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불교의 배경이 되는 인도의 요가 명상을 소개하면서 불교· 도교· 유교의 명상수행론에 대한 기본적 지식의 전달과 함께 그런 수행이 전제하고 있는 인간관 및 우주론에 대해 논하고 있는 연구서이다.
불교, 도교, 유교가 각각 수행을 통해 부처, 신선(神仙), 성인(聖人)이라는 신(神)적 존재가 되고자 하는 것이라면, 요가는 브라만이라는 신적 존재에 각각의 인간이 합일하는 범아일여의 경지를 추구한다. 신에 합일한다는 것이 결국 신적 경지에 이른다는 것, 신이 된다는 것과 다를 바 없고 인간이 스스로 수행하여 신적 존재가 될 것을 설하는 것은 불교나 도교, 유교도 마찬가지이다.
이와 더불어, 동양적 명상이 인간의 표면적인 의식 너머로 나아가 심층 마음에 이르고자 한다는 점에서 서양의 무의식 분석과 비교될 수 있으므로, 책의 후반부에서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과 융의 분석심리학을 덧붙여 비교․고찰하고 있다. 그들이 표층 의식 이면의 심층 무의식을 무엇으로 이해하는지, 그리고 그것이 동양의 명상과 어떻게 다른지를 논하고 있는 것이다. 나아가 불교 명상을 정신의학적으로 응용한 서양의 명상치료와 인지치료를 불교와 연관하여 정리하고 있으며 이 모든 비교 연구를 통해서 동양 철학과 서양 철학의 근본적 차이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준다.
▣ 책 내용
이 책에서 저자는 명상을 궁극의 지점에 도달하려는 실천적 과정으로 보고 있으며 그러한 실천 안에 담겨 있는 이론적 근거를 밝히는 작업이 철학이라고 이야기한다. 명상이란 잃어버린 나를 찾아 떠나는 수행의 길로서, 이러한 명상이 여러 가지 철학 사상들과 어떤 관련을 맺으면서 변화하고 발전해왔는지를 고찰하고, 그러한 다양한 명상법들의 특징 및 형태를 동양과 서양의 관점에서 비교․분석하여 근본적 차이점이 무엇인지 살펴보고자 하는 것이 이 책의 의도이다.
본문은 서론과 6장의 챕터 및 결론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내용을 간략히 살펴보면, 우선 <서론>에서는 명상이 무엇을 의미하는가에 대한 설명과 명상이 이루어지기 위한 요소 및 실행 방법 등을 간략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제1장>에서는 인도의 유명한 경전인 『리그베다』,『우파니샤드』,『바가바드기타』에 나타난 명상의 특징들을 살펴보고 인도의 명상법인 요가를 그 수행 방식에 따라 나누어 고찰하고 있다. 또한 사상이나 특징 면에서 요가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탄트라를 비교, 분석한다.
<제2장>에서는 불교의 명상법인 지관(止觀)에 대해 살펴보고 있다. “지”는 정신을 집중하여 마음이 적정해진 상태이며, “관”은 있는 그대로의 진리인 실상(實相)을 관찰하는 것을 의미한다. 지와 관은 서로 불가분의 상태에 있으며 불교의 중요한 실천 덕목이다. 또한 2장에서는 불교 명상법의 특징과 더불어 깨달음, 윤회 사상, 번뇌의 극복 및 심해탈, 혜해탈 등 불교에서의 중요한 용어의 의미들을 명료한 도식과 함께 상세하게 풀어주고 있다.
<제3장>에서는 도교의 명상법인 단학(丹學)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데 도교의 특징, 도교와 단학의 관계, 단학 수련의 원리 등을 살펴보고 있으며 특히 쿤달리니 요가와 단학이 어떤 유사성과 상이성이 있는지 비교, 분석하고 있다.
<제4장>에서는 유교의 명상법에 대해 논하고 있는데 이것은 존심양성(存心養性), 즉 자기의 본심을 간직하고 자신의 본성을 기르는 것이 바로 하늘을 섬기는 것이라는 사상에 기반을 두고 있다. 존심양성이란 인간 본심의 보존을 통해 인간이 천부적으로 부여받은 본성인 인의예지(仁義禮智)를 회복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간의 마음과 감정에 대한 자세한 분석과 함께 불교 명상법과의 비교, 분석도 곁들이고 있다.
<제5장>에서는 데카르트, 라이프니츠, 니체와 같은 서양의 대표적 철학자들의 사상과 의식, 무의식의 개념에 대해서 살펴보고 있으며 프로이트와 프롬의 무의식에 대한 분석을 통해 동양의 명상과 서양의 정신분석학이 어떻게 다른지를 설명하고 있다.
<제6장>에서는 서양의 심리치료인 인지치료와 명상치료의 특징, 치료기법 및 단계를 살펴보고 이러한 서양의 심리치료들이 동양의 명상과 어떤 유사성과 차이점이 있는지를 알아본다.
마지막으로 <결론>에서는 지금까지 살펴본 내용들을 종합하여 동양과 서양 사상의 특징 및 서로간의 차이점을 명료하게 밝힘으로써 전체적으로 마무리 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