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서는 구약성경이라는 산맥 위에 솟아 있는 계시의 영봉이다. 산 아래(1-6장)는 성도들의 화려한 영적 분투와 승리를 보여주는 영적 풍광이며, 산 위(7-12장)는 악마적 세력과 혈투를 벌이는 성도들의 죽음과 부활을 보여주는 영적 고지다. 다니엘서는 하나님의 철저한 세계 통치를 믿으며, 아무리 세속적인 사회라 할지라도 하나님의 간섭과 통치를 벗어난 세속사회란 있을 수 없다고 말한다. 다니엘서는 온 세계, 세계 만민을 통치하시는 하나님의 왕권을 찬양한다. 따라서 성도들은 바벨론 제국이나 페르시아 제국 같은 힘과 패권적·타인지배적 삶의 방식에 굴복하지 말고, 도래하는 하나님 나라를 향해 전향하도록 격려받는다.
이 강해서는 도래하는 하나님 나라의 관점에서 다니엘서 전체를 강해한다. 성도들은 하나님의 세계 통치의 흔적이 사라진 시대에, 홀로 세상에 던져졌다는 외로움 속에서 기회주의적인 삶을 살아가기 쉽다. 이런 기회주의적인 사람들은 하나님에 대한 지조와 절개를 지키기보다는 현재 세상을 지배하는 것처럼 보이는 거짓 주(主)들의 유혹과 위협에 투항함으로 하나님 나라의 미래에 참여할 기회를 잃게 된다. 의인의 회중에 들지 못하는 바람에 날리는 겨가 되어 버린다. 기회주의적이고 세속적인 사람들에게는 하나님의 명령이 들리지 않는다. 그들은 하나님 나라의 영토에 거주하지 않기에 하나님의 칙령이 전혀 들리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다니엘과 그의 친구들처럼 하나님의 자녀로 살아가기 위해 온갖 위험과 불편을 감내하는 사람들에게는 언제든지 하나님의 명령과 위로, 약속과 호소가 들린다. 악의 위협과 유혹 앞에서도 하나님의 참 자녀들은 신비롭고 놀라운 방식으로 하나님의 위로를 듣고, “내 백성아 바벨론에서 나오라”고 호소하시는 하나님의 명령을 들을 수 있다. 다니엘서는 그런 점에서 독자들 스스로 자신들이 하나님 나라의 영토에 거주하는 하나님의 참 백성인지, 세상에 던져진 배교자인지를 검증할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이 강해서와 함께 다니엘서를 읽는 동안, 가슴이 뜨거워지고 눈이 밝아지며 하나님 나라의 영토로 돌아가려는 회개의 열정이 용솟음치는 사람들, 그들은 하나님의 참 자녀이며 다니엘서의 주인공들이다. 독자들은 이 책을 다 읽고 덮을 때 순교적 신앙의 위력과 그것의 종국인 부활의 소망으로 기뻐하게 될 것이다.
'하나님 나라 신학 강해 시리즈' 소개
“하나님 나라 신학”으로 성경을 읽는다는 것은 하나님을 향한 감미로운 순종과 자기희생적 이웃 사랑을 통해 하나님의 다스림을 인생과 역사 속에 구현하신 예수 그리스도처럼 성경을 읽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은 공평과 정의를 이 땅에 실현하시려는 하나님 아버지의 목적과 의도에 자신을 결박하는 성경 읽기이며, 성경과 기독교 복음이 단지 교회와 그리스도인들만을 위한 선물이 아니라 온 누리의 만민을 위한 선물임을 강조하는 성경 읽기이며, 기독교 신앙의 공공성과 역사성을 부각시키고자 하는 성경 읽기다. 성경에서 영혼 구원의 원리만을 찾는 것이 아니라, 이 땅에서 벌어지는 정치·경제·국제관계 등의 공적 영역 속에 실현되어야 할 보편적인 성경적 진리와 가치를 찾아내어 그것을 뿌리내리게 하고 실현시키려는 성경 읽기다.
“하나님 나라”를 온몸으로 구현하고 선포하신 예수 그리스도처럼 성경을 읽는 독자는, 자신의 삶과 시대 가운데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풍성한 다스리심을 맛보게 될 것이다. 그는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제자의 삶이 얼마나 복된 은혜인지를 깊게 깨달아 그 길을 따라 걷게 될 것이며, 지금 이 땅의 현실과 역사 속에 건설되고 있고 마지막 날에 마침내 완성될 하나님 나라 잔치에 참여하는 기쁨을 누리게 될 것이다.
서울대학교에서 영어영문학을, 장로회신학대학원에서 신학을 공부하고, 미국 프린스턴신학대학원에서 성서신학 석사 및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박사 논문은 이사야서를 주제로 썼다. 2001년 귀국하여 두레교회 부목사로 1년 반 동안 사역했고, 2002년 12월 일산두레교회를 개척해 4년간 목회했다. 지금은 숭실대학교 교목실장 겸 기독교학과 교수, 서울 가향교회 신학지도목사로 섬기고 있다. 저서로 《대한기독교서회 100주년 기념 성서주석 이사야 I》를 비롯해 《김회권 목사의 청년설교 1, 2, 3》, 《하나님나라 신학으로 읽는 모세오경》(단권수정증보판), 《하나님나라 신학으로 읽는 사도행전 1, 2》, 《하나님나라 신학으로 읽는 여호수아·사사기·룻기》, 《하나님나라 신학으로 읽는 사무엘상, 사무엘하》, 《하나님나라 신학으로 읽는 다니엘서》 외 다수가 있고, 역서로 현대성서주석 시리즈 중 《신명기》, 《열왕기 상·하》, 《아가》, 《예레미야》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