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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자 상세페이지

책 소개

<한 여자> 「사람들은 내가 어머니에 대해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을 모른다.
그런데 나는 어머니에 대해 글을 쓰는 것이 아니다.
차라리, 어머니가 살아 있는 시간과 장소에서 어머니와 함께 살아간다는 느낌이다.」

『남자의 자리』로 자신이 기억하는 아버지의 삶과 죽음을 덤덤하고도 가슴 뭉클하게 써내려간 아니 에르노가 이번에는 『한 여자』로 어머니의 삶과 죽음을 되짚어 간다.
이 작품은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이후 10여 개월에 걸쳐 쓴, 자신의 어머니이자 한 시대를 살다 간 <한 여자>에 대한 기록이다. 작가는 이 작품에서 자신의 감정과 회한의 무게에 짓눌리는 법 없이 분석적이고 객관적이며 군더더기 없는 글을 쓰고자 한다. 그렇게 세상에 나온 에르노의 작품은 개인의 감정을 주관적으로 그리는 수사학적 장치가 없음에도 감동이 한없이 지평을 넓혀 가는 신비롭고도, 전혀 색다른 문학적 경험을 선사한다.

작가는 어머니에 대해 쓰는 일은 자신에게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말한다. 그녀는 늘 그곳에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노르망디의 소도시에서 태어난 어머니는 그녀에게 주어진 사회적 위치의 열등함을 극복하고 싶어 했다. 새로 나온 노래와 책을 접하고 화장을 하고 연극, 영화를 보러 다니며 <자신도 그들 못지않다>는 자신감을 얻고자 했다. 또한 자신의 딸을 통해 배움에 대한 열망을 추구하고 딸에게 자신이 누리지 못한 모든 것을 주려고 노력했다. 딸은 너무나 찬미하고 동경하던 어머니가 어느 순간 더는 자신의 모델이 될 수 없음을 느낀다. 그녀는 이제 많이 배운 사람들의 세계에 발을 들여 놓은 것이다. 어머니가 거칠게 말하고 행동하는 방식이 부끄럽고, 그녀에게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고 싶지 않다. 한편 어머니는 점점 다른 세계로 멀어져 가는 딸에게 자기 자체로는 사랑받지 못할까 봐 두려워하며 한없는 베풂으로 사랑을 얻으려 애쓴다. 둘 사이를 이어 주던 은밀한 교감은 사라지고 그 자리엔 부모와 자식 사이에 남는 막연한 애정이 대신 자리한다.

아니 에르노는 어머니의 죽음을 맞이한 후 그녀의 부재를 받아들이는 방법으로 자신이 아는 한 여자로서 그녀의 삶, 자신과 함께한 어머니로서 그녀의 삶을 기록하기로 한다.


저자 프로필

아니 에르노 Annie Ernaux

  • 국적 프랑스
  • 출생 1940년 9월 1일
  • 학력 루앙대학교 학사
  • 수상 텔레그람 독자상
    프랑수아 모리아크상
    마르그리트 뒤라스상
    1984년 르노도상

2016.12.12. 업데이트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저자 소개

아니 에르노 Annie Ernaux

자신의 삶을 솔직히 풀어내 많은 독자들의 진심 어린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프랑스 문학의 거장 아니 에르노는 1940년 9월 1일, 노동자에서 소상인이 된 부모를 둔 소박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유년 시절과 청소년기를 노르망디의 소읍 이브토에서 보냈고 루앙 대학교를 졸업, 초등학교 교사로 시작해 정식 교원과 문학 교수 자격을 획득했다. 자전적인 소설 『빈 장롱Les Armoires vides』(1974)으로 등단했으며, 아버지의 삶과 죽음을 다룬 『남자의 자리La place』(1984)로 르노도상을 수상했다. 2008년에 전후부터 오늘날까지의 현대사를 대형 프레스코화로 완성한 『세월들Les Années』로 마르그리트 뒤라스상, 프랑수아 모리아크상, 프랑스어상, 텔레그람 독자상을 수상했다. 2011년에 자신이 태어나기 전, 여섯 살의 나이에 죽은 언니에게 보내는 편지 『다른 딸L'autre fille』을 선보였고, 같은 해에 12개의 자전 소설과 사진, 미발표 일기 등을 수록한 선집 『삶을 쓰다Ecrire la vie』를 갈리마르 총서로 출간하며 생존하는 작가로는 처음으로 이 총서에 편입되었다. 2003년에 자신의 이름을 딴 아니 에르노 문학상이 제정되었다.

<자전>을 새롭게 정의하는 아니 에르노의 문학과 문체
아니 에르노는 노르망디의 소읍 이브토에서 카페 겸 식료품점을 운영하던 부모 아래 자란 자신의 유년 시절로부터 시작하는 자전적 소재에 몰두하며 모든 픽션을 거부한다. 역사적 경험과 개인적 체험을 혼합한 그녀의 작품들은 그녀와 그녀를 둘러싼 이들의 삶을 철저하게 해부한다. 부모의 신분 상승(『남자의 자리』, 『부끄러움』), 자신의 결혼(『얼어붙은 여자』), 성과 사랑(『단순한 열정』, 『탐닉』), 주변 환경(『밖으로부터의 일기』, 『바깥세상』), 낙태(『사건』), 어머니의 치매와 죽음(『나는 나의 밤을 떠나지 않는다』, 『한 여자』), 심지어 자신의 유방암 투병(『사진의 사용』, 마르크 마리 공저)에 이르기까지 에르노는 자신의 삶을 거쳐 간 모든 것을 소재로 삼는다.
그녀는 판단, 은유, 소설적 비유가 배제된 중성적인 글쓰기를 주장하면서 표현된 사실들의 가치를 높이지도 낮추지도 않는 객관적인 문체를 구사한다. 그럼으로써 자신의 글들이 역사적 사실이나 문헌과 동일한 가치로 남아 있기를 소망하는 것이다. 에르노에게는 자아에 내재된 시적이고 문학적인 대상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녀 슈퍼마켓이나 지하철과 같이 일상적인 대상들을 기억의 메커니즘, 시간의 감각 등 보다 고상한 대상들을 서술하는 것과 동일한 방법으로 결합함으로써 문학적, 사회적 위계를 전복한다.

아니 에르노 작품에 내포된 사회학의 영향
아니 에르노의 작품은 <개인의 기억 속에서 집단의 기억을 복원>하려는 사회학적 방법론에 깊은 영향을 받았다. 그녀는 개인성의 함정에 매몰되지 않으려는 노력을 통해 그녀의 작품은 자전(自傳)의 새로운 정의를 부여한다.

내면적인 것은 여전히, 그리고 항상 사회적이다. 왜냐하면 하나의 순수한 자아에 타인들, 법, 역사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녀는 사회학자의 방법론을 채택하여 자신을 집단적 표본과 특성을 체득한 한 체험자의 총합으로 간주한다.
그녀에 따르면 사회학적 방법은 전통적으로 자전적인 <나>를 넓힐 수 있는 방법이다.

내가 사용하는 나는 비인격적 형태를 띠고 있다. 성별도 모호하고, 종종 나의 말이기보다는 타인의 말일 수도 있는, 전체적으로 다인격적 형태이다. 그것은 나를 픽션화하는 수단이 아닌, 내 체험 속에서 현실의 지표들을 파악하기 위한 수단이다.

이로써 그녀의 작품은 자신의 궤적의 사회적 이종 교배(소상인의 딸에서 학생, 교수, 이어 작가가 된)와 그에 따르는 사회학적 메커니즘을 다루고 있다. 그녀는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의 사망을 접하고 「르몽드」지에 애도의 헌사문 「부르디외, 회한」을 기고한 적이 있다. 에르노는 그 글에서 부르디외의 글이 그녀에게는 자유와, 세계 속에서의 실천 이성과 동의어였다고 말하며 사회학적 방법론과 자신의 작품 사이의 유대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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