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존재만으로 충분하다, 속삭이는 영혼의 탐구자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존재를 끝까지 사랑하는 용기라는 것을
삶과 글쓰기로 구현한 작가 루소. _이용철
◎ 도서 소개
냉정한 이성으로 세계를 혁신하려던 계몽주의 시대에
뜨거운 감성으로 전 유럽을 뒤흔든
가장 인간적인 작가이자 철학자
내 인생의 거장을 만나는 특별한 여행,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 마흔 번째 인물은 장자크 루소다. 냉철한 이성으로 세계를 혁신하려던 계몽주의 시대에 뜨거운 감성으로 전 유럽을 뒤흔든 가장 인간적인 철학자. 솔직하다 못해 치부까지 거침없이 공개한 《고백록》의 작가. 자기 아이들을 보육원에 보낸 비정한 아버지이자 위대한 교육서 《에밀》을 남긴 모순적 인간.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장자크 루소의 삶과 사상의 궤적을 들여다보자.
『클래식 클라우드 040 장자크 루소』는 1749년 초가을 어느 날, 프랑스 뱅센을 향해 걸어가는 37세 루소를 뒤따르며 시작한다. 파리 시내에서 뱅센까지는 약 8킬로미터. 걷기에는 다소 먼 거리지만 금전적 여유가 없던 루소는 이틀에 한 번꼴로 걸어 다녔다. 뱅센 성에 투옥된 친구 디드로를 만나러 가는 길이 기쁘기만 한 건 아니었다. 루소의 발걸음은 무거웠다. 희망의 빛이 보이지 않는 사회에서 밑바닥을 전전하다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어두운 예감에 휩싸였다. 루소는 피곤한 걸음을 늦추기 위해 〈메르퀴르 드 프랑스〉 잡지를 뒤적이며 걷다가 디종 아카데미의 현상 논문 제목에 시선이 꽂혔다.
‘학문과 예술의 진보는 도덕을 타락시키는 데 기여했는가 혹은 순화시키는 데 기여했는가?’ 이 제목은 루소에게 잠재된 에너지를 일시에 폭발시켰다. 루소가 훗날 이 순간을 “다른 세계를 보았고 다른 사람이 되었다”라고 회상할 만큼 인생의 전환점이었다. 『클래식 클라우드 040 장자크 루소』는 루소의 사유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제네바, 파리, 베네치아, 몽모랑시, 모티에, 에름농빌 성으로 발길을 옮기며 마침내 자기 내면의 자유를 찾아가는 여정을 담았다.
불평등과 경쟁에 신음하는 현대인에게
루소가 전하는 해방의 메시지
당신은 정말 자유롭고 행복한가?
언제든 바로 알 수 있는 SNS, 더 빠르게 더 많이 결과물을 내놓는 도구 AI.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문명을 더 많이 누린다.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 자유로운가? 장자크 루소는 이미 300년 전에 꿰뚫어 보았다. 문명과 경쟁이 인간을 어떻게 자기 자신에게서 소외시키는지를 말이다.
“인간은 자유롭게 태어났으나 어디서나 사슬에 묶여 있다” _장자크 루소
국내 대표적 루소 연구자 이용철 교수가 독자에게 건네는 질문도 같다. “당신은 정말 자유롭고 행복한가?” 이는 루소의 삶과 대표작을 오래 연구한 저자 이용철 교수가 찾아낸 루소에게 관통하는 하나의 물음이다. 루소에게 불행의 뿌리는 가난 그 자체가 아니라, 타인의 시선에 비친 겉모습에 매달리는 ‘이기심’과 비교가 만들어 낸 ‘불평등’이었다. 루소가 정의한 진정한 자유는 이러하다.
“나는 인간의 자유가 자기가 원하는 것을 하는 데 있다고 결코 믿지 않는다.
오히려 자유란 자기가 원하지 않는 것을 결코 하지 않는 데 있다” _장자크 루소
저자는 루소의 사상을 박제된 고전이 아닌 오늘날에도 유효한 개념으로 전한다. 자기 존재만으로 충분하다고 느끼는 ‘존재의 감정’, 비교를 멈추고 자기 자신으로 돌아가는 용기, 그리고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의 자유까지―루소의 사유는 개인의 위로에 그치지 않고 더 정의로운 사회에 대한 상상으로 확장된다. 결함투성이였던 루소의 삶조차 “싫든 좋든” 우리의 모습을 비추는 거울이 된다.
『클래식 클라우드 040 장자크 루소』는 루소를 처음 만나는 20~40대 독자를 위한 인문 교양서다. 어려운 원전 대신 한 인간의 드라마와 사상을 유려하게 엮어 내었다. 자유와 행복의 의미를 다시 묻고 싶은 모든 이에게 이 책을 건넨다.
◎ 본문 속으로
사랑을 실제로 경험하기 전, 사람들은 소설이나 영화의 주인공들이 나누는 사랑을 보면서 언젠가 자신에게도 그런 사랑이 찾아오리라 꿈꾼다. 실제로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면서 사랑의 대상이 자신이 그리던 이상적 존재라고 믿지만, 관계가 지속되거나 결혼 생활로 이어지면 그 믿음은 대개 무너진다. 그럼에도 사랑하던 대상에 대한 환멸은 사랑 자체에 대한 환멸로 이르는 경우는 거의 없고, 사람들은 또 다른 사랑의 대상을 꿈꾼다. 그러나 루소는 사랑의 모든 것이 결국 환상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한다. 사랑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상대방을 이상화하는 상상력이 필수적이지만, 현실의 대상을 통해 사랑의 욕망이 충족될수록 상상력은 약화된다. 그래서 루소는 『신엘로이즈』에서 “사람은 획득하는 것보다 희망하는 것을 더 즐기며, 행복하기 전에만 행복하다”라고 말한다.
_38쪽
루소는 인간의 지적 능력이 태어날 때부터 평등하다고 보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개인들의 지적인 차이 혹은 재능의 차이가 사회적이거나 정치적인 불평등으로 귀결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인간의 정치적 평등은 타고난 능력의 평등이 아니라 인간이 자유롭게 태어났다는 사실로부터 나온다.
_77쪽
여러 차례의 세계사적 혁명과 전쟁을 거친 오늘날에도 루소가 고발했던 불평등, “어린아이가 노인에게 명령하고, 바보가 현명한 사람을 이끌며, 굶주린 다수에게는 필요한 최소한의 것마저 없는데 한 줌도 안 되는 사람들에게는 사치품이 넘쳐나는” 극심한 불평등은 여전히 근본적으로 해소되지 않았다. 바로 그렇기에 『불평등 기원론』은 인류에게 자유와 평등의 이상을 호소하는 저작으로서 여전히 소중한 정치철학의 고전으로 남아있다.
_112쪽
루소는 인류애와 애국심 중 무엇을 우선해야 하는가의 문제를 최종적으로 해결하지는 못했지만, 양자 사이의 건강한 긴장 관계를 유지함으로써 인류애가 추상적인 개념으로만 남거나 애국심이 편협한 국수주의로 변질되는 것을 방지하려고 노력했다. 이러한 긴장 관계는 시민 개인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공동체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_162쪽
예전에 루소가 지적으로 탐구하던 자연, 행복, 자유 등의 철학적 개념은 자연의 풍경과 추억 속에서 서정적인 마력의 힘을 갖고 나타나면서, 그의 평화로운 내면과 하나가 된다. 세상에 떠돌던 소문은 점차 잠잠해지고, 대상들의 형태와 색깔은 희미해지고, 루소는 더욱 깊이 몽상 속으로 침잠한다. 이렇게 해서「다섯 번째 몽상」의 유명한 문장들이 탄생했다.
_221~22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