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내가 직접 공무원 퇴직을 준비하면서 경험한 소소한 것들과 은퇴에 대해 고민하고 준비하고 있는 것들을 모아 놓은 것이다.
계란에서 병아리가 되려면 스스로 알껍질을 깨고 나와야 하고 병아리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미닭의 보살핌이 반드시 필요 하듯이, 은퇴에 있어서도 새로운 생활에 적응하기 위해 자신의 상황을 돌아보고, 보살피는 노력이 필요하다.
부족한 솜씨로 쓴 글이라 부끄러움이 앞서지만 회사, 친구, 가족들이 베푼 배려와 격려 덕분에 할 수 있었던 재취업 성공과 제2의 인생 시작에 대해 미래의 퇴직후배님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용기를 내어 보았다.
- 프롤로그 중에서
은퇴는 열심히 일한 후 모든 책임에서 벗어나 새롭게 삶을 설계하여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는 우리의 권리이자 기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 사회, 가족 등 은퇴자의 주변 환경은 은퇴자들을 위기의 주범이자 부담스러운 존재라고 말하고 있다.
우리 아버지 세대처럼 자식들의 존경을 받으며 살 수 있는 은퇴 생활은 이미 끝이 났다. 그러나 우리 베이비붐 세대는 이 나라의 발전을 이끌어온 실전 경험이 많은 전투원이다. 우리는 주변의 구박과 눈총에서 벗어나 남은 인생을 풍요롭게 살 권리가 있으며, 능력도 있다.
이제 우리 스스로가 다가올 은퇴 후의 재앙에 미리 대비하기 위하여 변화하고 연구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면 우리는 이 나라 발전의 주인공이었듯이 앞으로도 계속 주인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미래를 위하여 준비하는 것, 이것이 바로 공부라고 생각한다. 베이비붐 세대는 끊임없이 공부하고 전진해서 우리나라를 OECD 가입 국가로 만든 세대다. 나이가 먹었다고, 은퇴했다고 공부가 끝난 것이 아니다. 또 시작하면 된다. 100세 인생이라는데 아직 40년이나 남았다.
‘어디 한번 해볼까?’만으로는 안 된다. 반드시 해야 된다. 겁을 낼 이유도 겁을 먹을 필요도 없다. 우리 모두 파이팅! 하자.
- 공무원 명예퇴직을 하면서 느꼈던 아쉬움
2014년 12월 16일. 나는 드디어 29년 8개월간의 공무원 생활을 마치고 명예퇴직을 했다. 30년이라 하면 아주 길게 느껴지지만 실제 생활은 순식간이었다. 1985년 4월 22일 총무처 GCC라는 기관에서 전산직 별정 7급으로 시작한 나의 공직생활은 한마디로 무난하게, 남들만큼 승진도하고 집도 장만하고…… 별 사고 없이 마무리되었다. 그것에 대해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게 감사한다.
어느 선배님이 자신의 은퇴회식 자리에서 ‘김 과장, 퇴직할 시점을 잘 골라. 그리고 잘 준비해서 대비해야 해. 그리고 공직에서 목표를 90% 이상 달성했다면 잘한 거야. 100%가 안 돼도 아쉬움을 갖지 마!’라고 충고하셨다. 그때는 몰랐는데 그 말씀이 이제야 가슴에 와닿는다.
나는 그 유명한 1959년 1월생 개띠 베이비붐 세대로 남들보다 최소 3년은 일찍 명예퇴직을 한 것 같다. 나와 같은 시기에 공무원 생활을 시작한 동료들은 지금도 과장, 국장님으로서 공무원 생활을 잘하고 있다. 내가 일찍 명예퇴직을 선택한 이유는 60살 정년에 퇴직을 해도 내 인생이 별다른 변화 없이 세월만 흐르게 될 것이 확실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퇴직을 하고 보니 은퇴 후의 새로운 인생에 대한 준비가 너무 소홀했었음을 알게 되었다. 막연하게 공무원 연금으로 어떻게 되겠지 했던 것이 다였다.
먼저 퇴직하는 선배들을 지켜보면서 ‘저렇게 준비 없이 나가도 될까?’라고 걱정을 했지만 나도 똑같이 별 차이가 없었다.
이 글을 쓰는 주된 목적은 경험을 되새기고, 지금이라도 앞으로 나아갈 준비를 해야 된다는 결심을 굳게 하며, 그것들을 반드시 실천하고자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