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서문 중에서]
하나님 나라는 구약 역사를 추동하는 근본 힘이며 구약 역사가 바라보는 궁극 목표입니다. 하나님 나라는 죄와 사망으로 뒤덮인 어두운 세상에 소망을 주는 강력한 빛입니다. 이 빛으로 인해 썩어짐과 고통과 허무에 굴복하는 세상과 우리의 삶이 혼란스러운 역사의 소용돌이에 침몰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뚜렷한 방향을 발견합니다. 필자는 이 믿음으로 구약을 읽고 연구합니다. 창조로부터 시작되는 구약의 역사는 하나님께서 보이는 세계와 보이지 않는 세계를 다스리는 전능한 왕이심을 계시합니다. 온 세계가 지혜와 능력이 무한한 하나님의 통치 안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게 될 때, 역사는 그 궁극의 목표에 도달합니다. 육일 동안 진행된 창조가 일곱째 날에 임한 하나님의 안식으로 종결되는 시간 구조가 이것을 나타냅니다.
이러한 이해는 하나님 나라가 구약의 다양한 내용을 통합하는 신학적 중심이라는 생각과 연결됩니다. 구약에 신학적 중심이 있다는 생각 자체에 동의하지 않는 분도 많습니다. 하지만 학자 중에는 구약의 신학적 중심으로 하나님 나라를 이야기하는 분도 적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메릴은 “인간 대리자를 통한 하나님의 주권적 통치”가 가져올 하나님 나라의 완성이 구약의 모든 내용을 하나로 묶는 중심 주제라고 주장합니다. 구약신학 분야에서 20세기에 가장 중요한 작품을 남긴 것으로 평가되는 아이히로트는 “이 세상에 침투해 들어온 하나님 나라의 완성”이 신구약 성경을 하나로 묶는다고 말합니다. 이와 유사하게 월트키도 “거룩하시고, 자비로우시고, 유일하신 하나님 왕권의 침투라는 개념이 구약의 모든 부분을 가장 잘 수용한다”라고 밝힙니다. 화란의 구약학자 페일스 역시 “하나님 나라가 여전히 구약의 기본적이고 중심적인 개념으로 간주되어야 한다”라고 설명합니다.
필자는 이 관점이 성경에 기록된 하나님의 계시에 가장 잘 부합한다고 믿습니다. 『창조의 목적과 하나님 나라』는 구약의 주요 본문을 하나님 나라 관점에서 연구한 결과를 모은 책입니다. 프롤로그는 구약 역사가 하나님 나라 실현을 궁극적 지향점으로 삼고 있다는 사실을 거시적인 안목에서 설명하며 에필로그는 하나님 나라가 기도를 통해 “오늘 여기”(Here and Now) 현존하는 실체로 경험된다는 사실을 밝힙니다. 모두 7부로 구성된 책의 본론은 창조와 타락, 복음과 율법, 믿음과 전쟁, 왕국과 통치, 성전과 예배, 고난과 기도, 예언과 성취를 다루며, 각 주제는 구속사의 흐름 속에서 전개되는 하나님 나라의 다양한 측면을 소개합니다. 책의 부제 “적용이 있는 구약성경신학”은 이 책이 구약의 여러 신학적 내용을 설명하는 것에서 머물지 않고 오늘날 성도의 삶에 적용되도록 하는 데 관심을 기울인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추천사]
개인적으로 정말 쓰고 싶었고, 읽고 싶었던 좋은 주제를 담은 책이다. 이 책은 구약 성경에 산재한 창조, 타락, 구원, 안식, 언약, 거룩함, 성전, 왕, 복, 전쟁, 믿음, 기도, 고난 등 보배로운 구슬을 ‘하나님 나라’라는 실로 꿰었다. 이렇게 중요하지만 어려운 본문을 쉽게 풀어내기에, 하나님 나라라는 실 위에 이들 주제가 영롱하게 빛난다. 더욱이 신약과 현대 그리스도인의 삶에 적절한 적용까지 제시한 것은 이 책의 진가를 더한다.
- 김성수, 고려신학대학원 구약학 교수
이 책은 하나님 나라의 개념을 창조까지 거슬러 올라가 설명하여, 창세기 11장과 12장을 넘지 못하던 그간의 안목을 넘어선다. 이는 창세기 1-10장까지 우리의 지평을 확장한 것이다. 이로써 하나님 나라의 안목을 창조와 섭리 가운데서 보게 되었다. 과학을 하나님처럼 받들어 모시고, 창조 기사를 신화 정도로 취급하는 시대에 천지 창조의 가치와 의미를 잘 드러낸 점이 돋보인다.
- 임형택, 숭신교회 담임 목사
프롤로그부터 이미 탄복할 수밖에 없었다. 시작부터 끝까지 그야말로 깨달음과 감동에 붙잡혔다. 하나님께서 김진수 교수님을 통해 이렇게 놀라운 신학적 통찰과 영적 혜안을 주신 것에 내내 감사하고 감격할 뿐이다. 교수님은 성경에 자신을 담그고 연구와 집필에 전심전력을 다하는 신실한 학자다. 이 책은 이 세대만 아니라 오고 또 올 세대가 하나님의 말씀으로 풍족해지고 만족하도록 돕는 데 부족함이 없으리라 확신한다.
- 이복우,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신약학 교수
하나님 나라는 성경을 관통하는 핵심 주제며, 신자의 삶을 형성하는 주된 요소다. 이 책의 장점은 하나님 나라의 개념을 창조에서 시작해서 구약 성경 전반에 걸쳐 심도 있게 추적한 데 있다. 이를 통해서 우리는 구약 성경을 이해하는 일관된 시각을 얻게 될 뿐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실현을 위한 삶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될 것이다.
- 도지원, 예수비전교회 담임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