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판 발행 후 줄곧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켜온 자기관리에 관한 모든 것!
데일 카네기의 《How to Stop Worrying and Start Living》은 출판된 지 60년을 훌쩍 넘겼는데도 그 인기는 식을 줄 모르고 있다. 그만큼 사람들이 그 가치를 인정한다는 반증일 것이다. 말하자면 시간의 시험을 거친 고전인 셈이다. 도대체 이 책의 매력은 무엇일까?
카네기 자신이 인정했듯이 이 책은 전혀 새로운 내용을 말하지 않는다. 카네기는 독창적인 사상가도, 깊이 있는 철학자도 아니다. 거창하거나 획기적인 이야기는 없다. 그저 단순한 상식과 지혜를 인상적으로 전달하여 우리가 걱정하는 이유와 그것들이 정말 걱정할 가치가 있는 것인지를 깊이 생각하게 한다. 또 과거와 미래에 대한 걱정을 멈추고 오늘을 살아야 하는 이유를 지극히 상식적으로 설명함으로써 사물에 대한 관점과 사고방식을 재편하게 한다. 사실 우리의 많은 문제들은 상식을 적용할 때 의외로 쉽게 풀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이 책이 처방하는 걱정을 없애거나 줄이는 방법은 지극히 상식적이고 합리적이며 실용적이다.
가령, "네가 지닌 문제가 아닌 네가 받은 축복을 헤아려라." "쏟아진 우유 때문에 울지 말라." "네가 가진 것의 가치를 알라." "너 자신을 알고 너 자신으로 살아라." "불가피한 상황과 타협하라." "오늘을 충실히 살아라." 등은 누구나 다 아는 상식이다. 한편 상식적이고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라는 것은, 그것이 그만큼 시간의 시험을 거친 검증된 진리라는 의미와도 통한다.
카네기는 이런 누구나 다 아는 진리들, 즉 우리가 이미 옳다고 알고 있는 원칙들을 고리타분한 경구로 그치게 하지 않고 이것들이 왜 중요한지에 대한 이유들을 제시하며 실제 인물들의 생생한 경험담으로 보강함으로써 그것들이 그냥 듣기 좋은 말이 아니라 인류의 절절한 경험에서 우러나 만대를 거치며 증류된 지혜의 정수임을 마음으로 받아들이게 한다. 어제의 잘못 때문에 오늘의 내가 풀죽어 있으면 내일의 나도 한심해진다는 사실에, 걱정은 대개 무익하고 소모적인 에너지 낭비이며 그런다고 해결되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는 단순한 사실에 절로 고개를 주억거리게 한다.
결국 이 책의 매력은 그 흔해 빠지고 닳고 닳은 빤한 상식의 가치를 추상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인물들의 체험담을 통해 마치 그림을 그려 보여주듯 생생하게 전달함으로써 독자의 뇌리에 강한 인상을 남기며, 그들이 머리만이 아니라 마음으로 공감하게 했다는데 있다. 독자는 이 책을 읽으며 교실수업이 아니라, 현장실습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될 것이다.
저자가 말하듯이 우리는 걱정 없이 행복하고 충만한 삶을 살기 위해 알아야 할 것들은 이미 다 알고 있다. 문제는 그 지식을 실제 삶 속에 통합시키지 못하는 것인데, 카네기는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것을 깊이 느끼고 그 가치에 새삼 눈뜨게 하며, 내가 왜 전에는 그런 식으로 생각하지 못했던가를 반성하게 함으로써 우리의 변화와 실천 의지를 자극한다. 인간은 머리로만 이해해서는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다. 상식적이고 옳고 지당한 말들을 기록한 책들은 무수히 많지만, 유독 이 책이 오래도록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것은 바로 독자의 이성만이 아니라 가슴에 호소하는 특성 때문일 것이다.
참된 깨달음이란 모르던 걸 알게 되는 게 아니라, 이미 알고 있는 것을 아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사람이 성숙해지거나 지혜로워진다는 것은, 완전히 새로운 생각을 갖는 것이 아니라 이미 알고 있던 것을 더욱 절실하고 강렬하게 느끼고 생각하며, 이를 통해 자신의 삶과 존재를 바꿔나가는 것이다. 그래서 모든 진정한 인식은 재인식인 것이다. 카네기는 상식적인 이야기에 실제 사례를 버무려 색다른 맛을 창조함으로써 독자가 이런 재인식을 경험하게 하는데 가장 성공한 저자였다고 할 수 있다.
결국 이 책이 가르치는 것은 인생을 사는 기술이다. 에리히 프롬은 사랑을 하는 데도 기술이 필요하다고 했다. 인생이라고 다를까? 특히 이 책은 걱정, 불안, 스트레스를 줄이거나 완전히 없앨 수 있는 기술을 가르친다. 어떤 기술이건 그것에 숙달되려면 두 가지 과정을 거쳐야 한다. 바로 이론적 지식의 습득과 실천이다. 가령 의술을 배울 때는 먼저 사람의 몸과 각종 질병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 하지만 이런 이론적 지식이 생명 있는 것이 되려면 실습과 훈련이 결합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 책을 읽는 모든 독자들도 실천을 생활화하여 행복이란 열매를 수확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