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을 전하고, 희망을 건네고,
행동을 격려하고자 하는 모든 이에게
차별과 혐오의 언어가 넘쳐나는 세상에서
공감과 연대의 언어로 맞서 싸우는 법
나에서 출발해 우리에 다다르는 글쓰기의 향연
“사람들이 현실을 바라보는 방식을
단 1밀리미터라도 바꿀 수 있다면…….”
나의 고유함을 발견하고 세상에 보탬이 되고자 하는
모든 이를 위한 글쓰기 지침서
“사람은 누구나 아마추어 심리학자다.”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다.”
이 두 문장에는 얼마나 신빙성이 있을까? 그럴 법도 하다 싶다가도 다른 한편으로 고개가 갸우뚱해지기도 하지만, 심리치료사이자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가 한 말이라면 신뢰할 만하지 않을까? 《나는 내 나이가 참 좋다》로 국내 독자에게도 눈도장을 찍은 메리 파이퍼의 새 책 《나의 글로 세상을 1밀리미터라도 바꿀 수 있다면》에 등장하는 문구다. 오랫동안 심리치료사로 일하고 마흔 이후에 글쓰기를 시작해서 베스트셀러 작가로도 입지를 굳힌 메리 파이퍼는 ‘상대방이 깨달음을 얻고 변화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데서 심리치료와 글쓰기의 공통점을 찾는다. 그리고 누구나 다른 사람이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를 이해하는 나름의 이론을 갖고 있는 아마추어 심리학자이듯, 누구나 글로써 변화를 이끌어내는 작가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심리치료든 글쓰기든 성장과 변화의 중심에는 바로 ‘공감’이 있다. 공감을 받는 순간 내담자의 마음이 열리고 변화의 씨앗이 심기는 것처럼, 공감을 바탕으로 하는 글쓰기에는 독자가 마음의 빗장을 풀고 귀를 기울이게 만드는 힘이 있다.
여자 vs. 남자, 진보주의자 vs. 보수주의자, 기성세대 vs. 청년세대……. 주변을 둘러보면 ‘나와 너’를 구분하고, 편을 가르고, 갈등을 조장하는 글을 너무나 쉽게 볼 수 있다. 상대방에게 거침없이 칼날을 들이대고 다름을 강조하면서 대립각을 세운다. 거기서 멈추지 않고 비방과 혐오로 언어를 오염시키기까지 한다. 좋은 뜻을 가지고도 젠체하거나 무시하는 투로 오히려 거부감을 일으키는 일도 예사다. 이처럼 대상화와 비인격화가 만연한 때이기에 이 책의 의미가 더욱 각별하게 다가온다. 문제를 해결하고 조금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와 너’를 구분하고 서로 다르다는 꼬리표를 붙이고 공격하는 무기로 글이 사용된다면 상황은 더욱 악화될 뿐이다.
책은 누구나 글을 쓸 수 있고 자기 자리에서 고유한 목소리로 전할 수 있는 이야기가 있다며 글쓰기를 독려하는 한편, 어떤 태도와 마음가짐으로 글을 써야 하는지를 작가 자신의 이야기를 곁들여가며 다정하고 섬세하게 풀어낸다. 뿐만 아니라 첫 문장을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대명사를 사용할 때는 무엇을 주의해야 하는지, 퇴고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등 글을 쓸 때 마주할 수 있는 질문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대답해준다. 스스로의 목소리를 발견하고 깨닫는 데서 출발해 결국에는 어떻게 ‘우리’에 닿을지를 이야기하는 이 책을 읽으며 작가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고유한 글쓰기 스타일을 다시 한번 고민해보는 기회를, 사람들과 힘을 합쳐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는 사람은 연대의 기술을, 그리고 좌절과 체념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갈 수 있다는 희망을 배우고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1밀리미터일지언정 다른 사람의 관점을 바꿀 수 있고, 그로써 세상의 풍경까지 바꿀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