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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진을 통해 사진을 벗어나고 싶다 상세페이지

나는 사진을 통해 사진을 벗어나고 싶다

  • 관심 0
소장
전자책 정가
5,000원
판매가
5,000원
출간 정보
  • 2022.07.05 전자책 출간
듣기 기능
TTS(듣기) 지원
파일 정보
  • EPUB
  • 약 4.5만 자
  • 28.3MB
지원 환경
  • PC뷰어
  • PAPER
ISBN
9791197670640
ECN
-
나는 사진을 통해 사진을 벗어나고 싶다

작품 정보

오늘도 막 어둠이 걷히고 있는 낯선 오사카(大阪)의 거리로 카메라를 들고 나선다. 마치 굶주린 승냥이가 먹이를 찾아 들판을 어슬렁거리듯 1983년의 나는 그런 모습으로 135mm 일안(一眼) 레프 카메라(Single Lens Reflex Camera)에 24mm 렌즈와 스트로브(strobe)까지 장착하고 매일 하염없이 새벽부터 밤까지 오사카의 거리를 구석구석 헤매고 다녔다.

처음 사진을 배우며 들었던 ‘왜?’라는 의문이 점점 커져서 더는 감당이 안 될 때 어쩌면 뉴욕에 가면 답을 구할 수도 있을지 모른다는 막연한 생각에 부단히 나갈 방법을 찾다가 좌절하고 어찌하여 오사카 예술대학(Osaka University of Arts)으로 유학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20대 중반 힘과 의욕이 넘치던 나에게 별 정보도 없이 툭 떨어진 곳 일본 오사카라는 땅은 내가 기대한 만큼 매혹적이지는 못했다. 한국과 비슷한 거리 풍경 그 거리에는 한국인과 비슷한 얼굴들이 있고, 비슷한 사회구조, 비슷한 교육시스템, 비슷한 사람들의 발상에 굳이 ‘왜?’ 이곳 오사카까지 왔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뭔가 다른 것을 기대했던 나는 심하게 당황했다.

답을 구해 이곳까지 왔는데 ‘왜?’라는 질문만 많아진 꼴에 하루하루가 답답하던 어느 날 문득 일본에 오기 전 심심할 때 가끔 했던 놀이가 떠올랐다. 나는 셀프-타이머(self-timer)를 걸은 카메라를 하늘 높이 던졌다 받아 보았는데, 내 손을 떠난 카메라가 공중제비를 하는 동안 내가 파인더를 보고 셔터를 누른다면 생각지도 못할 장면들이 찍혀 있었다. 난 그 놀이를 떠올리고 일본에서 본격적으로 나의 의식을 빼는 작업을 했다. 그리고 난 그 결과물을 몇 년 뒤인 1986년 니콘 카메라가 운영하던 갤러리(Nikon Salon)에서 ‘도시인(DOSIIN)’이라는 전시타이틀로 초대전을 하게 된다.

그 당시 나는 사진을 찍는다는 행위가 눈으로 무엇인가를 보고, 그 대상에서 내가 가지고 있는 지극히 개인적인 가치관 또는 나의 미숙한 미적 감각 나의 편협한 고정관념 등 이런 조악한 것들에 의해 카메라 앵글이 결정되고 셔터를 누르는 것이라고 한다면... 어쩌면 내 눈으로 보지 않고, 내 감각으로 느끼지 않고, 내 머리로 생각하지 않고, 하물며 내 손가락으로 셔터도 누르지 않고, 나의 의식이 배제된 사진을 찍을 수 있다면, 그 미지의 영역에서 무엇인가 가치 있는 것이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그러한 작업을 하게 된다.

나의 오른손에는 광각렌즈가 장착된 135mm 카메라를, 왼손에는 소형 스트로보를 들고 마치 춤을 추듯 노파인더로 셔터를 눌러댄다. 스트로보는 번쩍번쩍거리고 흥이 난 나는 워크맨으로 음악을 들으며 그냥 리듬에 맡기고 셔터를 끊는다. 보지 않고, 느끼지 않고, 생각도 않고...

이러한 방법론은 결과물을 셀렉션(selection) 하는 과정에서도 그대로 적용되었다. 그것은 나의 의식을 가능한 배제 시키는 방법을 찾다가 택한 방법이다. 필름 사진은 네가 필름 상태에서는 정확히 뭐가 찍혀있는지 잘 파악이 안 되기 때문에 밀착이라는 과정을 거쳐서 포지티브 사진을 만든다. 나는 그 밀착 사진을 오려서 수북이 쌓아놓고 방 안에서 한 움큼 공중으로 집어 던진 후 뒤집어진 사진은 탈락 바로 된 사진은 선택이라는 극단적 셀렉션 방법까지 하게 된다.

나의 ‘도시인’은 이러한 생각과 촬영 방법에 의해 찍힌 다양한 스냅사진 중에서 사람이 찍힌 사진 46장으로 구성된 시리즈이다. 나의 ‘도시인(都市人)’ 시리즈에는 도시라는 공간에서 불특정 사람들의 불안한 표정과 동작이 나를 스쳐 지나가는 순간에 찍혀있을 뿐이다.

- 하봉호 2020

작가 소개

작가 하봉호

미술평론가 류병학은 하봉호 사진작가를 “국제미술계에 맞짱 뜰 수 있는 사진작가”로 보았다. 그런데 ‘하봉호’를 미술계에서 아는 사람은 극히 일부일 것 같다. 혹 그가 신인이냐고요? 아니다! 그는 1957년생으로 환갑을 넘어선 작가이다. 그렇다면 그가 국내 미술계에서 활동하지 않았느냐고요? 그는 국내외 미술계에서 ‘가끔’ 활동한다.

하봉호는 1986년 일본 오사카 예술대학 사진학과를 졸업하고, 일본대학교 사진대학원 연구과정 2년을 졸업했다. 그는 1986년부터 1992년까지 일본 포토마스 스튜디오(Photomas studio)와 ㈜포톰(POTHOM)에서 근무했다. 이후 그는 한국으로 귀국하여 1994년 빛과 사진을 만드는 집단 ‘하와모두(hawamodu)’를 설립한다. 현재 그는 ‘하와모두’의 대표이면서 아티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하봉호는 사진과 영상 작품을 주로 작업한다. 일단 그가 참여한 전시회들을 나열하도록 하겠다. 미디어+아트 패러다임 2016 세계미학자대회 대중예술축전 특별전(아트센터 화이트블럭), 이것은 기술이 아니다(정다방프로젝트), Art in Life(갤러리 양산), 2013년 ART MAP 2013 마을프로젝트(정선), 2012년 평창비엔날레, 2010년 디지페스타(광주비엔날레관), 2009년 아시아 아트 비엔날레(Asia art Biennale, 국립대만미술관), 2009년 프라하비엔날레, 2008년 봄날은 간다(광주시립미술관), 2007년 한국현대미술제(예술의 전당)과 5028(갤러리 이룸 개관 기념 초대전), 2004년 사진의 방향(실크 갤러리), 2002년 한국 미술의 자화상(세종문화회관 미술관), 1994년 한국 현대 사진의 흐름전(예술의 전당), 1988년 사진 새 시좌전(워커힐미술관) 등이다.

하봉호가 굵직한 국제전들에 초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미술계에 잘 알려지지 않은 이유가 무엇일까? 사실 그의 전시회 경력은 앞에서 나열한 전시회가 거의 전부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빠진 것이 있다면 그의 개인전이다. 그는 1986년 일본 도쿄 니콘 살롱(Nikon Salon)에서 <도시인(dosiin)>이라는 타이틀로 첫 개인전을 개최한 것이 전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술평론가 류병학이 하봉호를 국제 사진계에 맞짱 뜰 수 있는 국내 사진작가로 간주한다. 류병학의 말이다.

“하봉호는 카메라의 시스템을 뒤집는 사진 작업을 하는 독특한 사진작가이다. 그는 사진의 메커니즘을 몸으로 습득하여 아트 사진을 ‘찍는다’라기보다 차라리 ‘창조한다’라고 말하는 것이 타당할 것 같다. 그는 사진을 통해 사진을 벗어나려는 작가라고 할 수 있다.”


글쓴이 류병학

저자 류병학은 독일 슈투트가르트 국립예술대학(Staatliche Akademie der Bildenden Kunste Stuttgart)을 졸업하고 미술평론가(art critic) 및 독립큐레이터(Independent curator)로 활동하고 있다.

독립큐레이터 류병학의 대표적 기획전시는 다음과 같다. 1994년 폴란드에서 기획한 <피스모 이 오브라스(pismo i obras)>, 1997년 독일 구체예술을 위한 파운데이션(Stiftung fur Konkrete Kunst, Reutlingen)의 윤형근(YUN Hyong-keun) 개인전, 1998년 금호미술관(Kumho Museum)의 <그림보다 액자가 더 좋다(The frame is better than the picture)>, 2000년 서울시 주최의 미디어시티_서울(mediacity_seoul)의 ‘서브웨이 프로젝트(Subway project)’, 2006년 부산비엔날레 바다미술제(Busan Biennale Sea Art Festiva), 2010년 인천국제디지털아트페스티벌(Incheon International Digital Art Festival)의 ‘모바일 아트(Mobile art)’, 2012년 여수세계엑스포(EXPO 2012 YEOSU KOREA) SK 파빌리온(Pavilion)의 아트디렉터를 맡아 국내외 대형전시들을 기획했다.

미술평론가 류병학은 1994년 <이우환의 입장들들(Positions of Lee Ufan)>(씨네월드), 1998년 <그림보다 액자가 더 좋다>(금호미술관), 2001년 <일그러진 우리들의 영웅(Our Distorted Her)>(아침미디어), 2002년 <이것이 한국화다(This is the Korean painting)>(아트북스) 등 50여권의 단행본이 있다.

연출가 류병학은 2001년 입체영화(three-dimensional film) <도자기전쟁(War of Ceramics)>의 시나리오 작가 및 감독, 2012년 아르코예술대극장에서 공연한 총체극 <더 라스트월 비긴스(The Last Wall Begins)>의 연출도 맡았다.

류병학의 대표적인 수상은 1990년 독일 금속노조상(IG Metall Prize), 2008년 노무현 대통령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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