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라는 던전 속에서 진정한 나를 찾는 힐링 판타지
미움받을 용기, 행복할 용기, 훌쩍 떠날 용기, 버텨 낼 용기 등등 우리는 살면서 다양한 용기가 필요하다. 그리고 사춘기라는 던전을 헤매는 청소년들도 마찬가지다. 학업, 학교생활, 우정, 가족, 진로 등 완수해야 할 미션은 많은데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도 모르겠고, 때때로 예상치 못한 장애물을 만나기도 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성적에 매몰된 쳇바퀴 같은 일상, 무한 경쟁, 실패를 꾸짖고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우리 청소년들은 용기와 자존감을 잃은 채 더욱 소극적으로 변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청소년들의 내면 어딘가에는 분명히 커다란 가능성과 잠재력, 용기가 숨어 있다. 다만 그 사실을 깨닫기가 어렵고, 스스로 끄집어내는 법을 모를 뿐이다.
청소년소설 『겁 많은 사람도 용사가 될 수 있는 일곱 가지 가르침』은 독자들의 자신감을 키워 주고 진정한 나를 찾게 도와주는 성장소설이자 힐링 판타지이다. 이 작품은 파란색 머리칼을 가지고 태어나 남들과 다른 외모 때문에 스스로를 ‘괴물’이라 부르는 ‘소심남’ 키라와 어깨 부상 때문에 야구선수 생명에 최대 위기가 닥친 ‘훈남’ 리쿠가 일곱 개의 ‘스톤’을 모아 세상을 구할 용사로 거듭나는 모험을 흥미진진하게 그렸다.
이 작품은 장대한 세계관과 치밀한 심리 묘사가 돋보인다. 또한 독자로 하여금 그저 읽고 즐기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스스로 용기를 북돋울 수 있는 일곱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청소년 독자들은 이 책을 읽고 나면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될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이를 뛰어넘어 한층 더 성숙해질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게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은 달라지고 싶지만 겁이 나서 주저하는 이 시대의 청소년들을 위한 일종의 ‘용사 매뉴얼’이라고 할 수 있다.
애니메이션 + 라이트노벨 + 롤플레잉 게임
문학적 재미와 장르적 쾌감이 가득한 청소년소설
파란색 머리칼을 가지고 태어난 소년 키라는 머리색이 불길하다는 이유로 아빠로부터 버림받고 엄마와 단둘이 어렵게 살고 있다. 주위의 냉대와 반 친구들의 따돌림 속에서 스스로 자책하며 외로운 일상을 보내던 어느 날, 우연히 동네 뒷산에 소원을 들어주는 성궤가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같은 반 친구이자 야구팀 에이스인 ‘엄친아’ 리쿠와 함께 정체 모를 신비한 세계로 떨어지게 된다.
둘은 그곳에서 사투리가 심하고 장난을 좋아하는 개구리 인간 ‘라오시’를 만난다. 성궤는 용사만이 열 수 있으며 용사가 되기 위해서는 일곱 개의 ‘스톤’을 모아야 한다는 조언을 들은 키라와 리쿠는 각자의 소원을 이루기 위해 성궤를 찾아 여정을 떠난다. 하지만 용사가 되는 길이 그렇게 호락호락할 리 없다. 둘의 앞길을 낭떠러지 함정과 험난한 산길이 가로막는가 하면, 성궤의 힘으로 세상을 지배하려는 절대악 타마스와 그가 이끄는 도마뱀 인간 군대로부터 절체절명의 위협을 받기도 한다. 또한 서로의 우정을 확신하지 못해 질투하고 의심하며 사이가 틀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키라와 리쿠는 이 모든 시련과 난관들을 하나씩 해결해 나가면서 성장해 나가고, 드디어 화염을 내뿜는 사나운 용을 물리치고 용사의 자격을 증명해야 하는 최종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
『겁 많은 사람도 용사가 될 수 있는 일곱 가지 가르침』은 일본 최고의 드라마 작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오우키 시즈카의 첫 청소년소설이다. 이 작품은 저자의 명성에 걸맞게 애니메이션이나 라이트노벨을 보는 것처럼 속도감 있는 전개와 등장인물들의 생생한 대사가 매력적이고, 마치 롤플레잉 게임(RPG)을 하는 것처럼 흡입력 또한 대단하다. 자칫 식상하게 느껴질 수 있는 판타지 공식에 다양한 복선과 반전을 활용하여 장르적 재미를 부각시켰다. 여기에 성장기 소년의 불완전한 모습, 자기 소원만을 중시하는 인간성의 적나라함, 갖은 위기를 극복하면서 조금씩 변해 가는 주인공들의 심리를 탁월하게 묘사하여 문학적 섬세함까지 더했다. 평범한 일상에 지친 청소년 그리고 그들의 일상을 이야기하는 숱한 청소년소설에 물린 독자들이라면 이 작품을 꼭 읽어 보자. 잃어버렸던 독서의 즐거움을 다시 만끽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