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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기술, 기술을 만든 사회 상세페이지

세상을 바꾼 기술, 기술을 만든 사회작품 소개

<세상을 바꾼 기술, 기술을 만든 사회> 현대사회를 일군 기술의 초석은 어떻게 탄생했는가?
기술과 인간의 역사로 본 현대사회의 결정적 순간들
지난 기술을 보면 오늘과 내일의 기술이 보인다!

우리는 ‘낡은 기술’ 역시 세상에 처음 선을 보였을 때는 ‘최신의 첨단기술’이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는 한다. 기술을 처음 접한 동시대 사람들은 그 속에 내포된 가능성과 잠재력에 종종 충격을 받거나 경이감을 느꼈고, 다양한 이유에서 이를 받아들이거나 거부했다. 복잡다단한 과정 속에서 기술은 변형과 수용을 거쳐 자리를 잡았고, 이후 사회 구성원의 능력을 신장시키거나 행동을 제약하는 요소가 되었다. 이러한 기술의 과거에 대한 이해는 첨단기술의 숲에서 길을 잃은 오늘날의 사람들에게 길잡이가 될 수 있다. 한때 새 기술이었던 낡은 기술에 예전 사람들이 어떤 반응을 보였고 그것이 몰고 온 기회와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갔는지 살펴본다면, 오늘날 기술과 관련된 문제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출판사 서평

한국과학기술도서상 최우수저술상 수상작가 김명진의 최신작!
현대사회를 일군 기술의 초석은 어떻게 탄생했는가?
기술과 인간의 역사로 본 현대사회의 결정적 순간들
지난 기술을 보면 오늘과 내일의 기술이 보인다!

우리는 ‘낡은 기술’ 역시 세상에 처음 선을 보였을 때는 ‘최신의 첨단기술’이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는 한다. 기술을 처음 접한 동시대 사람들은 그 속에 내포된 가능성과 잠재력에 종종 충격을 받거나 경이감을 느꼈고, 다양한 이유에서 이를 받아들이거나 거부했다. 복잡다단한 과정 속에서 기술은 변형과 수용을 거쳐 자리를 잡았고, 이후 사회 구성원의 능력을 신장시키거나 행동을 제약하는 요소가 되었다. 이러한 기술의 과거에 대한 이해는 첨단기술의 숲에서 길을 잃은 오늘날의 사람들에게 길잡이가 될 수 있다. 한때 새 기술이었던 낡은 기술에 예전 사람들이 어떤 반응을 보였고 그것이 몰고 온 기회와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갔는지 살펴본다면, 오늘날 기술과 관련된 문제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과학기술사 저술가 김명진은 이러한 문제의식에 입각해 『세상을 바꾼 기술, 기술을 만든 사회』를 펴내었다. 근 20년 동안 대학에서 기술사 강의를 하며 학술 분야 집필과 번역을 해오던 저자가 자신의 전공인 서양 기술사를 살려 일반독자들을 대상으로 한 교양서를 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저자는 무엇보다 기술 등장의 배경이 되는 당대 사회의 맥락, 기술의 발전 및 확산 과정, 동시대 사람들이 보인 반응과 태도 등을 균형 있게 서술하고자 했다. 자칫 어렵고 지루할 수 있는 과학기술사를 대중의 눈높이에 맞추어 흥미롭고 재미있게 풀어내고자 한 저자의 필력이 돋보이는 책이다. 과학과 역사에 관심이 있는 독자는 물론, 기술의 미래에 대해 궁금한 독자라면 일독을 권한다.

“여타의 강의를 하면서, 또 그 내용을 다시금 정리한 글을 쓰면서 염두에 두었던 점 중 하나는 기술과 사회의 관계가 어느 한쪽이 다른 한쪽에 일방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라는 점을 강조하는 거였습니다. 『세상을 바꾼 기술, 기술을 만든 사회』라는 제목에도 그런 문제의식이 반영돼 있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예전에 없던 새로운 기술들이 차례로 나타나서 세상을 바꾸는 서사에 익숙하지요. 이런 서사에서 기술은 마치 하늘에서 뚝 떨어지듯 갑자기 선을 보이고, 스스로 생명력을 지닌 것처럼 자라나 다양한 사회 구성원들에게 영향을 미치며 종국에는 사회를 바꿔놓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 책에서 그러한 기술이 다름 아닌 인간 활동의 산물이고, 따라서 그것이 선을 보인 당대 사회의 성격과 한계를 그 속에 각인한 존재였다는 점을 함께 강조하고자 했습니다.” - 저자 인터뷰 중에서

생산, 노동, 커뮤니케이션, 모빌리티 기술의 이해부터
인쇄술혁명, 산업혁명, 운송혁명의 결정적 사건,
제임스 와트, 토머스 에디슨, 헨리 포드 등 인물 이야기까지,
190여 가지의 주제별 도판 및 영상 자료와 함께 만난다!

본문에서는 근대 이후, 대체로 산업혁명 이후 서구 기술사의 열 가지 핵심 주제를 다룬다. 여기에는 다양한 분야의 기술(생산, 노동, 커뮤니케이션, 모빌리티), 사건(인쇄술혁명, 산업혁명, 운송혁명), 인물(제임스 와트, 토머스 에디슨, 헨리 포드) 등이 포괄적 구성으로 담겨 있다.

저자가 이번 책의 집필에서 특히 염두에 둔 것은 시각자료의 중요성이다. 기술사는 ‘마음의 눈(mind’s eye)’이 중요한 시각적 분야임을 감안해 기계나 장치의 작동 원리를 설명하거나 특정 기술이 도입된 당대의 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 그림, 도면, 사진 등을 풍부하게 실었고, 필요한 경우에는 기계나 장치의 동작을 보여주는 동영상 링크를 첨부했다. 여기에 더해 권말에 주제별로 영상자료를 소개하고 설명을 달아, 독자들이 좀 더 쉽고 생생하게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현대사회를 일군 과학기술사의 결정적 주제 10

1. 인쇄술, 지식 문화를 바꾸다
오늘날의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인쇄된 책은 너무나 익숙한 나머지 거의 공기처럼 여겨지는 물건이다. 우리는 학교에 다니는 기간 동안 책을 보고 공부를 하며, 학업을 마치고 사회에 나가서도 새롭게 필요한 지식과 정보를 얻기 위해 계속해서 책을 찾아보곤 한다. 그런데 최근 들어서는 책의 중요성이 예전만 못한 것처럼 보인다. 지난 수십 년 동안 각종 전자매체를 통해 전달되는 정보가 늘어나고 인터넷에서 엄청난 양의 지식을 얻을 수 있게 됨에 따라 과거에 비해 책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줄어든 것이 사실이다. 또한 책의 형태에서도 전자책이 널리 보급되면서 종이에 인쇄된 책은 머지않아 완전히 사라질 거라고 내다보는 사람도 있다. 이렇게 보면 인쇄된 책은 이미 한물간 구시대의 유물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인쇄된 책의 등장이 갖는 역사적 중요성은 이러한 수박 겉핥기식 관찰에서 얻을 수 있는 것보다 훨씬 크다. 단언컨대 인쇄술은 인류 역사상 가장 중요한 기술혁신 중 하나라고 일컬을 만하며, 특히 인류의 물질 생활보다는 정신적, 지적 생활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우리는 인쇄된 책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은 그보다 훨씬 심오한 의미에서 여전히 인쇄된 책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본문에서는 서유럽에서 인쇄술은 어떻게 등장했고 그것이 사람들의 지적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본다.

2. 산업혁명, 공장제의 출현과 노동의 변화
오늘날의 사람들은 ‘산업혁명’이라는 단어에서 흔히 세계사 책 어딘가에 실려 있음직한, 영국이라는 나라와 일차적으로 엮여 있는 오래되고 고색창연한 사건을 떠올린다. ‘3차 산업혁명’으로 불리던 정보사회 내지 네트워크사회를 넘어 ‘4차 산업혁명’이 사회적으로 화두가 된 작금의 상황에 비춰보면 ‘1차’ 산업혁명은 마치 낡은 흑백사진 속의 풍경 같은 과거의 일로 느껴진다.
그러나 산업혁명은 과거 한때 나타났다 사라진 단발성 사건이 결코 아니며, 오늘날 우리 사회에 여전히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현재진행형의 과정이다. 오늘날 한국사회를 포함하여 선진 산업국가에 사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시커먼 연기를 푹푹 뿜어내던 공장으로 대표되는 산업화의 단계를 넘어 정보화, 네트워크화, 모바일화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우리는 완전히 새로운 사회에 접어들었다기보다 여전히 18세기 말에서 19세기 초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화 과정의 연장선상에서 살고 있다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산업혁명 내지 산업화가 인류 역사에서 갖는 의미는 무엇이고, 그러한 변화가 사람들이 노동하는 방식에 미친 영향은 어떤 것일까? 본문에서는 산업혁명기 영국의 대표 산업 분야 중 하나였던 면공업을 예로 들어 살펴보고 있다.

3. 제임스 와트, 증기기관과 국가적 영웅의 보수성
기술사에 별로 관심 없는 사람이라도 ‘제임스 와트’라는 이름은 들어봤을 것이다. 와트는 18세기 말 영국에서 활동한 발명가, 엔지니어, 기업가로서 19세기 이후 영국의 국민적 영웅이자 산업혁명의 아이콘으로 발돋움한 인물이다. 그는 한 세기 뒤에 활동한 미국의 발명가 토머스 에디슨에 앞서 ‘천재 발명가’의 대중적 이미지를 만들어냈고, 과학계로부터도 그 업적을 인정받아 오늘날 그의 이름이 전력과 일률의 단위(W)로 쓰이고 있다. 우리가 미처 눈치채지 못한 사이에 와트는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 깊숙이 들어와 있는 셈이다.
하지만 와트가 거둔 성공이 오롯이 그의 기술적 천재성에만 기대어 나온 결과였다고 믿는다면 이는 잘못일 것이다. 흔한 오해와 달리 에디슨, 포드, 라이트 형제, 스티브 잡스 같은 기술적 ‘위인’들은 결코 자신이 속한 사회를 ‘뛰어넘은’ 인물이 아니었고, 와트 역시 이 점에서 다르지 않다. 와트는 18세기 말 영국 사회라는 환경 속에서 당대의 지배적 가치를 좇으며 기술적 문제들을 해결하려 애썼고, 그가 탁월한 발명가를 넘어서 위인이자 심지어 성인(聖人)의 수준까지 격상된 것은 와트 자신을 비롯한 다양한 사람들의 이해관계가 엉켜 빚어진 결과이다. 그렇다면 와트가 이뤄낸 기술적 업적은 정확히 어떤 것이고, 그것에 담긴 한계와 유산은 어떤 것일까? 본문에서는 와트의 이름에 항상 따라다니는 기술적 발명품인 ‘증기기관’의 역사를 통해 다시금 그를 살펴본다.

4. 철도, 운송혁명과 국민국가 건설에 이바지하다
18세기 말 영국에서 제임스 와트와 매튜 볼턴은 광산과 공장에서 ‘증기혁명’으로 가는 첫걸음을 내디뎠다. 그러나 와트가 개발한 증기기관에는 중요한 한계가 있었다. 와트 기관은 이전에 쓰이던 뉴커먼 기관과 마찬가지로 덩치가 매우 크고 무거운 장치였고, 이 때문에 대체로 붙박이로 설치되어 동력을 공급하는 용도로 쓰였다. 와트 기관이 흔히 ‘고정식 기관’으로 불린 이유도 그 때문이다.
그러다 19세기로 접어들며 증기기관을 운송수단(배, 마차, 수레, 화차 등)과 결합해 이동식 동력원으로 삼으려는 노력이 본격화되었다. 18세기 말부터 여러 발명가들이 실험해온 고압 증기기관은 기존의 증기기관보다 작고 가벼우면서도 출력이 커서 이러한 새로운 용도에 적합했다. 증기력을 이용한 여러 운송수단들(특히 증기선과 철도)은 19세기에 운송 분야에서 혁명을 일으켰고, 이는 사람과 물자의 수송을 쉽게 하고 멀리 떨어진 사람들 사이에 공유된 의식을 만드는 데 기여했다. 본문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어떠한 양상으로 나타났는지 영국과 미국의 철도를 비교해가며 하나하나 살펴보고 있다.

5. 전신과 전화, 네트워크사회의 문을 열다
사람들은 흔히 자신들이 사는 시대가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가령 케플러, 갈릴레오, 보일, 뉴턴 같은 17세기 자연철학자들은 자신들이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과학의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고 생각했고, 디드로나 달랑베르 같은 18세기 계몽사상가들은 자신들이 무지와 독단에서 벗어나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보편적 계몽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경향은 지금도 예외가 아니다. 21세기 초를 살아가는 요즘 사람들은 오늘날의 세계가 역사상 유례가 없을 정도로 연결되고 긴밀해진 사회, 지구 전체가 단일한 생활권으로 엮인 정보화사회 혹은 네트워크사회를 이루고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전 세계가 인터넷과 이동전화망으로 거미줄처럼 뒤덮인 오늘날에는 손가락만 까딱하면 지구 어디에서든 필요한 정보를 순식간에 얻을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전의 시대를 무지, 정체, 억압의 시대로, 자신들이 사는 시대를 계몽, 변화, 혁명의 시대로 본 이러한 시각들은 역사적 현실을 제대로 그려 냈다기보다, 사람들이 흔히 갖곤 하는 자기중심적, 현재중심적 사고방식과 이데올로기를 반영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러한 지적은 네트워크사회에 관한 오늘날의 시각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사회 전반이 실시간에 가깝게 연결된 통신망으로 뒤덮이기 시작한 모습은 사실 오래전에 시작되었다. 오늘날 우리가 낡아빠진 구닥다리 기술로 여기고, 심지어는 그런 기술이 한때 존재했다는 사실조차 망각해버린 전신과 전화가 바로 150여 년 전에 그런 변화를 일으킨 주역이다. 그렇다면 전신과 전화는 어떻게 처음 등장했고, 이는 당대의 정치, 경제,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쳤으며, 그것에 내포된 한계는 무엇이었을까? 본문에서는 이에 주목하여 살펴보고 있다.

6. 토머스 에디슨, 천재 발명가의 성공과 실패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걸쳐 활동한 미국의 발명가 토머스 앨바 에디슨은 아마도 동시대 미국뿐 아니라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발명가로서는 가장 유명한 인물일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렸을 때 에디슨의 위인전기를 접해본 적이 있을 터이고, 이로부터 에디슨에 얽힌 수많은 일화들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달걀에서 병아리가 나온다는 말을 듣고 달걀을 품었다거나, 어려운 가정 형편을 돕기 위해 열차에서 신문을 팔았다거나, 열차에 화학 실험실을 만들고 실험하다가 불을 내서 차장에게 따귀를 맞아 귀가 안 들리게 되었다거나 하는 일화들은 너무나 유명해서 굳이 부연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이다. 유소년기의 일화들 못지않게 유명한 것이 에디슨의 놀라운 발명에 얽힌 일화들이다. 에디슨은 29세 때인 1876년에 뉴욕 인근의 한적한 시골인 멘로 파크에 연구소를 세우고 발명에 몰두하게 되는데, 이곳에서 나온 여러 발명품들은 그에게 엄청난 유명세를 안겨주었다. 그가 발명한 축음기는 ‘말하는 기계’로 미국 전역에서 센세이션을 일으켰고, 곧이어 만든 백열전구는 세상에 빛을 가져다준 거대한 전기 사업의 시발점으로 일컬어진다.
이러한 일화들은 에디슨이 남긴 “천재는 99%의 땀과 1%의 영감으로 이루어진다” 같은 명언들과 합쳐져 천재 발명가에 대한 일종의 고정관념을 만들어냈다. 요컨대 에디슨은 어렸을 때부터 호기심 많은 괴짜였고, 시대를 앞서간 기발한 발명들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으며, 학교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데 따른 불리한 조건을 마치 꿀벌과 같은 근면과 노력으로 극복한 인물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위인전기를 통해 널리 퍼진 에디슨의 대중적 이미지는 에디슨 자신이 평생 동안 펼쳐나간 활동과는 상당한 괴리가 있다. 과연 어떠한 점에서 그러했을까? 본문에서는 에디슨의 대표적 성공 사례와 실패 사례들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며 이 질문에 답하며 생각의 거리를 던지고 있다.

7. 테일러주의, 인간을 ‘시스템’의 일부로 만들다
19세기 초 영국의 직물공업에서는 가내수공업을 대체하는 공장제가 새로운 생산 방식으로 등장했다. 공장에는 수차나 증기기관으로 가동되는 자동 기계들이 가득 들어차 인간의 숙련과 노동을 대신하게 되었다. 이제 노동자들은 자기 집에서 스스로 정한 일정과 속도에 따라 일하는 것이 아니라, 공장에 나가 감독을 받으면서 기계의 리듬에 맞춰 일해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영국의 평론가이자 역사가인 토머스 칼라일은 1829년에 쓴 「시대의 징후」라는 평론에서 인간이 노동의 주도권을 잃고 마치 공장의 부속품 같은 존재로 변모한 현실을 지적하며 “인간은 손뿐 아니라 머리와 가슴까지 기계화되었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하지만 산업혁명기에 처음 등장한 이러한 변화가 모든 산업 분야에서 균등하게 전개된 것은 아니다. 대공장이 생겨나고 기계가 대대적으로 도입된 분야가 있었는가 하면, 작업장에서 노동자들이 여전히 상당한 정도의 자율성을 누리던 분야도 19세기 말까지 남아 있었다. 공장제와 노동 규율의 강제가 면공업을 위시한 몇몇 분야에서 분명 영향력을 발휘하긴 했지만, 그러한 성공의 파급 효과는 상당히 들쑥 날쑥하게 나타났다. 이러한 상황에서 19세기 말 미국에서는 이후 거의 모든 작업장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생산 및 노동 관리 방식의 중대한 변화가 등장한다. 미국의 기계 엔지니어 프레드릭 윈슬로 테일러의 이름과 연관되어 있는 테일러주의(Taylorism)의 출현이 그것이다.

8. 포드주의, 대량생산-소비 사회가 도래하다
1936년에 미국의 희극배우이자 영화감독인 찰리 채플린은 자신의 최고 걸작으로 손꼽히는 〈모던 타임스〉를 발표했다. 대단히 야심적인 제목을 가진 이 영화에서 채플린이 ‘현대’의 상징으로 제시한 것은 바로 공장의 벨트 컨베이어였다.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시퀀스인 첫 15분은 채플린이 연기하는 노동자가 공장에서 일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채플린이 미처 작업하지 못한 부품을 쫓아 기계 속으로 뛰어드는 모습은 가장 인상적인 명장면 중 하나로 꼽히곤 한다. 그보다 4년 전인 1932년에는 영국의 소설가이자 사회비평가인 올더스 헉슬리가 디스토피아 소설 『멋진 신세계』를 출간했다. 남녀 간의 사랑과 생식이 분리되어 공장에서 아기를 사실상 찍어내다시피 하게 된 미래 사회를 배경으로 한다. 공장에서는 수정란이 실린 병이 영양물질과 산소를 공급받으며 아홉 달 동안 벨트 컨베이어 위를 움직인 후에 아기로 ‘태어난다.’ 이 과정에서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력과 계급 구조에 맞게 다양한 조작을 가한다. 흥미로운 대목은 이 소설에 묘사되는 사회가 헨리 포드를 마치 신과 같은 존재로 숭배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점이다.
거의 같은 시기에 발표되어 20세기의 대표적인 대중문화 텍스트가 된 두 작품은 얼른 보면 주제나 배경에서 별로 비슷한 부분이 없는 것 같지만, 실은 대단히 중요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바로 미국의 기업가 헨리 포드가 자신의 자동차 회사에 실현시킨 대량생산 방식(포드주의)에서 작품의 모티브를 끌어왔다는 것이다. 채플린과 헉슬리는 포드의 자동차 공장에 ‘현대’를 관통하는 원리가 내포돼 있다고 보았고, 이러한 착상에 근거해 시대정신을 담아낸 영화와 소설을 써냈다. 그렇다면 두 사람에게 영감을 준 포드의 대량생산 방식은 언제, 어떤 맥락에서 등장했고, 그것이 오늘날의 세계에 미친 영향은 무엇일까? 본문에서는 현대적 자동차의 등장에서 포드주의적 생산 방식의 도입에 이르는 과정을 추적하며 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9. 포스트포드주의, ‘노동의 인간화’를 꿈꾸다
20세기 초 미국의 기업가 헨리 포드가 개척한 자동차의 대량생산 방식은 오늘날 우리에게 익숙한 대량생산-대량소비 사회의 기틀을 다졌다. 포드 자동차 회사는 전용 기계와 조립라인을 도입해 엄청난 생산성 향상을 이뤄냄으로써 제품 생산량을 획기적으로 늘리고 가격을 떨어뜨릴 수 있었다. 또한 이는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과 그에 따른 구매력 증가를 통해 제품의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이 둘이 상호작용을 하면서 가격 하락 → 시장 확대 → 생산량 증가 → 규모의 경제를 통한 가격의 추가 하락 → 시장의 추가 확대 같은 선순환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 후 20여 년간 이어진 전후 호황기가 끝나면서 포드주의 축적 체제에 내재한 문제점들이 부각되기 시작한다. 포드주의 체제가 소비자의 욕구와 노동자들의 불만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탓이다. 포스트포드주의(post-Fordism)는 그러한 포드주의의 위기에 대응해 나타난 여러 갈래의 흐름들을 가리킨다. 그렇다면 포드주의에 내재한 문제점은 무엇이었으며, 포스트포드주의는 이를 어떻게 극복하려 애썼을까? 과연 포스트포드주의는 포드주의의 위기를 넘어서는 데 성공했다고 할 수 있을까? 본문에서는 토요타와 볼보라는 두 자동차 회사의 시도를 자세히 살펴보면서 이 질문에 답한다.

10. 휴대전화, 모바일 세상의 필수 품목이 되다
휴대전화의 역사에 관한 책을 쓴 영국의 과학사가 존 에이거는 책머리에서 흥미로운 화두를 던진다. 우리가 호주머니와 가방에 항상 넣고 다니는 물건이 바로 우리 사회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가 무엇인지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가령 사람들은 종종 지갑, 열쇠, 빗을 휴대하고 다니는데, 이는 우리 사회가 금전거래, 재산(부동산), 외모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사실을 반영한다. 이러한 휴대 물품의 목록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시대와 장소에 따라 변한다. 가령 18세기 유럽에서는 신사들이 회중시계를 휴대하는 것이 새로운 유행으로 부상했는데, 이는 정확한 시간을 아는 것이 초기 산업사회의 기업가나 공장주들에게 대단히 중요했기 때문이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사람들의 필수 휴대 품목에는 휴대전화가 새로 추가됐다. 이는 오늘날의 ‘모바일 세상’이 항시적 접속 가능성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게 된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30여 년 전만 해도 휴대전화는 대단히 비싸고 상대적으로 보기 드문 물건이었지만, 이후 아주 짧은 기간 동안 엄청난 속도로 보급되어 오늘날에는 전 세계에서 개통된 휴대전화 수가 세계 인구보다 많을 정도로 보편화되었다. 그렇다면 휴대전화는 어떤 과정을 거쳐 이처럼 널리 쓰이는 물건이 되었을까?
오늘날 우리가 휴대전화라고 부르는 물건은 사실 하나의 기술이 아니라 여러 기술(전화, 액정, 카메라, 마이크로칩, 인터넷 등) 이 결합된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그중에서 전화 기능만 떼어내어 생각하더라도 그 역사는 여러 갈래로 추적할 수 있다. 이를 이해하려면 휴대전화를 영어로 뭐라고 부르는지를 한번 생각해보면 된다. 한국에서는 흔히 ‘핸드폰’이라는 말을 쓰지만, 사실 이 말은 영어권에서는 쓰이지 않는 ‘콩글리시’에 해당한다. 영어권에서는 무선전화(wireless phone) , 이동전화(mobile phone), 셀 방식 전화(cellular phone) 같은 표현들을 주로 쓰는데, 이 각각의 의미는 조금씩 다르고 시작된 시점도 다르다. 본문에서는 이러한 용어들이 가리키는 장치의 역사를 차근차근 따라가면서 오늘날 우리가 쓰는 휴대전화가 등장한 과정을 살펴보고 있다.


저자 소개

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후 동 대학원 과학사 및 과학철학 협동과정에서 미국 기술사로 석사학위를 받고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현재는 동국대학교와 서울대학교에서 강의하면서 번역과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원래 전공인 과학기 술사 외에 과학 논쟁, 대중의 과학이해, 약과 질병의 역사, 과학자들의 사회운동 등에 관심이 많으며, 최근에는 냉전 시기와 ’68 이후의 과학기술에 관심을 두고 공부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20세기 기술의 문화사』, 『야누스의 과학』, 『할리 우드 사이언스』, 『불확실한 시대의 과학 읽기』(공저)가 있고, 『미국 기술의 사회사』, 『현대 미국의 기원』, 『과학의 민중사』 (공역), 『냉전의 과학』(공역)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20세기 기술의 문화사』로 제37회 한국과학기술도서상 최우수저술 상을 받았다.

목차

서문. 낡은 기술이 새 기술이었을 때

1. 인쇄술, 지식 문화를 바꾸다
2. 산업혁명, 공장제의 출현과 노동의 변화
3. 제임스 와트, 증기기관과 국가적 영웅의 보수성
4. 철도, 운송혁명과 국민국가 건설에 이바지하다
5. 전신과 전화, 네트워크사회의 문을 열다
6. 토머스 에디슨, 천재 발명가의 성공과 실패
7. 테일러주의, 인간을 ‘시스템’의 일부로 만들다
8. 포드주의, 대량생산-소비 사회가 도래하다
9. 포스트포드주의, ‘노동의 인간화’를 꿈꾸다
10. 휴대전화, 모바일 세상의 필수 품목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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