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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거스미스> 읽고나서 흥미가 생겨서 세라 워터스 작품들을 몇 개 골라두었는데 이번에 한 편 읽었다. <티핑 더 벨벳>이라는 제목이 그렇게 야한 내용인지 몰랐는데, 영국 빅토리아 시대의 여성 레즈비언들의 생활과 그들 사이의 은어 등등 새로운 세계를 엿본 느낌. 빅토리아 시대 영국, 바닷가 마을의 굴 식당집 딸 낸시는 평범한 열여덟 살 소녀다. 마을에는 극장이 없어 기차로 15분 걸리는 캔터베리까지 가야 하지만, 낸시는 극장에 가는 것을 무척 좋아한다. 그런 이 소녀의 삶은 어느 날 남장 여가수 키티의 공연을 본 후 송두리째 바뀌어 버린다. 키티를 향한 사랑을 주체하지 못한 낸시는 결국 고향과 가족을 뒤로한 채 키티를 따라 런던으로 향한다. 키티와 낸시는 결국 같이 자고 또 함께 연예장 무대에 서게 되지만 사람들의 시선을 두려워하는 키티에게 배신당한 낸시는 무일푼으로 홀로 길을 떠난다. 잔인하게 버려진 뒤 한동안 남장을 하고 피커딜리에서 매춘을 하던 낸시는 어느날 돈 많고 나이 든 여자의 섹스 노리개가 되었다가, 마침내 이스트엔드의 사회주의자에게서 진정한 사랑과 구원을 찾는 이야기. <핑거스미스> 때도 그랬지만 종횡무진 장소와 신분을 바꿔가며 굴곡진 인생을 살아가는 주인공 이야기는 정말 흥미진진하다. 비참하고 슬프기도 하지만, 남의 도움이든 자신의 의지든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발휘해가며 마치 도박판에 선 사람같이 살아가는 과정을 그려낸다는 것이 쉽지는 않았을텐데. 결국엔 진정한 사랑을 찾아 맺어지는 해피엔딩이라서 후련한 감은 있었지만, 주인공이 어린 시절부터 겪어온 사랑과 배신의 여정을 생각한다면 마무리가 살짝 밋밋한 느낌도 좀 있는듯 하고. 어쩄든 세라 워터스 작품은 영화로 만들기 딱 좋은 소재인 것은 분명한 것 같다. 흥미진진 짜릿짜릿 콩닥통닥하는 감각적인 3요소가 모두 들어있는 소설. ______ 나는 그런 종류의 사랑을 알았다. 나는 고동치는 심장을 드러내는 것이 어떤 일인지를, 그리고 그렇게 하면서 심장 고동이 너무 커져서 자신을 배반할까 봐 두려워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알고 있었다. 나는 내 심장 박동을 감춰 왔다. 그렇지만 결국은 배반당했다. 그리고 이제 나는 또 다른 이를, 내가 당한 것처럼 배반했다. 티핑 더 벨벳 | 세라 워터스, 최용준 저 #티핑더벨벳 #세라워터스 #열린책들 #독서 #책읽기 #북스타그램 #퀴어문학
세라워터스는 최고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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