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과 오리가 공존하는 2개의 호수, 다나우 순타르(Danau Sunter) : 여타의 다른 호수와 차이점이 있다면, 남북이 짧고 동서로 길~쭉한 형태라는 것과 다나우 순타르 동호(Danau Sunter Timur)와 다나우 순타르 서호(Danau Sunter Barat), 2개의 호수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각각 15 헥타르, 27 헥타르로 면적은 서호가 2개 가까이 큼에도 불구하고 식당가, 선착장, 산책로 등의 편의시설은 동호에 쏠려 있으며, 이 때문에 주민들과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곳 또한 서호보다 몇 배 많습니다. 특히 호수를 한 바퀴 도는 드래곤 보트(Dragon Boat)와 오리 배(Duck Ship) 선착장이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동호에서 여가를 즐길 수 있습니다. 테마여행신문 TTN Korea 원코스 인도네시아(1 Course Indonesia) 시리즈와 함께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멋진 여행을!
▶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가라앉는 도시, 자바 섬 자카르타 : 자카르타는 매년 최소 10cm 이상 가라앉고 있는 도시입니다. 자카르타의 인구가 천만이 넘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구상에서 지반 침하로 인한 문제를 가장 격심하게 겪을 것으로 예상되는 도시이기도 하죠. 이 때문에 인도네시아는 2017년 수도를 이전한다고 결정한 바 있으며 2019년 보르네오 섬 동칼리만탄주 누산타라(Nusantara Capital City)로 옮긴다고 최종 발표하였습니다. 물론 수도 이전은 한 국가의 명운을 건 초대형 프로젝트이니만큼 최소 20여년이 소요되며, 2045년에야 완료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 수로와 호수의 도시, 자카르타 : 네덜란드 식민지 시대부터 자카르타에는 크고 작은 강과 수로를 건설하여, 식수 공급, 홍수 방지, 교통로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하여 왔습니다. 현대의 자카르타 또한 수도 이전이 결정되기 이전부터 지반 침하를 조금이나마 늦추고자 지하수 채취 규제, 토지 침하의 모니터링 등 다각적으로 정책적인 규제를 하고 있으며, 자카르타 북부에 위치한 다나우 순타르(Danau Sunter) 또한 1980년대 인공적으로 조성된 인공 호수 중의 하나입니다. 다나우(Danau)는 호수란 뜻이며, 순타르(Sunter)는 호수가 위치한 곳의 지명입니다.
▶ 왁자지껄한 자카르타의 석촌호수, 와둑 순타르 셀라탄(Waduk Sunter Selatan, 동호, 東湖) : 와둑 순타르 셀라탄, 동호는 수많은 차량과 인파가 분주하게 오가는 자카르타 북부의 도심지에 자리 잡고 있는 15 헥타르 규모의 호수입니다. 남북으로는 짧지만, 동서로 길~쭉한 형태에서 짐작할 수 있듯 인공적으로 조성된 인공 호수로써 호수를 따라 한 바퀴 돌거나 달릴 수 있는 산책로가 잘 마련되어 있습니다. 호수의 동편과 서편에는 제법 넓은 공터가 있는데, 상대적으로 한산한 동쪽에서는 주로 낚시를 하는 이들이 많고, 식당가와 노점상이 밀집한 서쪽에서는 식사를 즐기는 가족들과 연인들이 많습니다.
▶ 와둑 순타르 셀라탄(Waduk Sunter Selatan, 동호, 東湖)은 물멍하기에도, 산책하기에도 좋은 곳이니만큼 산책로와 도로가 상대적으로 잘 정비되어 있으며, 길 하나만 건너면 고급 호텔(Sunlake Waterfront Resort & Convention)과 수영장, 배드민턴장 등을 아우르는 초대형 스포츠단지(JIRTA, Jakarta International Roller Track Arena))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 하루에도 수십 번씩 순회하는 드래곤 보트(Dragon Boat)와 오리 배(Duck Ship) 표를 구매할 수 있는 선착장은 동호 서남쪽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드래곤 보트 티켓(성인 15.000 IDR, 어린이 10,000 IDR)을 구매하면 물 한 병이 서어~비스! 오리 배는 25,000 IDR이며 평일 기준 30분, 주말에는 20분 탑승 가능합니다.
▶ 데이트하기 좋은 호젓한 와둑 순타르 바랏(Waduk Sunter Barat, 서호, 西湖) : 이와 대조적으로 와둑 순타르 바랏, 서호 주변에는 높다란 빌딩이나 화려한 쇼핑몰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서호 남부 산책로는 민가와 골목이 담벼락 하나 사이로 맞닿아 있는데, 이 때문에 수상 산책로를 걷는 것만으로도 안쪽으로는 호수를, 바깥쪽으로는 현지 주민들의 삶과 일상을 볼 수 있는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바람에 나부끼는 빨래부터 엉성한 철장 사이로 닭과 염소를 키우는 모습, 숯불로 사떼를 굽는 모습, 눕거나 앉아서 망중한을 즐기는 모습, 비둘기를 날리며 뛰어오는 동네 아이들…. 아련하게 기억에 남는 풍경은 모두 서호의 것입니다.
▶ 아쉬운 점은 서호 남서쪽 산책로가 차단되어 있기 때문에, 호수를 따라 온전하게 한 바퀴 돌 수 없다는 점입니다. 골목길로 우회해 서편으로 통과해야 한다는 점은 관광객의 입장에서 다소 불편할 수 있는 점이나, 동호보다 규모(약 27 헥타르)가 크고, 특히 호수 서편에 섬(Dhanu's Long Island)이 있기 때문에 다채로운 풍광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은 서호만의 장점입니다. 동호와 달리 ‘수상’ 산책로(호수 남쪽)가 있고, 산책로(호수 북쪽)는 널찍한데 비해 사람이 적기 때문에 친구들과 먹고 마시는 자리보다는 데이트 코스나 무지갯빛으로 채색된 산책로를 찍기 좋은 출사여행지로 적합합니다.
▶ 인도네시아인의 비둘기 사육(Pigeon Breeding) : ▷ 식용, 애완, 경주, 도박……. 인도네시아에서는 다양한 용도로 조류를 기르는 이들이 많습니다. 특히 우리에게도 친숙한, 너무나 친숙해서 기를 엄두조차 나지 않는 비둘기 또한 제법 인기 있는 사육 대상으로 꼽힙니다. ▷ 우리의 편견과 달리 비둘기는 무척 똑똑한 조류입니다.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는 귀소본능을 활용해, 인간은 수천 년 전부터 비둘기를 전서구(傳書鳩)로 활용하였습니다. 몇몇 조류는 그를 길들인 주인을 알아보는 능력이 있는데, 이를 활용한 ‘비둘기 경주’란 대회도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낯설지만 인도네시아에서 비둘기 경주는 현지에서 이혼사유가 될 정도로 적지 않은 비둘기 애호가를 양산하는 ‘악마의 게임’이기도 합니다.
▷ 특히 중국계 인도네시아인들은 각종 도박과 도박에 활용되는 동물(개, 닭, 비둘기……. 심지어 귀뚜라미까지!) 시장에서 큰 손으로 꼽히며, 조류 산업의 발전(?!)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죠. ▷ 2019년에는 인도네시아 비둘기애호가협회(PMTI)에서 화려한 수상을 한 비둘기가 무려 10억 IDR(약 8,400만원)에 팔려서 화제가 된 바 있습니다. ▷ 서호 수상 산책로를 거니는 중에 영어로 인사를 건네는 친구들을 만났는데, 큼지막한 새장에 비둘기를 가지고 다니더군요. 비둘기인 건 알겠는데, 그 용도가 대체 뭔가 궁금해 했더니, 직접 비둘기를 주고받는 모습을 열심히 시연해 줬습니다. 어떻게 훈련을 시킨 건지 주인에게 돌아오는 모습이 신기하기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