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념과 절망을 넘어, 역전의 희망으로!
대한민국 인구 잔혹사를 끝낼 대전환의 설계도
주형환 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의 700일,
‘저출산 대응’에서 ‘생애 주기 전반을 지원하는 인구 전략’으로
인구구조와 저출생 경향에 관해서 ‘백약이 무효’라는 비관론이 우리 사회를 지배해왔다. 그도 그럴 것이 갖은 정책과 예산 투입이 효과를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주형환 전 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부임하던 2024년 2월의 상황은 절망적이었다. 합계출산율은 0.72명으로 역대 최저 수준이었고, 2025년 0.65명까지 추락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까지 나왔다. 인구 문제에 관한 한 국가 비상사태였다. 인구 위기는 단순히 ‘아이를 적게 낳는 문제’가 아니라, 노동력 감소로 인한 성장률 0%대 진입, 연금 및 의료 재정 적자 폭증(2050년 국민연금 200조 원대 적자 예상), 지방 소멸 위험 등 대한민국 시스템 전체가 붕괴되는 복합 위기이기 때문이다. 주형환 전 부위원장은 관행적인 대응을 멈추고 정책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뒤바꿨다.
주 전 부위원장은 저출생 반전을 위해 ‘일·돌봄·주거’라는 3대 핵심 정책 축의 대전환을 추진했다. 초고령사회 대응을 위해서는 ‘복지에서 산업’으로의 혁신을 추구하며 에이지테크와 치매머니에 주목했다. 특별히 단기 처방에서 벗어나 구조적 대응에 주력했다. 사교육비를 절감하고 인구의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고 포용적 이민정책을 도입하는 것이 그 골자였다.
이러한 입체적인 노력 가운데 대한민국의 인구 그래프는 반전의 희망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2024년 2월, 0.72명이던 합계출산율은 2024년 9년 만에 반등하여 0.75명을 기록했다. 이 상승 추세는 계속 이어져 2025년 합계출산율은 0.8명으로 2년 연속 상승했고, 2026년 상반기에는 0.9명으로, 한 해 0.87명도 기대해볼 수 있게 되었다. 2024년 6월 「저출생 추세 반전을 위한 대책」을 발표할 때 내세웠던 ‘2030년 1.0명’의 목표보다 큰 1.1명 대도 기대해볼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 지표는 대한민국의 인구 위기는 난공불락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힘을 합하면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었다.
무엇이 반전을 불러왔는가? 인구 문제를 극복하고 균형 잡힌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어떤 정책이 필요하며, 우리 사회 공동체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가? 주형환 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의 『인구정책 대전환 700일의 기록: 추락에서 반등으로』(21세기북스 발행)는 그가 고군분투하던 700일의 경험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인구 문제의 해법을 제안하며, 절망 속 새로운 희망을 제시한다.
◎ 본문 중에서
수많은 조율과 협의, 우여곡절을 거치며, 2024년 6월 19일 드디어 「저출생 추세 반전을 위한 대책」이 발표되었다. 이 대책은 과거 정책에 대한 분석과 반성, 해외 주요국의 사례를 바탕으로 저출생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을 선언하고, 초저출생 추세를 반전시켜 2030년까지 합계출산율 1.0명을 회복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저출생 추세 반전을 위한 대책」은 앞서 간단하게 언급한 대로, 저출생의 원인부터 직접적 원인과 구조적 원인으로 명확히 구분해서 분석했다. 저출생의 직접적 원인은 크게 첫째는 아이를 낳고 기르는 부담과 기회비용이 커진 것이며, 둘째는 생명과 가족, 공동체의 가치에 대한 인식이 달라진 때문이다.
(1부 저출생 추세 반전을 위한 대책_44쪽)
첫째, 신혼·출산·다자녀 가구에 대한 주택 공급 확대다. 민간분양 신혼부부 특별공급 물량 중 신생아 우선공급 비율을 20%에서 35%로 확대했고, 공공분양의 일반공급 물량의 50%를 활용해 신생아 우선공급을 신설했다. 수도권 그린벨트 해제 등으로 2만 호 수준의 신규택지를 추가 발굴하면서 연간 출생아 수 약 24만 명의 50% 수준인 연간 12만 호 이상의 공급기반을 마련했다. 둘째, 결혼·출산 가구에 대한 금융 지원을 강화했다. 결혼·출산 가구 등 실수요자는 디딤돌대출, 버팀목대출 등 정책대출 이용이 조금 더 수월하도록 신생아 특례 구입·전세자금 대출 소득요건을 1.3억 원에서 2억 원으로 완화했다.
(2부 적극적 주거 지원, 혼인과 출산율 회복의 핵심 조건_176쪽)
지역별 강점을 살린 맞춤형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중앙정부는 전국적인 정책 방향과 재정을 뒷받침하고, 지자체에 자율성을 부여해 지역 상황에 맞는 정책 집행을 유도해야 한다. 출산율 반등의 흐름을 더욱 확산시키기 위해, 지역 간 정책 격차를 줄이고 효과가 입증된 정책을 전국적으로 확대하는 역할도 중요하다. 지역 간 정책 불균형은 출산율에도 영향을 미친다. 실제 2019년 기준 전국 226개 시군구 중 출산 건수가 0인 곳이 71곳에 달했는데 이 중 57곳은 산부인과가 아예 없는 지역이었다. 의료, 보육 등 기본 인프라의 부재가 출산율 저하를 촉진하는 셈이다. 이에 인접 지역을 광역 단위로 묶어 생활권을 공유하는 접근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2부 지역의 힘, 출산율 반등의 열쇠_246쪽)
해외 인재가 더 쉽게 한국에 들어올 수 있도록 비자, 영주권 등 제도적 제한을 대폭 완화할 계획이다. 우수 인재의 경우 비자 심사 기간을 대폭 단축하고, 동반 입국 범위도 배우자와 자녀에 한정하지 않고 부모, 가사도우미까지 확대한다. 또한 일정 기간 거주하면 영주권과 국적 신청을 허용하고, 배우자의 자유로운 취업도 보장할 예정이다. 지금의 고용허가제는 저숙련 인력 중심으로 제한적으로 운영돼 다양한 분야의 인력 수요를 충족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은데, 이를 정책 대상 전환 방향에 맞게 보다 유연하고 포괄적으로 개편해 필요한 인력이 적재적소에 공급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4부 글로벌 인재 확보, 인구전략의 새로운 축_361쪽)
인구전담부처 신설은 생존의 문제다. 초저출생·초고령화는 경제와 노동, 지역 균형까지 연결된 종합 위기로 중앙과 지자체, 기업, 학계, 종교계 등 전 사회 주체의 협력이 요구된다. 복잡한 인구 문제이기 때문에 각 주체와의 조율과 조정 등을 통해 협력을 유도하고 가능한 모든 자원을 동원하기 위해 전담 조직은 필수다. 조직의 성공은 인사와 예산에서 나온다. 신설 인구부는 우수인재로 충원하고 저출생은 물론 고령화와 이민정책의 기획·조정·평가 권한과 관련 예산을 사전 심의하고 조정하여 재정 당국에 제출할 수 있는 예산 조정권을 가져야 한다. 또한, 통합적 정책을 지속 추진하기 위해 대통령이 직접 책임지는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5부 인구전담부처 신설, 선택 아닌 필수다_401~40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