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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헬스케어의 미래를 바라보며
전 세계 최대 산업은 의료산업이다.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의 20배, 조선산업의 60배가 넘는 규모이다. 6조 달러가 넘는 전 세계 최대 산업이 노령화와 웰빙 수요의 확대로 더욱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미래 성장동력으로서 한국 의료산업의 경쟁전략을 검토해 보자.
이제 눈을 돌려 의료산업을 다시 한번 원론적으로 바라보자. 전 세계 최대 산업인 의료산업은 그중 5%가 각각 의료기기와 의료소모품 시장으로 구성된다. 이 시장만 해도 각각 3천억 달러의 시장이다. 반도체산업 규모가 된다. 조선산업의 3배이다. 그보다 3배 큰 시장이 의약품 시장이다. 1조 달러 규모의 의약품 시장은 자동차 산업 다음으로 큰 거대 산업이다. 그런데 그 나머지 75%에 달하는 의료서비스 산업은 의용기사, 간호사, 의사와 같은 전문가들의 서비스 영역이다.
이제 의료산업은 병원에서 개인으로 이동하고 있다. 진단, 치료, 관리라는 의료의 3대 영역 중에서 진단과 치료는 병원의 영역이다. 그러나 지속적인 관리는 병원이 담당하기에는 경제적으로나 환자 편의상으로나 한계가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연결의료connected healthcare라는 원격의료를 포함하는 연결 의료인 U-헬스U-health의 개념이다. 2000년 초반만 해도 한국이 전 세계 최다 특허 보유국이었고 U-헬스라는 용어도 한국에서 만들어졌으나, 정부의 규제로 인하여 세계를 선도할 기회를 놓친 분야다. 2002년 한국에서 개발된 당뇨폰은 미국의 웰닥Welldoc을 10년 이상 앞선 획기적인 기술이었으나 규제로 인하여 사업을 접은 대표적 사례이다. 이후 국가 차원의 시범사업들이 대기업을 중심으로 추진되었으나, 결과적으로 호환성과 규제의 한계로 아직도 사업의 본 궤도 진입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연결의료에 이어 지능의료가 등장하고 있다. 원격의료가 연결의 개념이라면, 여기에 인공지능이 결합된 것이 지능의료이다. IBM의 왓슨Watson은 2011년 미국 최대의 퀴즈쇼인 제퍼디 우승 이후 성능이 획기적으로 증대되어 이제 왓슨 클라우드 헬스케어 서비스를 시작하고 있다. 왓슨을 이용한 M. D. 앤더슨의 암 진단 정확도는 통상적인 의료기관을 넘어서며,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제 디지털 헬스케어는 ① 센서를 이용한 측정, ② 인터넷을 통한 연결 단계를 거쳐 ③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한 지능화 단계에 돌입했다. 이는 생명의 진화와 같다. 오감과 신경망을 거쳐 뇌의 지능을 갖추어 가는 것이다. 복잡한 진단을 최소한의 오류로 진행이 가능한 수준이다. 문제는 규제일 뿐이다. 딥 헬스의 시대가 오고 있다.
이제 서로 다른 두 개의 세계가 만나 새로운 O2OOnline to offline 세계를 열어 가고 있다. 물질Atom로 구성된 오프라인의 세계는 소유가 원칙이고 자원이 제약된 80 : 20의 파레토 법칙이 지배한다. 정보Bit로 구성된 온라인 세계는 공유가 원칙이고 무한대로 관계가 확장되는 롱테일Long tail의 법칙이 지배한다. PC 기반의 유선 네트워크 시대에는 서로 분리되었던 오프라인과 온라인 세계가 모바일 기반의 무선 네트워크 시대에서 만나기 시작했고, 이제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 ; IoT과 생체인터넷Internet of Body ; IoB의 등장으로 두 세계는 융합되기 시작한 것이다.
두 세계 충돌의 혼돈 속에서 새로운 디지털 헬스케어가 탄생하고 있다. 혼돈은 항상 생명 탄생의 근원이 된다. 나는 O2O 혁명을 ?오프라인 세계와 1 : 1 대응이 되는 평행 우주인 온라인 평행 모델을 통하여 오프라인이 최적화된다?는 것으로 정의하고자 한다. 내비게이터의 경우, 실제 도로와 온라인 지도가 대응되고, 실제 차량 위치와 온라인 차량 위치정보가 대응되고 있다. 이러한 평행 모델상의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통하여 내비게이터는 안 가본 길을 맞추어 주고 최적의 시간을 예측해 주고 있다. 즉 평행 우주인 온라인 대응 모델을 이용해 오프라인 실제 세계를 예측과 맞춤이라는 가치 제공을 통하여 최적화하는 것이다. 그 결과 시간 절약, 에너지 절약, 도로 투자비용 절약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이러한 교통 최적화는 수학적으로 병원 최적화와 동일하다. 적절한 평행 모델만 구축하면 모든 분야의 O2O 최적화가 가능해질 것이다. 그런데 왜 이제야 O2O 혁명이 본격적으로 등장하는가? 그 답은 O2O 평행 모델의 구축비용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사물인터넷IoT, 생체인터넷IOB, 위치정보 시스템Location-based service ; LBS 기술 등은 데이터 수집비용을 급격하게 감소시켰다. 데이터 저장비용과 처리속도는 30년 사이에 각각 1억 배와 100만 배가 향상되었다.
이제 O2O 미래 병원을 예측해 보자. 우선 O2O 평행 모델을 구축하는 단계가 필요하다. 오프라인 세계의 3대 요소는 시간天, 공간地, 인간人이다. 공간을 대응하는 기술인 사물인터넷과 위치기술LBS은 비콘Beacon 등 실내 측위와 근거리 무선통신 등의 센서들이 대응하게 된다. 인간을 대응하는 기술인 생체인터넷과 관계정보는 트래커와 스마트 워치가 담당할 수 있다. 온라인상의 클라우드에 저장된 빅데이터는 인공지능의 도움으로 대시보드와 개인용 스마트 기기와 연계된다.
바이오 테크놀로지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들을 담은 이 책이 한국의 미래 산업에 대한 고찰이 필요한 적절한 시점에 출간되었다는 점에서 기쁘게 생각한다. 한국의 미래는 미래를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어야 제대로 디자인될 것이다.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카이스트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 이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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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헬스케어 트렌드 발간에 부쳐
건강한 삶은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이다. 건강을 돌보는 헬스케어는 제약, 의료기기, 의료서비스 등 전통적인 유형에서 바이오 등 첨단기술을 바탕으로 새로운 영역으로 발전하고 있다. 질병의 치료cure를 넘어 건강의 관리care를 통해 우리의 건강에 대한 욕구가 충족되는 시대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바이오헬스케어?는 미래 성장동력이 될 신산업이기도 하다. 때문에 산업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바탕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한 통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새로운 산업은 선도자의 모델이 정립되지 않았기에 추격하기보다는 선도해 나가야 할 분야이다. 바이오헬스케어는 우리나라가 그간 성공을 거두었던 빠른 추격자Fast follower 전략을 펼치기에 적합한 분야가 아니다. 특허로 무장한 제약산업이나 알고리즘과 데이터 확보가 중요한 인공지능 등이 그렇다. 특히 정보 신기술기반 헬스케어의 경우 미국이나 유럽 선진국에서도 아직 뚜렷한 모델이 나타나지 않았다. 각국의 여건과 정부 정책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적용이 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선진 모델을 따라 하기에는 아직 나온 것이 없고, 나온 뒤에 따라가면 늦다.
급속도로 발전한 정보통신기술과 바이오기술이 융합된 헬스케어 분야는 혁신을 거듭할 것이며 앞으로 10년 안에 전 세계의 경제사회 판도를 뒤집을 것이다. 이러한 시점에 이 책은 바이오헬스케어의 내용과 혁신, 산업 주체의 역할과 그 변화, 이를 둘러싼 정부 정책에 대한 통찰을 적절히 담아내고 있다.
이러한 작업을 해낸 저자들의 노력에 큰 박수를 보낸다. 더 나아가 이러한 노력이 바이오헬스케어 산업의 발전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점을 기쁘게 생각한다. 이 책을 헬스케어 분야의 혁신 트렌드와 변화에 동참하고자 하는 모든 분들에게 강력히 추천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