 이 책은 전통 저널리즘의 생존 방법을 뉴스 조직과 외부와의 대화 프레임, 뉴스 조직이 생태 환경적 조건에 적응하는 생태 프레임, 뉴스 조직이 내부 조건과 외부 환경 사이에 최적의 조합을 찾는 전략 프레임이라는 세 가지 측면에서 다룬 노작(勞作)이다. 저널리즘의 방대한 선행 연구를 분석하고, 여러 학문 분야의 논의를 아우르는 학제 간 접근을 통해 전통 저널리즘의 생존 방식에 대한 필자 나름의 독창적 분석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은 특히 높이 평가할 만하다. 저널리즘이 처한 현실을 입체적이고, 포괄적이며 거시적 관점으로 이해하고 대처하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고 있다는 것은 이 책의 주요한 학문적 기여라고 하겠다.
최영재 한림대학교 언론정보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