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임당과 허난설헌은 타고난 재주와 끊임없는 노력으로 조선 최고의 여성 화가, 조선 최고의 여성 시인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성리학의 영향으로 여성의 사회적 입지가 좁았던 조선 사회에서, 여성의 몸으로 예술혼을 꽃피우기까지 불꽃처럼 뜨거웠던 신사임당과 허난설헌의 삶을 만나 보세요.
현모양처로 알려진 조선 최고의 화가 신사임당은 조선 시대 여성 화가입니다. 그림 실력이 어찌나 뛰어났던지 사임당이 그린 곤충 그림을 살아 있는 것으로 착각한 닭이 그림을 쪼았을 정도였지요. 남편의 뒷바라지를 비롯해 일곱 명의 자녀를 훌륭하게 키우면서도 신사임당은 그림 그리기를 멈추지 않았어요. 신사임당의 이러한 열정으로 탄생한 그림은, 사대부 여성들의 자수 도안으로 사용되는가 하면 당대 지식인들이 찬양할 정도로 훌륭해 누구의 부인이나 어머니가 아닌, 화가로서 당당히 그 이름을 알릴 수 있게 했습니다.
시대를 앞선 비운의 여성 시인 허난설헌은 조선 시대 여성 시인이에요. 시대보다 앞선 생각을 지닌 아버지 밑에서 학문을 익힌 난설헌은 감수성이 풍부하여 시 짓기에 능했답니다. 하지만 결혼 후 여성의 재능을 인정하지 않는 엄격한 시어머니와 남편과의 갈등 때문에 서서히 지쳐갔지요. 이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난설헌의 버팀목이 되어 준 것은 바로 시였어요. 하지만 존경하는 아버지와 사랑하는 아이들을 잃은 난설헌은 서서히 무너져갔지요. 난설헌의 주옥같은 시는 동생 허균에 의해 세상의 빛을 볼 수 있었고, 중국과 일본에까지 전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