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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의 말들>을 읽다가 관심이가서 찾아본 소설. 충청도 깡시골, 어미가 똥통에서 낳은 아이라고 ‘똥예‘라는 이름을 갖고 자라는 순박한 시골 여자아이의 이야기다. 종이책 70페이지 정도밖에 안되는 분량의 희곡인데, 불행한 똥예의 삶을 따라가다보면 숨이 턱턱 막히는 답답함이 그대로 전해오기 충분하다. 찾아본 전자책은 원작은 아나고 시나리오 작가 이상현이 촬영용으로 각색해서 만든 것인듯. 실제로 드라마가 있는지 찾아봐야겠다. 책의 초반에 시놉시스, 시퀸스, 스크립트 등 관련용어 설명부분이 들어있고, 읽으면서 인물들의 심리와 장면묘사를 어떤 방식으로 표현하는지 구현될 장면을 상상하며 읽으니 색다른 재미도 있었다. 분례기 - 시나리오: 이상현 - 원작: 방영웅 - 제작: (주)태창영화 - 감독: 유현목 - 개봉: 1971.05.06 - 장르: 드라마 똥예와는 달리 겁탈당한 후 목매달아죽은 봉선의 환영, 예전 기억도 하나없이 정신줄 놓고 보따리 하나만 목숨처럼 챙기며 돌아다니는 미친 여자 옥화, 용팔이가 불던 피리, 그라고 똥예 주변을 맴도는 샌드위치맨 콩조지라는 알쏭달쏭한 인물이 씬 스틸러로 역할을 톡톡히 한다. 이 모든 것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멋지게 결말을 만들어내는 과정이 놀랍다. 마지막에 남편이 참혹하게 죽는 모습을 보고 미쳐서 피리를 꽁꽁 싸맨 보따리를 들고 방황하는 똥례의 모습과 옥화의 모습을 묘하게 겹쳐보이게 구성한 장면은 너무나 놀랍다.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로 진행되는 소설이라 유명한 충청도 억양의 배우들 목소라가 저절로 음성지원 돠는 듯한 착각이 들어서 너무 재미있었다. 충청도 사투리, 너무 정겹다. _______ 용팔 여자는 정조를 잘 지켜야 하는 거지만 말여, 봉순인 바보여! 똥예 아니, 지금 뭐라구 했슈? 잉? 용팔 ……. 똥예 그, 그럼 왜 날 버려놨슈? 잉? 다시 작대기를 쳐든다. 용팔 작년 봄에 피었던 꽃이 올 봄에두 또 폈잖어. 그러니께 죽는 사람은 바보등신이여. 중얼거리면서 솔가리를 따라 자리를 옮겨간다. 똥예는 또 언젠가처럼 용팔의 그 말이 이상하게 콕 쑤셔와서 그만 맥이 탁 풀린다. 용팔이 안 보이자 벌떡 나자빠지며 풀잎을 지근지근 씹다가 다시 발딱 일어난다. 똥예 왜 나만 죽는다? 나두 악착같이 살아볼 것이여. 코를 횅 풀더니 갈퀴를 집어 들고 용팔이가 해놓은 나무더미를 홱홱 부대에 긁어 넣는다. 분례기 | 이상현 저 #분례기 #이상현 #오늘부터출판사 #독서 #충청도사투리 #독서 #책읽기 #북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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