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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마네킹 상세페이지
  • 에세이/시에세이

나만의 마네킹

  • 관심 0
  • 박연성 저자
셀렉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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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여
권당 15일
5,000원
소장
전자책 정가
9,800원
판매가
9,800원
대여소장
출간 정보
  • 2026.04.30 전자책 출간
듣기 기능
TTS(듣기) 지원
파일 정보
  • PDF
  • 118 쪽
  • 1.1MB
지원 환경
  • PC뷰어
  • PAPER
ISBN
9791174214058
UCI
-
나만의 마네킹

작품 정보

어느 날 밤, 압구정 로데오의 매끄러운 쇼윈도 앞에 멈춰 서 본 적 있는가? 장기도, 심장도, 눈물도 없어 어떤 옷을 걸쳐도 오만한 여유를 뿜어내는 188cm의 마네킹. 작가는 그 차가운 플라스틱 덩어리를 향한 기괴한 숭배로부터 이 위험한 항해를 시작한다. 그는 삼겹살과 소주로 다져진 자신의 비루한 육체를 죄악이라 규정하고 24개월 할부라는 피의 계약을 맺으며‘마네킹 되기’라는 금단에 손을 댄다.
하지만 비싼 옷감을 두른다고 해서 텅 빈 자존감이 명품이 되지는 않았다. 새로 산 하얀 어글리 슈즈가 짓밟힐까 봐 지하철 2호선이라는 아비규환의 콜로세움 속에서 기괴한 춤을 추고, 5년 전 청바지에 몸을 구겨 넣으며 스스로를 고문하는 시간들. 세탁기가 양말 한 짝을 제물로 삼아 집어삼키는 블랙홀로 변하고 옷장은 터져나갈 듯 비명을 지르는데 정작‘오늘의 자신’을 감싸줄 옷은 단 한 벌도 없는 실존적 기근 속에서 작가는 미쳐가기 시작한다. 타인의 시선을 완벽히 차단하려 입었던 무채색의 스텔스 복장은 역설적이게도 그를 세상에서 가장 투명하고 고독한 망령으로 만들었을 뿐이다.
이 지독한 껍데기 잔혹사는 비 내리는 토요일, 떡볶이 김 서린 어느 낡은 분식집 거울 앞에서 잔인한 종막을 고한다. 수십만 원짜리 코트가 젖을까 봐 엉거주춤 서 있는 자신의 실루엣이 얼마나 우스꽝스러운 옷걸이였는지 목격하는 순간, 작가는 비로소 환상의 조명을 끈다. 매장 점원의 가식적인 찬사보다“부었으니 글쎄 안 돼!”라며 단호하게 욕망을 난도질하는 골목길 사장님의 차가운 진심이 그의 굽은 어깨를 바로잡는 진정한‘안감’이 되어준 것이다.
이제 작가는 옷장 문을 닫으며 우리에게 마지막 경고를 건넨다.
비록 할부는 20개월이나 남았고 핏은 여전히 어설프지만, 마네킹은 죽었다 깨어나도 모를‘치킨의 기름진 쾌락’을 만끽하며 웃을 수 있는 이 못생긴 알맹이가 얼마나 눈부신지를. 셔츠 단추 하나 어긋나면 어떤가? 그 안에서 심장이 미친 듯이 뛰고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이제 그는 마네킹을 흉내 내는 가식의 삶을 버리고, 가장 뻔뻔하고도 자기다운 표정의‘진짜 괴물’이 되어 쇼윈도 밖의 거친 세상으로 성큼성큼 걸어 나간다.
‘슈슈슝…’

작가 소개

박연성

치열하게 한 시대를 풍미한 X-세대이다. 서태지에 열광하면서 화려하게 오렌지족의 생활을 30대까지 영위해 나갔지만 생활고로 화려한 생을 그만 마감하게 되었다. 그렇다고 삶 자체를 포기하거나 그런 건 전혀 아니다. 사실 어렸을 때의 꿈은 그 흔하디흔한 ‘대통령’ 이었지만 아무래도 이번 생에서는 그 거창한 꿈을 이루긴 조금 벅찬 듯싶다. 그래도 나름대로 자기 인생의 ‘대통령’ 답게 살아가고 있으니 조금은 성공한 것 같다. 누구에게나 쉽고 재미있게 읽히는 그런 글을 쓰고자 한다. 읽을 사람이 단 한 명이라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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