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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 상세페이지

작품 소개

<뼈> “시는 기억에 처박혀 살고, 기억은 뼈에 처박혀 산다.”

고통은 삶의 조건이 아니다. 삶의 방식, 삶이 스스로 가는 길이다.
“이해하려면 이십 년이 걸리고 간이 망가지는 것들”을 나눠준 그녀에게
감사한다. 너무 아름다워서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
_정희진(『미투의 정치학』 편저자)

자신의 뼈를 직접 본 적 있는 사람은 알고 있다.
어떤 고통과 어떤 공포가 그 순간에 엄습하는지.
이르사 데일리워드 곁에 나는 마침내 서 있기로 한다.
부디 더 많은 친구들이 이 곁에 모이기를. _임솔아(시인, 소설가)

“모든 흑인 소녀들이 고마워할 단 하나의 시집”이라는 평과 함께 전 세계에 센세이션을 일으킨 바로 그 책. 인스타그램 시인으로서 새로운 문학 장르를 주도하며 직관적이고 감각적인 문장으로 자신만의 명성을 쌓아가고 있는 이르사 데일리워드의 데뷔 시집이다. 흑인-여성으로서의 삶, 싱글맘 어머니, 성정체성에 대한 고민, 우울증과 성폭력 경험, 성폭력 이후의 피해자의 내면세계와 가해자를 포함한 주변의 2차 가해를 담담하면서도 섬세한 묘사로 풀어냈다. 시인은 이런 경험들이 자신의 ‘뼈’에 새겨질 만큼 고통스럽고 후유증이 깊지만 이 기억들을 시로 승화시키고 나눔으로써, 더욱 건강한 방식으로 다시 살아갈 수 있다고 믿는다.


출판사 서평

“시는 기억에 처박혀 살고, 기억은 뼈에 처박혀 산다.”

고통은 삶의 조건이 아니다. 삶의 방식, 삶이 스스로 가는 길이다.
“이해하려면 이십 년이 걸리고 간이 망가지는 것들”을 나눠준 그녀에게
감사한다. 너무 아름다워서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 _정희진(『미투의 정치학』 편저자)

자신의 뼈를 직접 본 적 있는 사람은 알고 있다.
어떤 고통과 어떤 공포가 그 순간에 엄습하는지.
이르사 데일리워드 곁에 나는 마침내 서 있기로 한다.
부디 더 많은 친구들이 이 곁에 모이기를. _임솔아(시인, 소설가)


피멍이 시를 주고
첫날들이 시를 주고
경고가 시를 주고
응급상황이 시를 주고
뼈가, 뼈가 시를 줄 수밖에 없음을


“울지 마.
좀 있으면 너도 좋아할걸”이라고 말한
‘하나’로부터.

그리고 일이 벌어진 후 고맙다고 말하며
네 얼굴을 쳐다보지 못하던 ‘둘’.

너의 아침식사 비용과
집까지 가는 택시비와
어머니의 집세를 내주는 ‘셋’.

“하지만 네 느낌이 너무 좋아서
도저히 멈출 수가 없었어”
라는 ‘넷’.

몸을 내주는 건
힘든 일인데
너는 정말 잘한다고 말하는 ‘다섯’.

담배 냄새를 풍기며
“이런, 다 느껴지는데
너 이거 진짜 좋아하잖아”
라고 말하는 ‘여섯’을 지나.

아침에 기분이 나빠지는 그들까지
그렇다,
아침에 기분이 나빠지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종종 그들은 말한다
네가 그걸 원하는 거라고
그리고 가끔은 너도 그렇다는 생각이 든다.

천만다행으로 너는
끝없이 리셋하고
세팅하고
리셋한다.

안 그러면 어떻게 찢긴 살을 봉합할까?

안 그러면 어떻게 몸이 살아남을까?

_표제작 「뼈」

“모든 흑인 소녀들이 고마워할 단 하나의 시집”이라는 평과 함께 전 세계에 센세이션을 일으킨 바로 그 책. 인스타그램 시인으로서 새로운 문학 장르를 주도하며 직관적이고 감각적인 문장으로 자신만의 명성을 쌓아가고 있는 이르사 데일리워드의 데뷔 시집이다. 2014년 셀프 출판으로 처음 출간되어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이후 2017년 펭귄 북스에서 정식 출간되어 또다시 화제가 되었다. 이런 화제성에 주목한 패션 브랜드 발렌티노는 ‘모든 것과 유대하는 사랑’이라는 주제로 이르사 데일리워드와 함께 2018년 크리스마스 리미티드 에디션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하기도 했다. 발렌티노의 락스터드 스파이크 백 안쪽에 데일리워드의 시 ‘무제’를 프린팅하고, 3명의 컨템포러리 시인의 작품들과 이르사 데일리워드의 미발표 시를 담은 소책자 ‘Valentino ON LOVE’를 제공하는 이벤트였다. 대중 시인으로서 이르사 데일리워드의 입지를 새삼 확인시켜준 사건이었다. 『뼈』는 흑인-여성으로서의 삶, 싱글맘 어머니, 성정체성에 대한 고민, 우울증과 성폭력 경험, 성폭력 이후의 피해자의 내면세계와 가해자를 포함한 주변의 2차 가해를 담담하면서도 섬세한 묘사로 풀어냈다. 시인은 이런 경험들이 자신의 ‘뼈’에 새겨질 만큼 고통스럽고 후유증이 깊지만 이 기억들을 시로 승화시키고 나눔으로써, 더욱 건강한 방식으로 다시 살아갈 수 있다고 믿는다.


환상의 플랫폼에 내걸은 끔찍한 치부
존재의 아픔으로, 영웅적인 용기로 빛나는 시어(詩語)


너는 신이 보기에 혐오스러운 존재라고
저들은 말한다.
어떻게 그럴 수가? 너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더 자주 신에게 말을 거는데.
_본문 중에서

왜냐하면 당신의 몸이 언제나 어린 자아를
배신했기 때문이다—그래서 풍겨서는 안 될
체취를 풍기게 만들고, 아직 어려서 어울리지도
않는 향기를 주고,
남자의 무게나, 가슴앓이나, 아기를 감당할
나이도 못 된 채로
여자의 일을 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것이
당신이 그녀를 사랑하는 이유다.
_본문 중에서

영국의 모델이자 배우인 이르사 데일리워드는 인스타그램에 시를 쓴다. 이미지에 특화된 매체에 텍스트를 게시하는 것이다. 시의 소재는 젊은-흑인-여성-LGBTQ인 이르사 데일리워드, 그녀 자신의 삶이다. 다중의 소수자인데다 성장환경마저 좋지 못했던 그녀는 오랫동안 우울증과 중독을 앓았다. 어머니는 가정이 있는 남자를 사랑해 딸까지 낳았고 혼자서 양육을 책임졌다. 어머니의 연인들은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어린 데일리워드의 잠옷 속을 궁금해했고, 어린 데일리워드는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 ‘검은 이방인’의 모습을 점차 인식해갔다.

어린 나이에 견뎌야 했던 성폭력, 가해자와 주변의 2차 가해, 그녀를 바라보는 시선들, 비틀리고 상처받은 자아, ‘섹스’로만 존재하는 그녀의 몸…… 그녀의 이야기는 아름답지 않다. 각자 삶의 가장 아름다운 장면에 필터까지 입힌 사진들이 전시되는 공간에 그녀는 자신의 치부를 드러낸다. 세상의 시선에 쓸리고 벗겨진 상처를, 내면의 공허와 정서적 결핍을, ‘뼈’에 사무친 고통의 기억을 환상과 이미지의 플랫폼에, 텍스트로 전시하는 것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 아름답지 못한 글들은 사람들로부터 무수한 공감을 이끌어낸다. 여성, 흑인, 퀴어, 피해자, 우울증을 앓거나 앓아본 사람들, 트라우마를 끌어안고 살아가는 사람들, 편견을 넘어서지 못한 이들, 상처입고 고통받은 모든 이들로부터.


안 그러면 어떻게 찢긴 살을 봉합할까?
안 그러면 어떻게 몸이 살아남을까?


그걸 쓰기 두렵다면,
좋은 징조다.
죽도록 겁이 난다면 지금 쓰고 있는 게
진실임을 안다는 뜻이겠지.
_본문 중에서

“좀 있으면 너도 좋아할걸”이라고 말한 남자가 있었고, “네가 너무 좋아서, 멈출 수가 없었어”라고 말한 남자도 있었다. 누군가는 그녀에게 “네 정체는 다들 아는데, 모르는 사람이 없는데”라고 말했다. 그녀는 그 모든 말들을, 쏟아지는 시선들을 온몸으로 받아냈고 그것들은 그녀의 뼈에 박혔다. 그녀는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받았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기억을 리셋하고 또 리셋했다. 술과 약에 취했다. 잊어버려야 했다. 하지만 잊히지 않았다. 다름 아닌 뼈에 새겨져 있어서, 잊을 수도 지울 수도 없었다. 그녀 몸 자체가 상처이고 트라우마였다. 그녀는 억압받고 차별당했다고 감히 말하지 못했고, ‘아니요’ ‘원하지 않아요’라는 말을 삼키기만 했다. 썩은 이를 드러내고 웃으면서도,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내내 눈물을 닦으면서도 그랬다. 그런데 그것이, 그 기억이, 그 고통이 그녀에게 시(詩)를 가져다주었다.

그녀는 그것을 썼다. 있는 그대로, 정직하게. 그녀는 자신의 살을 찢어 뼈를 꺼내보였다. 그녀의 끔찍한 과거와 지독한 트라우마는 시가 되어 우리의 가슴을 찌른다. 강렬한 스타카토처럼 깊이 베고 들어오는 그녀의 시어들은 그 상처들을 날것 그대로, 오롯이 드러낸다. 자신의 상처를 드러내는 것부터, 자신의 ‘뼈’를 꺼내놓는 것부터가 고통이지만 그럼에도 그녀는 쓴다. “찢긴 살을 봉합”해야 하니까. 안 그러면 “몸이 살아남을” 수 없으니까.

그녀는 말한다, 목소리가 지워진 이들에게, 차별에 갇힌 이들에게, 저만치 낮아진 자존감으로 아파하는 이들에게. 생의 아픔은 우리에게 시를 준다고, 그것을 밖으로 꺼내보자고, 꺼내서 나누고 서로 보듬어주자고. “꽉 막힌 목구멍과 짖이겨진 심장과 눈물 어린 눈으로” 이야기를 나눠보자고. 그러면 마침내 끔찍한 모든 일들이 끝이 날지도, 새로운 날들의 ‘첫날’이 바로 오늘이 될지도 모르니까.


이 책에 쏟아진 찬사

고통은 삶의 조건이 아니다. 삶의 방식, 삶이 스스로 가는 길이다(way of life). 이르사 데일리워드는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녀가 살아낸 몸은 결정(結晶)의 언어, 사리가 되었다. 내가 아는 한, 『뼈』는 폭력, 섹슈얼리티, 되돌릴 수 없는 시간에 관한 최고의 사유와 표현을 보여준다. “이해하려면 이십 년이 걸리고 간이 망가지는 것들”을 나눠준 그녀에게 감사한다. 너무 아름다워서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 시를 읽고 눈물의 정화가 필요하다면, 선한 이들에게 위로받고 그들에게 닿고 싶다면, 외로움으로 인간관계를 망치고 싶지 않다면 이 시집을 권한다. 나는 『뼈』를 읽고 또 읽고, 쓰고 또 쓰는 행복으로 약간 들떠 있다. _정희진(『미투의 정치학』 편저자)

『뼈』라고 한다. 이 시집의 제목이. 우리의 육체 안에 있는 그 뼈. 무수히 연결되어 함께 움직이며 함께 자라온 뼈. 그렇지만 단 한 번도 바깥으로 꺼내볼 수는 없는 뼈. 자신의 뼈를 직접 본 적 있는 사람은 알고 있다. 어떤 고통과 어떤 공포가 그 순간에 엄습하는지. 지나가는 사람이거나 옆에 있는 사람이라면 똑바로 쳐다보지 못할 테지만, 당사자는 그 순간에 본능적으로 자신의 신체를 살피고야 만다. 태어나 처음으로 자신의 뼈를 직시하는 그 순간을 이르사 데일리워드는 “단퀴에스(마침내)”라고 선언했다. 이르사 데일리워드의 시를 읽은 나의 시간도 ‘단퀴에스’였다. 오래 기다리며 원해왔던 시가 마침내 나를 찾아왔던 것이다. 이르사 데일리워드 곁에 나는 마침내 서 있기로 한다. 부디 더 많은 친구들이 이 곁에 모이기를. _임솔아(시인, 소설가)

이르사 데일리워드에게는 이야기의 끓는점으로 직행해가는 재능이 있다. 인상적인 데뷔작. _애틀랜틱

도입부부터 폭발적이다. 훌륭하다. _파리 리뷰

데일리워드의 짧은 시들은 깊이 베고 들어오는 강렬한 스타카토를 통해 우울, 사랑에 빠지고 헤어나오는 경험, 섹슈얼리티 모두를 다룬다. _보그

모든 젊은 흑인 소녀들이 고마워할 단 하나의 시집. 심장을 건드리고, 사회의 표준에 의문을 제기하고, 섹슈얼리티의 복잡성에 대해 대단한 깊이로 접근하는 책. _에센스

고통과 타협된 열망과 섹스와 사랑을 발가벗기는 이 시집에 우리는 본능적 끌림을 넘어 도취되고 만다. _허프포스트

뼈, 의지와 육체 사이의 힘겨운 지점을 찾아가는 이 책에 딱 맞는 제목이다. 『뼈』에는 열정적이면서도 고통스러운 문장들이 넘쳐난다. 화자는 심장이 뒤집어지고 뒤틀렸지만 여전히 열려 있고 기꺼이 응한다—안 그러면 우리가 어떻게 살아남을까? _밀리언스, ‘꼭 읽어야 할 시’


책 속에서

시는 기억에 처박혀 살고, 기억은 뼈에 처박혀 산다. _본문 15쪽, 「서문」 중에서

믿음과 외경 속에 자란/ 여자들도,/ 누구나 그렇듯, 흥분하고 흔들린다./ 남자를 원하고. 다른/ 여자를 원하고. 하루가 끝나면 겨드랑이에서 체취를/ 풍기고./ 밤이면 익숙하다못해 만성이 된 두려움과 불만의/ 혼재에 취하고. ‘해서는 안 될’ 일들을/ 하고 싶어하고. _본문 21쪽, 「좋아하기」 중에서

자기 자신을 증오하는 사람을/ 사랑하는 건/ 특별한 종류의 폭력이다./ 뼛속의 싸움./ 핏속의 전쟁. _본문 33쪽, 「전투」 중에서

우리 중 일부는 상대를 나쁘게/ 사랑하고 자신은 더 나쁘게 사랑한다. _본문 34쪽, 「그렇긴 하지만 그렇지 않은 때」 중에서

기억하라, 적당한 밤에/ 적당한 조명을 받으면/ 어떤 생각이라도 좋아 보이는 법이고/ 사랑은/ 사랑은 대체로 경솔하지만 언제나/ 용감하다는 걸. _본문 44쪽, 「아티초크」 중에서

언제나 있을 것이다/ 내가 무슨 짓을 했는데 그렇게/ 화가 났느냐고 물을 때마다/ 말하지 않는 당신의 모든 진심과/ 친구들 앞에서 내가 너무 많은 말을 했을 때/ 나를 바라보는 당신의 표정은. _본문 65쪽, 「언제나 당신의 심장이 있을 것이다」 중에서

귀청이 떨어져나갈 것 같은 침묵과/ 스트레스 가득한 권태./ 심심풀이로 할일도 없고/ 사위가 뒈지게 조용해지면 위험한 짓을/ 할 여유가 생긴다, 이를테면/ 생각이라든가. _본문 83쪽, 「사실은 그렇다」 중에서

소녀 안에는 슬픔이 너무 많지만/ 젊음도 너무 많아서/ 그다지 티가 나지는 않는다, 아직은. _본문 107쪽, 「또 화요일」 중에서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네가 이해하는/ 모든 것들과/ 네가 이해하지 못하는 모든 것들을 생각한다 _본문 114쪽, 「세계에서 가장 큰 거북이」 중에서

진실은 아름다움이다, 예쁘건 예쁘지 않건./ 사랑은 반드시 머물러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가끔 진실은 네게 강타를 날릴 수밖에 없다, 두 번./ 사랑은 반드시 머물러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_본문 120쪽, 「이해하려면 이십 년이 걸리고 간이 망가지는 것들」 중에서

너는 두려워할 수조차 없을 만큼 많은 걸 잃게 된다./ 너는 네가 말하지 않는 모든 것에 질식할 수도 있다 _본문 125쪽, 「이해하려면 이십 년이 걸리고 간이 망가지는 것들」 중에서

그는 모든 걸/ 제자리로 돌려놓으려면/ 지금부터 뭘 해야 할까/ 고민했다. 하지만 제자리가 있긴 했던가? _본문 148쪽, 「어떤 부류의 남자」 중에서

송장 파먹는 귀신이 된 듯한/ 기분으로 집에 돌아온 적이/ 여러 번. 모든 종류의 투명함./ 감정들이란 게 사라지기는/ 하는 걸까? 아니면 그냥 걸치고 다닐 만한 걸로/ 포장하는 법을 배우게 되는 걸까? _본문 180쪽, 「업보」 중에서

그날, 당신의 목소리는/ 너무 밝고 명랑하겠지. 당신의 마음이/ 가장 아플 때 언제나 그렇듯이./ 우리는 언제나 만사를 괜찮게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어. 좋아. 별일 없어, 또는/ 친구들에게 끔찍하다는 말 대신에/ 할 만한 엉터리 말들. 무척 슬프지. 간신히/ 숨만 쉬고 살아. 자, 우리 꽉 막힌 목구멍과/ 짓이겨진 심장과 눈물 어린 눈으로/ 이야기를 나눠보자. 어서, 이렇게 혀와/ 이에 쇠맛이 느껴지면/ 문제가 있다는 뜻이고/ 눈 뒤쪽과 두개골 사이의 공간에/ 가벼운 느낌이 들면/ 지옥이라는 뜻이니까. _본문 187쪽, 「절박한 대화」 중에서

고독의 핵심은 끔찍한 것./ 우리 모두에게는 서로가 있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나보다./ 우리 모두, 결국에는, 고집불통처럼/ 각자 죽나보다. _본문 193쪽, 「북부의 집」 중에서

어떠냐고 그들이 묻거든/ 도둑맞았다고 말하지 말라. 잊혔다고,/ 묵살당하고,/ 무시당했다고 말하지 말라. 감히 ‘고아’라고 말하지 말라./ 체제에 짓밟혔다고/ 억압당하고 방해받았다고 말하지 말고/ 감히 실망했다는 말은 입에도 담지 말라/ 망가졌다고 말하지도 말라./ 웃어라./ 이를 전부 다 드러내고 웃어라, 아무리/ 썩은 이라도./ 심지어 썩은 이라도. _본문 213쪽, 「그들이 묻거든」 중에서

아니요/ 가 사라졌다./ 내 생각은 달라요/ 가 사라졌다./ ……하면 기분이 좋지 않아요/ 가 사라졌다./ 아니/ 솔직히 그런 것들은 애초에 내 것이었던 적이 없었다. _본문 217쪽, 「역사」 중에서

오늘은 남은 날들의/ 첫날이다./ 물론 또다른 첫날들이/ 오겠지만/ 꼭 이런 날은 다시 오지 않으리라. _본문 231쪽, 「단퀴에스(무그하불)」 중에서

이르사 데일리워드의 시를 읽는 사람들이라면 이 선언에 얼마나 묵직한 진정성이 깃들었는지 안다. 별다른 기교도 수식의 잔재주도 없는, 그러나 정신이 번쩍 드는 이런 문장들이 이르사 데일리워드의 폐부로부터 숨처럼 흘러나온다. _본문 236쪽, 「옮긴이의 말」 중에서

흑인이자 여성이고 LGBTQ인 그녀는 다중의 소수자다. 어디에도 소속되지 못하고 누구에게도 제대로 이해받지 못하는 외로움이 시 속에 사무친다. 사포처럼 거친 세계의 결에 쓸려 생살이 까지고 껍질이 벗겨지고 피가 뚝뚝 흐르는 마음의 상처, 제자리를 찾지 못하는 이질감, 피해의식과 정서적 결핍, 우울증과 중독, 병들고 왜곡된 사랑의 고통과 신열까지, 뒤채고 버둥거리고 소리 없이 악쓰는 이 시집에 실린 시의 감정에 예쁜 구석은 어디를 봐도 없다. 『뼈』의 페르소나들은 짓밟히고 버려지고 뜨겁게 욕망하고 좌절하며 속을 앓고 끓어오르는 분노를 삭이고 애를 끊이고 끝내 살아남는다. _본문 237쪽, 「옮긴이의 말」 중에서

이르사 데일리워드의 시어들은, 생손앓이처럼 오감으로 전이되는 존재의 아픔으로, 견디고 일어서는 영웅적인 용기로, 아무것도 숨기지 않고 내어놓는 당당함으로, 액정 화면에서 지면으로 힘차게 흘러 번진다. 그리고 여전히 검은 다이아몬드처럼 빛난다. _본문 238쪽, 「옮긴이의 말」 중에서



저자 소개

이르사 데일리워드 Yrsa Daley-Ward
시인이자 모델, 배우, 퀴어 활동가, 페미니스트, 인플루언서. 1989년 영국 잉글랜드 북부의 소도시 촐리에서 자메이카 출신 어머니와 나이지리아 출신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독실한 예수재림교 신자인 조부모 밑에서 성장기를 보냈다. 십대 때부터 런던에서 모델로 활동하다 이십대 중반에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떠나 모델이자 배우로 활동했다. 케이프타운의 바에서 열린 시 낭독회에서 자신의 시를 낭독한 일을 계기로 더욱 시 쓰기에 몰두했다.
2013년 단편소설집 『뱀에 대하여, 그리고 다른 이야기들』을 발표했다. 2014년 셀프 출판한 시집 『뼈』는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며 2017년 펭귄 북스를 통해 정식 출간되었다. 2018년 6월에는 그녀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시집이자 에세이 『테러블』을 출간했다. 영국 선정 ‘최고의 여성 작가 Top 5’에 들고 2019년 펜/애컬리상을 수상한 이르사 데일리워드는 젊은-흑인-여성-LGBTQ-시인이자 활동가로 자신만의 인지도와 명성을 쌓아가고 있다.
인스타그램 @ yrsadaleyward


옮긴이 김선형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르네상스 영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세종대학교와 서울시립대학교에서 연구교수로 재직했다. 옮긴 책으로 『셀린』 『프랑켄슈타인』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가재가 노래하는 곳』 『시녀 이야기』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등이 있다. 2010년 유영번역상을 받았다.

목차

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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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작품

이야기는 이렇게 된 거야
전투
그렇긴 하지만 그렇지 않은 때
기술
넌 진실의 반도 몰라
비밀
공동체
딱히 사랑은 아닌 사랑
교훈
아티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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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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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아이들
싼드와 사미(내 사랑, 이시줄루)
그녀는 토마토에 시나몬을 뿌린다
인정할게, 나는 늑대한테 끌려
언제나 당신의 심장이 있을 것이다
유산
사실은 그렇다
만병통치약
정신건강

문제
지금은 금세 지나갈 거야
그녀를 사랑하는 이유와 방법
q
또 화요일
성공
세계에서 가장 큰 거북이
다 끝났으니 말인데
사랑이 아닌 것

이해하려면 이십 년이 걸리고 간이 망가지는 것들
입술노래
폭로
안식일
세계의 종말은 아니지만, 거의
수표 승인을 기다리며
a
어떤 부류의 남자
실화
숨쉬어
업보
14
기도
절박한 대화
바보 같은 게 뭐냐면
새로운
변덕
북부의 집
엄마
아이
불편
좌표
누가 무엇을 어디서 하고 있었는지
여자친구를 때렸다는 말을 듣고
그들이 묻거든
장로들에게
역사
무제 1

와인
또다른 사건
무제 2
단퀴에스(무그하불)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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