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사회로 가는 문을 열어주는 101개 키워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_대한민국 헌법 제1조 1, 2항
우리는 사람이 지배하는 나라가 아니라 법의 지배로 통치되는 법치국가에 살고 있다. 판단은 ‘ 법’을 기본으로 이루어진다. 법은 어디에서 왔을까? 법을 만들 때도 기준이 있어야 하는데, 그 기준은 누가 어떻게 정할까? 법은 헌법을 기준으로 한다. 헌법은 국가의 기본 법칙으로,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국가의 정치조직을 만드는 원칙을 규정한 최고의 규범이다. 헌법에 근거를 두고 다른 모든 법률이 만들어지니, 헌법은 무엇보다도 위에 있는 가장 중요한 원칙인 셈이다.
2024년은 선거로 출발해서 선거로 끝난다. 전 세계 인구 4분의 1이 투표소로 향한다는 소위 ‘슈퍼 선거의 해’다. 전 세계 민주주의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시험대에 놓였다. 80여 개 국가에서 인구 40억 명에 달하는 유권자가 선거에 참여했으며, 연말까지 약 4억 4,000만 명이 추가로 투표할 예정이다. 이는 세계 인구의 절반이 넘는다. 집권 세력에 대한 심판, 포퓰리즘으로 인한 재정 확대, 이민에 대한 반발까지 다양한 결과가 나왔다. 몇몇 언론은 선거 결과들이 세계 민주주의의 방향과 미래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면서, ‘민주주의의 슈퍼볼’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스포츠 이벤트인 미식축구 경기 슈퍼볼에 빗댄 것이다. 가장 많은 관심이 집중된 선거는 아무래도 11월 5일 치러지는 미국 대통령 선거다. 초강대국 미국이 가지고 있는 영향력을 고려할 때 선거 결과에 따라 국제정세가 요동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선거는 민주주의에서 가장 중요한 이벤트이자 꽃이다. 독자 여러분도 곧 한 사람의 유권자로서 투표권을 행사하게 된다.
지금 우리 사회가 헌법이 명시하는 ‘민주공화국’이 되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쳤을까? 민주공화국은 주권이 국민에게 있고, 국민이 선거로 뽑은 대표들이 국민을 위해 일하는 나라다. ‘모든 법에 앞서는 근본적인 법’이라는 개념이 등장한 지는 오래됐다. 하지만 다수의 사람이 그 법을 만드는 일을 직접 하게 된 지는 오래되지 않았다. 유럽의 근대를 거치면서 헌법들이 만들어졌고, 특히 프랑스 혁명 등을 통해 시민이 왕으로부터 주권을 가져오면서 헌법에 바탕을 둔 공화국들이 생겨났다.
술술술 재미있게 읽으면서
착착착 다져가는 민주주의
민주주의는 한순간에 뚝딱 만들어지는 물건도 아니고, 한번 이룩했다고 해서 그 수준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민주주의가 붕괴하고 독재 정권이 들어선 사례는 수없이 많다. 대부분의 국가가 수많은 사람의 죽음과 희생으로 민주주의를 일구었다. 민주주의는 시민의 감시 안에서 바른 목적과 다양한 견제, 비판의 수단으로 다져진다. 근본적으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은 민중의 힘으로 군사독재정권과 권위주의 정권을 무너뜨린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 정치에 대한 관심을 내버리고 막연한 혐오와 회의를 가진 이가 많다. 민주주의를 지키고 우리 사회에 깊게 박힌 혐오와 부패,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민주주의를 알아야 한다. 그렇다면 민주주의란 무엇이며, 한국은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의 민주국가가 됐을까? 선거는 무엇이고, 올바르게 선거에 참여하기 위해 국민들은 무엇을 해야 하며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민주주의를 이해하려면 꼭 필요한 개념을 골라 한 권에 담았다. 민주주의 형성에 영향을 미친 중요한 역사적 사건과 사람들에 대해서도 다루었다. 헌법과 인권법의 시초가 된 마그나카르타부터 썩은 권력에 맞서 자유와 평등을 외친 프랑스 혁명, 국민의 주요한 권리를 주창한 미국 독립 선언, 힘이 약한 나라도 독립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한 우드로 윌슨. 평등과 정의를 위해 거리로 나선 시민들의 이야기와 ‘서울의 봄’에 이은 광주 민주화 운동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민주시민이 알아야 할 권리와 의무는 무엇인지, 민주주의의 뿌리를 썩게 할 수도 있는 ‘가짜뉴스’ 이야기도 중요하게 다루었다.
101개 항목 하나하나가 모두 책 몇 권으로도 모자랄 만큼 중요하면서도 복잡한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에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저자 두 사람이 기본적 의미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자 노력했다. 이 책 한 권으로 민주주의의 모든 것을 알 수는 없다. 그러나 이 지점에서 출발해볼 수 있다. 『101 민주주의』가 민주주의를 더 잘 이해하고 실천하기 위한 디딤돌이 되어줄 것이다. 시작은 여기서부터다. 민주사회로 가는 문을 101개 키워드로 열어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