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색 음식 속에 숨어 있는 과학
음식은 크게 다섯 가지 색 -빨강, 하양, 검정, 녹색, 노랑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색깔에 따라 우리의 오장에 작용하는 바가 각각 다르다. 붉은색은 심장, 흰색은 폐, 검정색은 신장, 녹색은 간장, 노란색은 위장에 작용한다고 한다.
대표적인 붉은색 식품으로 꼽을 수 있는 토마토는 혈액을 맑고 깨끗하게 만든다. 그래서 심장에 생기는 병을 예방할 수 있으며 항암 식품으로도 각광받는다. 붉게 잘 익은 토마토는 고혈압이나 동맥경화증 등에 좋은 비타민 P가 많이 들어 있어 심장병 환자들에게 가장 많이 권하는 음식이다. 또한 대추, 오미자, 구기자 등의 붉은색 식품도 심장과 혈관에 힘을 불어넣어 주어 혈관계 질환을 치유하는 작용을 한다고 한방에서 말한다. 민간요법에서도 심장이 약한 사람을 위해 대나무잎에 대추 한 줌을 넣어 달여서 장기간 복용시켰다고 한다.
흰색 식품은 폐와 기관지에 작용한다. 아이가 심하게 기침을 하고 감기가 잘 떨어지지 않을 때 도라지를 먹이면 좋다. 도라지 속에 들어 있는 ‘사포닌’이라는 성분이 진해거담 작용을 하는 것이다. 도라지는 성질이 따뜻하면서 독이 없고, 폐를 맑게 해주며 기관지에 좋다. 또한 가슴이 답답한 증세를 풀어준다고 한다. 민간요법에서도 역시 흰색 식품인 배즙이나 무즙을 기침을 멎게 하기 위해 먹이는데 실제로 효험을 봤다는 경우가 많다.
녹색 식품, 즉 녹색식물의 엽록소는 간장과 쓸개에 작용한다. 간장의 피로를 풀어주는 기능을 하면서 쓸개와 위장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위산과다증, 위궤양에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시금치나 파슬리, 쑥, 양배추 등으로 만든 녹즙은 간의 피로를 풀어주고 몸에 활력을 주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챙겨 먹는 음식이 된 지 오래다. 엽록소는 인체의 조직 구석구석에 작용하여 피로를 풀어주며, 체세포의 기능을 강화하여 질병에 대한 자연치유력을 높이는 만큼 늘 가까이 두고 상용해야 한다. 피부를 맑게 해주는 것은 물론이다.
노란색 식품은 특히 위장병 환자에게 좋다. 노란색 토종닭은 소화 기능이 약한 사람들에게 좋으며, 호박죽이나 노란 벌꿀은 소화 기능을 개선시켜 만성 위장병 환자에게 효과적이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검정색 식품은 한방에서 신장과 관계 있는 음식으로 통한다. 검정콩과 오골계는 특히 신장 기능에 크게 기여하는 식품이다. 검정색 닭인 오골계는 살이나 내장은 물론 뼈까지도 검정색으로 그 고기 맛이 순하고 담백하다. 오골계는 검정색 식품의 주요 기능처인 신장뿐 아니라 간장도 튼튼하게 만들어주는 작용을 한다. 이는 보통 닭이 오행의 법칙에 따라 분류했을 때 목木에 해당되는 반면, 오골계는 수목水木의 성질을 지녔기 때문이라고 한다. 남자에게는 암탉, 여자에게는 수탉이 좋다고 한다.
검정콩은 몸속의 독을 없애는 작용을 하면서 남성들의 정력에도 좋다고 전해진다. 검정콩 메주와 검정깨를 섞어 꾸준히 복용하면 특별한 신체 기관의 이상이 없는 성기능 장애에 효험이 있다고 한다. 또 흑염소나 숙지황 등은 신장과 방광, 생식기에 활력을 준다.
인간이 가장 처음 접하는 먹을거리, 모유의 과학
인간이 태어나 처음 입으로 넘기는 음식이 바로 모유이다. 출산 후 4~10일 동안 분비되는 모유는 초유라 하는데, 아기에게 꼭 필요한 영양성분 및 면역성분들이 함유되어 있다. 성장 인자, 알레르기 방지 성분, 면역 성분 그리고 우리 몸에 각종 바이러스에 대항하여 싸우고 상처를 치료해주는 ‘T-cell’이라는 세포의 생산을 촉진시키는 성분도 이 초유 속에 들어 있다. 초유는 ‘세상’이라는 각종 바이러스가 들끓는 전쟁터에 나설 때 꼭 챙겨야 할 중요한 무기와 같은 것이다. 그러니 태어난 직후 초유를 챙겨 먹을 수 있었던 아기들은 인생 최고의 먹을거리를 챙겨 먹은 행운아인 셈이다.
모유는 엄마의 몸에 항상 무균 상태로 신선하게 준비되어 있다. 게다가 엄마의 건강이 보장된다면 그야말로 ‘값싸게’ 공급받을 수 있는 최상의 영양원이다. 모유가 더욱 값진 이유는 아기를 위해 적절히 변신하여 영양성분을 바꾸어, 늘 똑같은 성분이 아니라 아기의 필요에 따라 성분이 달라지는 ‘열린 먹거리’라는 점 때문이다. 미숙아를 낳은 여성의 모유에는 고단백질 성분이 많아 성장이 모자란 아기에게 집중적으로 영양을 공급한다. 아기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엄마의 몸은 계산하고 있는 것이다. 또 아기가 성장해갈수록 자연스레 더 많은 열량을 필요하게 되는데 이때 모유의 열량도 함께 높아진다. 마치 엄마의 몸에 아기를 위한 칼로리 계산기가 부착된 것처럼 아기와 모유가 함께 성장하는 것이다. 이처럼 인간이 음식 섭취를 통해 얻고자 하는 건강과 행복의 메시지가 이미 어머니의 몸을 통해 계획되어 있었음은 참으로 신기하기까지 하다.
이외에도 저자는 해탈의 지혜가 담겨 있는 사찰음식, 사랑을 부르는 음식이라 여겨지는 것들, 생명연장에 대한 인간의 꿈을 담고 있는 장수식품 등에 숨어 있는 흥미로운 과학에 대해 설명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