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리디 접속이 원활하지 않습니다.
강제 새로 고침(Ctrl + F5)이나 브라우저 캐시 삭제를 진행해주세요.
계속해서 문제가 발생한다면 리디 접속 테스트를 통해 원인을 파악하고 대응 방법을 안내드리겠습니다.
테스트 페이지로 이동하기

장송행진곡 상세페이지

에세이/시

장송행진곡

민음의 시 316
소장종이책 정가13,000
전자책 정가30%9,100
판매가9,100

장송행진곡작품 소개

<장송행진곡> 인간에게 가장 나쁜 것이 인간인 시대에
죽음으로 가는 삶이 인간답기를 바라며
울리고 부르는 경종과 애가(哀歌)

"시인 김현의 일곱 번째 시집 『장송행진곡』이 민음의 시 316번으로 출간되었다. 폭력의 시대에 얼어붙은 입술을 열고 호시절을 상상하게 만들었던 시인은 이번 시집을 통해 길고 낮고 느린, 단조의 노래를 들려준다. 떠나는 이들이 떠나는 시간만큼 울려 퍼지는 오랜 작별 인사 같은 시집이 우리 앞에 도착했다. 김현 시인은 시집을 여는 자서에 “어느 밤에 들었던/ 장송행진곡의 아름다움”에 대해 쓴다. 그리고 자서는 “저는 다시 희망을 품어 보려 합니다.”라는 문장으로 끝맺는다. 죽음을 잘 떠나보내는 노래에는 살아가는 사람들의 바람이 담겨 있다. 인간의 죽음을 제대로 슬퍼하지 못하는 일에 지친 살아 있는 우리는, 인간의 죽음을 제대로 슬퍼해 주는 형식과 음악으로부터 위로를 얻고 희망을 품는다. 시인이 음악을 들은 곳에서, 그 낮고 서러운 음악이 끝난 자리에서 시가 시작된다. 음악이 지나가도 거기에 남아 있는 파동과 진동을 이어받은 종소리로 시집은 문을 연다. 재잘거리는 말소리로 생활을 얻고, 응어리진 마음을 울음소리로 내보내고, 혐오와 이기로 점철된 싫은 소리를 잘 소화시켜 응축한 그것은 김현의 시가 된다. 이윽고 모든 것이 잦아든 침묵이 들릴 때, 그 소리 없음에서 우리는 시인이 발견했던 것과 비슷한 것을 보게 될 것이다. 시끄러운 절망이 지나간 자리에 웅크린 희망 같은 것을.

■인간의 낯이 설어질 때
희망을 품지 못하였을 때를 기억해 보자. 『장송행진곡』에는 그런 순간이 유독 생생하게 기록되어 있다. 인간이 인간에게 경악하고 절망했던 순간. 같은 인간이라고 하기에 같은 언어를 쓰고 있다고 하기에 참담해 말문이 막히던 순간 같은 것이 있다. 시집 안에서 우리는 이 낯선 인간의 말을 다시 본다. 혹은 너무 만연해서 이제는 놀랍지 않아진 말들을. 이 혐오는 익숙하고 증오는 가속되며 맞서는 분노는 뜨겁다. 인간이 인간과 낯을 붉히고 몸을 부딪혀야 해서 열이 오른다. 이쪽과 저쪽에서 서로 맞서 들끓던 것들이 펄펄 끓고, 불은 자꾸만 붙는다. 붙이 붙은 채 우리는 낯선 인간과 대치하고 있지만 실은 모두 같은 한 덩어리에 불과할지도 모른다는 슬픔에 젖는다. 그렇게 모두 타 버리면, 하얀 연기와 까만 재로 남은 자리에서 김현은 몇 번이고 다시 시작한다. “매번 데이면서도/ 매번 물집이 잡히면서도” 그 자리에서 비껴 서지 않으며, 고백한다. “인간들이 참 더럽다 그래도 나는 그 눈동자를 사랑하지”. 이 사랑은 역시, 이러나저러나 인간인 우리들을 향한다. 시인은 울면서 웃는 얼굴로, “물집이 터져 쓰라린 줄도 모르고/ 터진 자리를 또 데일 거라는 것 알면서도/ 손을 내밀고/ 다시 내민다”.(「방학동 은행나무」)

■잡아요 끝까지
끝까지 인간으로 잘 죽기 위해 김현이 믿는 것은 끝까지 잡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시든 손이든 놓지 않는 것. 시를 붙들면 떠나간 누군가를 위한 장송행진곡을 쓸 수 있고 내 손을 붙들면 누군가를 위해 기도할 수 있고 다른 손을 붙들면 “혼자 울려고 나왔다가” 누군가와 함께 걸을 수 있게 된다. “두 팔을 힘차게 흔들며”.(「가정이 있는 삶」 ) 그러므로 시인에게 놓지 않는다는 것, 붙든다는 것은 잘 죽기 위해 잘 사는 일이다. 시와 손이 우리를 걷게 한다. 못다 슬퍼한 것들을 헤아려 가며, 시시각각 태어나는 슬픔을 쫓아가게 한다. 붙드는 것은 외면하지 않는 것이고 외면하지 않는 것은 자꾸만 말하는 것이어서, 시인은 어떤 죽음들을 거듭 말한다. “선 채로/ 누운 채로” 죽어 간 사람들. “끼고 깔리고 물에 빠져/ 죽은 아이들”. “4월 16일”과 “10월 29일”을.(「사람의 시」) 그리고, 어떤 삶 역시 거듭 말한다. 누군가는 “또 그 성 소수자 얘기?”라고 반문할 법한 삶과, “노동자가 주인 되는 세상”(「러브 포엠 읽기」) 얘기를. 우리는 김현이 붙든 것을 붙든다. 김현이 우리에게 건네는 시에는 악력이 있어서, 혼자서 무심히 터덜터덜 걷고 있던 우리를 긴장케 한다. 다시 한번 우리가 걷는 길을 잘 보라고, 그의 시는 말한다."


저자 프로필


저자 소개

"김현
2009년 《작가세계》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글로리홀』 『입술을 열면』 『김현 시선』 『호시절』 『다 먹을 때쯤 영원의 머리가 든 매운탕이 나온다』 『낮의 해변에서 혼자』, 산문집 『걱정 말고 다녀와』 『아무튼, 스웨터』 『질문 있습니다』 『당신의 슬픔을 훔칠게요』 『어른이라는 뜻밖의 일』 『당신의 자리는 비워둘게요』(공저) 『다정하기 싫어서 다정하게』, 소설집 『고스트 듀엣』이 있다. 제22회 김준성문학상, 제36회 신동엽문학상을 수상했다."

목차

"자서(自序)

1부 종소리
자신을 위한 시 11
개 15
물에 젖은 시집 18
날개 22
산그늘 26
어둠의 장막 속으로 31
돌과 떡 33
오이와 사다리차 38
활화산 40
하나 44
아내의 엽서 48
방학동 은행나무 51
인간에 관하여 54
뭐랄까 57
덧없이 덧없이 덧없이 쓰다 보면 덧없이는 덧없이를 잃고 덧없이 덧없이 덧없이 덧없이 덧없이 기차는 먼 곳을 향해 덧없이 덧없이 덧없이 덧없이 덧없이 덧없이 덧없이 창밖을 내다보면 덧없이 덧없이 덧없이 덧없이 덧없이 흔들리고 덧없이 덧없이 덧없이 덧없이 날아오르고 덧없이 덧없이 덧없이 덧없이 반짝여라 덧없이 덧없이 덧없이 덧없이 덧없이 역에 내려 덧없이 거니네 62
흑백 기계류 68
정말 먼 곳 72
거제도 75

2부 종을 떠난 종소리
가정이 있는 삶 83
한 사람에 대한 나뭇잎 86
사람의 시 90
아이콘 111
사람이 되어 가는 건 왜 이렇게 조용할까 114
회개하는 얼굴로 죄를 짓고 죄를 짓는 얼굴로 회개하고 122
러브 포엠 읽기 126
앙팡 테리블 134
쉽게 쓴 시 141
드론이 시에 미친 영향에 관하여 서술하시오 144
실물 인간 148
말띠 여자 152
그날 저녁 연옥은 158
물의 호흡으로 162
슬픔의 굿판 167
간다 172
느끼한 시를 쓰지 않기로 한 한 시인에 관하여 177
고귀한 흰 빛 181

3부 종과 소리
손발 189
섬 190
심장 192
윤곽 194
via air mail 196
숨 200
비가 오면 205
웃는 상 208
짧은 시 213
아내의 마음 216
잃어버린, 219
티니 타이니 222
큐알 코드 225
겨울바람 228
당신은 늘 이 부분에서 눈을 감는다 233
그 슬픔 236
일요일 밤에 우리는 240
피에타 243

추천의 글–안희연(시인) 249
최현우(시인) 252"


리뷰

구매자 별점

0.0

점수비율
  • 5
  • 4
  • 3
  • 2
  • 1

0명이 평가함

리뷰 작성 영역

이 책을 평가해주세요!

내가 남긴 별점 0.0

별로예요

그저 그래요

보통이에요

좋아요

최고예요

별점 취소

구매자 표시 기준은 무엇인가요?

'구매자' 표시는 리디에서 유료도서 결제 후 다운로드 하시거나 리디셀렉트 도서를 다운로드하신 경우에만 표시됩니다.

무료 도서 (프로모션 등으로 무료로 전환된 도서 포함)
'구매자'로 표시되지 않습니다.
시리즈 도서 내 무료 도서
'구매자’로 표시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같은 시리즈의 유료 도서를 결제한 뒤 리뷰를 수정하거나 재등록하면 '구매자'로 표시됩니다.
영구 삭제
도서를 영구 삭제해도 ‘구매자’ 표시는 남아있습니다.
결제 취소
‘구매자’ 표시가 자동으로 사라집니다.

민음의 시


이 책과 함께 구매한 책


이 책과 함께 둘러본 책



본문 끝 최상단으로 돌아가기

spinner
모바일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