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가 머리는 좋은데 노력을 안 해요”
부모들의 흔한 넋두리다. 이유를 모르니 당당하다. 백번 양보해 머리가 좋다고 하자. 그럼 왜 노력하지 않을까? 부모가 자녀를 사랑하는 만큼, 자기 자녀의 적성 또한 잘 알고 있을까? 왜 공부에 흥미가 없는지, 어떤 고민을 가지고 있는지,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
사람마다 관심사가 다르고 재능도 다르다. 왜일까? 이 까닭을 알아야 자녀 교육이 잡힌다. 자녀에게 맞지 않는 일만 시키는 부모와 이를 따르는 자녀 사이에 갈등은 필연이다. 때문에 교육이 엇나가면 자녀도 엇나간다. 자녀가 반발하기 때문이다. 반면 적성과 기질을 알면 실패를 피해갈 수 있다.
◎ 체질지수, CQ? = 신광호 박사(한의사, 연승한의원장)는 “CQ를 알면 효과적으로 자녀를 지도할 수 있다”고 말한다. CQ(Constitution Quotient)란 체질지수를 말한다. 이는 신 박사가 새로 개척한 분야다. 그는 “한의학에 오운육기학이라는 학문이 있는데 이는 사람의 생년월일을 오운육기(태양, 소양, 양명, 소음, 태음, 궐음)로 분석해 그 사람의 심리상태 및 능력, 장단점, 취약질병 등을 알 수 있는 분야”라며 “이를 바탕으로 교육에 적용할 수 있는 CQ지수를 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신 박사에 의하면 한의학에서는 사람의 능력 차를 체질로 구분한다. 그러나 한의학에는 구체적 수치를 통한 비교도구가 없다. 신 박사는 이러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CQ지수를 고안했다. IQ나 EQ가 서양 사고방식에서 나온 지수라면 CQ는 동양사상을 바탕으로 한 인간 능력 지수다.
CQ는 천성, 지성, 인성지수로 측정된다. 천성이란 출생하는 시기의 기운을 의미한다. 지성이란 자궁에 잉태되는 시기의 기운이다. 즉, 천성과 지성지수는 선천적인 기운이다.
반면 인성지수는 후천적인 기운이다. 신박사는 인성이 성년 이후 사회적응에 직접적인 영양을 미친다고 설명한다. 이 지수는 다시 통솔, 사교, 신념, 추리, 논리, 지혜지수로 측정된다. 이런 수치를 바탕으로 인간을 다각적으로 조명하고 체질과 적성 등을 밝힐 수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태양기운이 많은 사람은 통솔력 지수가 높다. 오운육기학에 따르면 태양기운이 많은 사람은 인간관계를 통찰하는 두뇌를 가지고 있다. 정직하고 의리가 있으며 자손심이 세다. 태양기운의 사람은 자기중심적 해석을 하는 성향도 강하다. 또 순간 판단과 사고 전환이 용이하며, 탁월한 미적 감각을 가지고 있다는 식이다. 이렇듯 체질을 알면 적합한 직업도 알 수 있다. 태양기운이 많은 사람은 통솔력이 뛰어나 사업에서 빛을 발한다.
◎ 믿을 수 있나? = 체질지수는 과학적일까? 일각에서는 생일로 체질을 결정하는 것은 ‘미신적’이라고도 한다. 또 인간 다양성을 몇 가지 체질로 개괄해서 분류하므로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비판도 있다. 결정론 적이라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신 박사는 “한의사 임상 20년 경험에서 오운육기학을 연구해 왔다”며 “서구적 경험주의 문화의 압도적 권위가 답답하다”고 말한다. 그는 “친숙하지 않은 기이함이 새로운 장을 여는 패러다임이 될 수 있다”며 “동․서양사상의 대치를 우열의 논리로 볼 것이 아니라 상생의 논리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경험주의 관점에서 보면 CQ가 비과학적인 부분도 있겠지만 이는 서양 논리체계 안에서의 이야기일 뿐이라는 것.
또, 일반인 입장에서 봤을 때 생일을 통한 체질 결정은 전문 지식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쉽고 대중적이라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한다. 때문에 더 많은 사람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인성지수를 도입함으로써 결정론적 체질관에서 벗어나고자 했다. 인격 형성과정에서 후천적 영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신 박사는 “교육, 육아, 예방의학, 심리학, 보건의학 등에서 한의학 참여가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인간 존엄성 상실과 같은 서구 과학적 학문 풍토의 폐해를 동양적 사유체계로 보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인간 이해의 열쇠 = 오운육기학이라는 어려운 개념을 CQ라는 현대적 용어로 재구성해 체질심리 개념을 도입한 점은 새롭다. 한의학계에서는 최초의 시도다. CQ는 인간을 총체적으로 이해하는 실마리를 제공한다. 기존 사상의학이 인간의 육체적 체질에 한정됐다면, CQ는 심리 분야에까지 영역을 넓혔기 때문이다. 때로 인간은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없을 때가 많다. 하지만 CQ를 알면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자녀들과 갈등은 왜 생기는지’, ‘부부간 갈등을 왜 생기는지?’와 같은 질문에 대한 대답이 오운육기학 속에 있다. 인간 심리 이해의 초석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는 한의학적 심리학이라는 새로운 지평을 제공한다.
최근 신 박사가 특히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는 교육이다. CQ를 통해 자녀의 체질과 심리를 이해함으로써 보다 나은 진로 방향을 지도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신 박사 본인의 경험에서 비롯한다. 신 박사는 자신의 자녀 역시 한의사 길을 걷길 원했다. 하지만 결국 딸과 갈등이 깊어지고 말았다. 이러던 차에 오운육기학을 접하고 딸의 체질심리에 따라 미술로 길을 터 준 것. 그러자 6개월 준비 만에 서울 소재 미대에 진학할 수 있었다.
신 박사는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CQ 전도사로 나서고 있다. 강연도 열심이다. 최근에는『이제는 체질이다-CQ를 알면 자녀교육이 즐겁다』라는 책을 준비 중이다.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CQ를알리기 위해서다. 신 박사는 “많은 사람들에게 오운육기학의 다양한 가능성을 알리고 싶다”며 “CQ가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타인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통로가 됐으면 한다”고 희망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