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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자피시방

단편동화집

  • 관심 0
  • 윤우주 저자
소장
전자책 정가
10,000원
판매가
10,000원
소장
출간 정보
  • 2026.10.22 전자책 출간
듣기 기능
TTS(듣기) 지원
파일 정보
  • EPUB
  • 약 4.1만 자
  • 3.4MB
지원 환경
  • 앱
  • 웹
  • PC뷰어
  • PAPER
ISBN
9791139067200
UCI
-
승자피시방

작품 정보

“이대로는 안 되겠어.”
“그럼 어쩌면 좋지?”
“우리 모두 각 반 아이들을 불러 모으자.”
“그럼 아이들이 정말 많아지잖아.”
“바로 그거야. 아이들이 몇십 명, 몇백 명이 모여서 책 읽으면 교장선생님도 어쩌지 못하실 거야.”
매일매일 쉬는 시간이 되자 아이들은 정말 많아졌어요. 아이들은 서로 책을 읽어주겠다고 아우성쳤어요. 나는 아이들이 들고 있는 책들 가운데 듣고 싶은 책 제목을 골랐어요. 그럼 그 책을 들고 있는 아이가 큰 소리로 책을 읽었어요.
굉장한 풍경을 목격한 선생님들과 아이들은 내 주위로 몰려들었어요. 하지만 교장 선생님은 나오지 않으셨어요. 아이들이 다 가고 난 뒤, 교장 선생님이 뚜벅뚜벅 내 쪽으로 오셨어요.
<책 읽는 동상>

큰 그릇에 알차게 담긴 쌀국수를 보고서 아이들은 입맛을 다십니다.
같이 나누어 먹을 월남쌈이 등장하자 아이들은 환호성을 지릅니다.
선생님의 시범에 따라 딱딱한 라이스페이퍼를 뜨거운 물에 담그자 말랑말랑해집니다.
부드럽고 투명해진 라이스페이퍼 위에 새우, 돼지고기, 파인애플, 당근, 오이 등을 올립니다.
아이들은 조그마한 손으로 야채들과 새우, 돼지고기를 한가득 넣은 월남쌈을 입가로 가져갑니다.
입안에서 오물오물 씹히는 맛들이 향긋하게 어우러집니다.
쌀국수를 먹는 아이들은 고소하고 진한 육수 국물을 후루룩 마시면서 쌀국수를 젓가락으로 건져 올려 한 입씩 베어 뭅니다.
사진 속 쌀국수와 월남쌈을 보면서 상상했던 맛보다 훨씬 맛있습니다.
<우리들의 친구, 아잉>

여행지는 여행 가기 전날까지도 비밀이었다. 얼마나 특별한 곳이면 비밀일까 궁금해졌다. 가방을 싸다가 노트를 꺼내려고 오래된 서랍을 열었다.
“어, 이게 뭐지?”
서랍 안 깊숙한 곳에서 낡고 오래된 노트 한 권이 나왔다. 노트를 펼쳐보니 내가 태어나기도 전의 일기가 쓰여 있었다.
“오늘은 상준 씨를 만난 지 한 달째다. 어? 이건 아빠 이름이잖아.”
조금 읽어보니 엄마의 연애 일기였다. 이런 소중한 노트를 얻다니 가슴이 두근거렸다. 여행지에서 읽어보면 좋을 것 같아 여행 가방에 얼른 넣었다.
“엄마도 아빠랑 알콩달콩 연애 시절이 있었구나.”
혼잣말을 중얼거리다 여행에 대한 부푼 꿈을 꾸며 잠이 들었다.
<특별한 여행>

“아, 내가 대리운전하는 걸 봤나 보구나. 사실, 네가 물어봤을 때 이야기하려고 했는데. 자랑스러운 일이 아니라서 말 못했어. 그래도 술 취한 사람들을 대신해 운전하는 일이 부끄럽지는 않아. 그들에게 도움도 되고, 우리 집 경제에도 보탬이 되잖아. 내가 대리운전 안 했으면 우리 모두 길바닥에 주저앉았을 거야.”
“위험하잖아. 얼마 전 뉴스 봤는데 씽씽이 타고 대리운전 가는 길에 사고 났대.”
“아빠는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 셋째도 안전하게 운전한다고. 걱정하지 마.”
<씽씽이 아빠>

이순덕 할머니와 작별 인사를 할 때, 할머니의 구부러진 등을 보니 우리 할머니가 마지막 인사를 하는 것처럼 보였다. 괜히 울컥해져서 하늘을 한 번 바라봤다.
“미리야, 오늘 이렇게 같이 오니 정말 좋구나. 앞으로는 우리 미리와 추억을 많이 만들어야겠구나. 미리가 저번에 말했지? 함께 보내는 게 선물이라고.”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할아버지가 나에게 넌지시 말을 했다. 할아버지가 달라진다고 생각하니 믿기지 않았다.
“할아버지, 꼭이에요 꼭. 함께 하는 순간이 정말 귀한 선물이라고 생각해요.”
나는 할아버지의 손가락을 접으며 약속했다.
<선물>

‘싫다’라는 말은 ‘좋다’로, ‘밉다’라는 ‘사랑한다’로. ‘화가 난다’라는 ‘웃음이 난다’로 바꾸고, ‘망해라’는 ‘성공해라’로 바꿨다. 바꿀 때마다 웃음이 나왔다. 글 쓴 이의 의도와 달리 댓글들이 훈훈해졌다.
홈페이지에 접속한 사람들은 ‘미움과 분노’ 페이지가 달라졌다며 이상하다는 반응이었다. 그러다가 이 상황을 이벤트로 받아들였다. 사람들도 나서서 댓글들을 하나, 둘 바꾸기 시작했다.
<승자 피시방>

“사람들에게 필요한 건 사랑이라고 생각해. 너를 사랑하는 엄마와 아빠를 보며 느꼈어. 내가 이 집에 머무는 동안 외계인임에도 사랑을 베풀어줘서 고마워.”
“그러게. 사랑이 정말 중요한 것 같아. 엄마가 그랬어. 어린 루루를 잘 부탁한다고. 난 이제 2살 더 먹었으니 덜 슬퍼하고 씩씩하게 지낼 거야.”
치치는 루루네 집에 이틀 더 머물면서 지구 여행을 즐겼어요.
<치치와 루루>

가뭄이 시작되었다. 개울물조차도 머잖아 마를 것 같았다. 하이에나들도 입안에 뜨거운 열기만이 맴돌 뿐이었다.
“사실 오래전부터 우리 조상들은 가뭄에 대비해왔어. 대신 그곳을 찾으려면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데, 내가 이렇게 움직일 수가 없으니…….”
아빠 사슴이 오랜 침묵을 깨고 입을 열었다.
“정말요? 그럼 다른 곳에 물이 있다는 전설이 진짜인가요?”
<점박이 사슴>

“지유야, 음성 판정 받았어!”
아빠와 나는 기쁜 나머지, 서로 얼싸안으며 소리쳤다. 그렇게 온 식구가 하나 되는 느낌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다음 날, 격리 조치 해제되는 날 엄마가 마스크를 벗은 채 큰방 문을 열었다.
“엄마아아아!”
온 힘을 다해 엄마 품 안으로 달려갔다. 켜진 텔레비전 뉴스에서는 마스크를 낀 사람들이 보였지만 이미 세상은 이전과 달라 보였다.
<어떤 날>

‘강아지가 죽기 전 하는 행동’을 검색하는데 손이 떨렸다.
「잠이 많고, 잘 먹지도 않고, 대소변을 가리지 못한다.」
루루와 똑같았다.
“안 돼!”
루루를 보내고 싶지 않았다. 이별을 하기엔 아직 아무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우리 루루가 죽는다는 건 절대 믿고 싶지 않았다. 루루가 할머니라는 수의사 선생님의 말이 자꾸 마음속을 파고들었다. 어린 시절, 할머니와 함께했던 추억이 떠올랐다.
<할머니, 괜찮아>

작가 소개

동화를 쓰면서 동심으로 돌아가 맑고 순수했던 시절을 떠올립니다. 상상과 현실의 경계를 이어 희망과 사랑과 우정과 연대를 노래하는 작품들을 써서 감동과 위로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여러분에게 조그마한 온기와 어둠에서도 발견하는 빛이 되는 작품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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