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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장면뎐 상세페이지

짜장면뎐

지식전람회 033 역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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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
종이책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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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00원
출간 정보
  • 2009.02.27 전자책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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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 EPUB
  • 약 13만 자
  • 9.9MB
지원 환경
  • PC뷰어
  • PAPER
ISBN
9788901171494
ECN
-
짜장면뎐

작품 정보

중국, 중국인, 중국음식―짜장면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상대의 문화에 대한 이해 부족은 늘 오해와 편견으로 이어진다. 중국에는 짜장면이 없다거나 심지어 짜장면은 우리 민족의 위대한 발명품이며 세계 최초로 짜장면을 만든 곳은 인천 차이나타운이라는 식의 주장은 중국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비롯된 한 시절의 해프닝에 불과하다."

짜장면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중국음식에 대해 말하지 않을 수 없고, 중국음식을 말하자면 중국의 땅과 사람에 대해 미리 살피지 않을 수 없다. 중국은 최소 56개 민족으로 구성된 다민족 국가이다. 그러니 ‘중국인’ ‘중국어’라는 말엔 사실 어폐가 있다. ‘중국음식’이라는 말도 마찬가지이다. 우리가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중국음식이라는 말은 주로 한족들이 먹는 대도시 음식일 뿐이다.

저자는 중국음식과 음식 문화를 둘러싼 흥미로운 일화들을 소개하면서, 중국의 땅과 사람, 언어와 문화의 다양성의 세계로 이끈다. ‘만한전석’이 등장하는 드라마 「대장금」을 비롯해 여러 역사극의 오류를 이야기하면서 옥의 티, 즉 하자(瑕疵)가 크면 옥은 빛을 잃고 만다고 되짚는 것은 피상적인 이해가 오히려 오해와 편견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일 터다. 근현대 한국과 중국의 교류를 대표하는 상징으로서 짜장면을 조명하고 진지한 이해를 도모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과 중국 두 나라는 전통적 사대 관계를 청산하고 호혜와 평등에 기초한 근대적 외교 관계를 연 지가 얼마 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전 한 세기 동안 이 바다의 이편과 저편을 오가며 진행된 짜장면의 여정은 두 나라의 소중한 기억과 자산으로 남아 있다. 단절의 시간을 넘어 새로운 관계를 열어나갈 21세기를 앞두고 출간된 이 책은 그 기록과 성찰을 자임한다. 한국과 중국의 음식 문화에서 출발하여 화교와 차이나타운을 통해본 한중 교류사와 우리네 근현대 생활사까지, 짜장면 한 그릇에 가히 삶의 서사와 시대의 풍경이 담겼다.

대륙에 누들 로드가 있다면 황해에 짜장면 로드가 있다!

“일본에는 짬뽕 박물관, 라멘 박물관이 있다. 우리에게도 짜장면 박물관 하나 정도는 꼭 필요하다. 관광자원 개발이나 지역경제 활성화 같은 손에 쥐어지는 편익 때문이 아니다. 망각 속으로 사라져가는 근현대 생활문화사의 복원을 위해서이다. 고단했던 지난 세기 내내 한국인과 동고동락했던 짜장면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기도 하다.”

짜장면(炸醬麵)은 중국의 북경과 산동 지역 사람들이 삶은 면에 각종 야채와 튀긴 면장을 얹고 비벼먹던 국수의 한 가지로 전형적인 가정식 음식이었다. 한국과 중국 두 나라가 근대적 외교 관계를 모색하던 19세기 말, 조용히 황해를 건너 한반도에 상륙한 짜장면은 반세기 남짓 암중모색을 거치고 난 20세기 중반 이후, 그 검은 유혹으로 한국인을 사로잡았다. 1992년 한중수교 이후, 짜장면은 대규모로 중국에 진출하기 시작한 한국인을 따라 중국 대륙에 재상륙한다. 21세기 이제는 중국인들조차 ‘중국집’을 찾아 짜장면을 즐긴다.

저자는 공식적 외교 관계가 단절되었던 지난 한 세기 동안 황해를 오가며 짜장면이 이룬 남다른 성공신화의 상징적인 의미에 주목한다. 우선 ‘공화춘 기록화 조사보고서’(한양대 동아시아 건축역사연구실)와 같은 문헌, 「짜장면의 비밀」(KBS 다큐멘터리) 등의 영상, 풍미·중화루와 같은 유서 깊은 중국음식점 주인들의 구술 등, 여기저기 흩어진 자료의 조각들을 꿰어 짜장면 탄생 비밀의 잃어버린 고리를 재구성하였다. 그 짜장면 로드 위에서 20세기 동안 짜장면이 외식 문화의 꽃으로, 산업화의 전투식량으로 자리 잡게 된 배경, 문화 아이콘으로서의 짜장면이 소설과 영화와 노래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그려낸 우리네 살림살이를 조망한다. 그 배경에 굴곡 많은 근현대사와 중국 화교들의 부침 많은 이민사가 겹쳐 펼쳐진다.

차이니즈 디아스포라, 오해와 편견을 넘어

“한국의 중화요리는 한중 관계의 변화와 근현대사의 흐름에 따라 부침을 거듭해왔다. 한국전쟁 이후 본토와의 교류가 단절되고 중국인들마저 하나둘 한국을 떠나가는 고립무원 상태에서 중화가 없는 중화요리의 역사가 시작되고 지속되었다. 한국 중화요리의 변천사는 왕서방들의 한국 이민사이기도 하다”

일제시대까지 중국인이 경영하고 중국인(또는 일본인)이 손님이던 ‘청요리집’은 해방과 함께 중국인이 경영하고 한국인 손님이 찾는 식당으로 변모하였다. 이때부터 시작된 중국음식의 한국화는 중국과의 교류 단절로 속도가 더해졌다. 1970년대부터 화교들에 대한 각종 차별 정책이 본격화되면서 대부분의 화교들이 한국을 떠나자 중국식당은 이제 한국인이 경영하고 한국인 손님이 찾는 식당으로 자리 잡았다. 때마침 벌어진 혼분식 장려운동은 중국식당이 제자리를 잡는 데 일조하였다. 대한민국은 중국인들이 활발하게 진출한 곳 가운데 변변한 차이나타운이 없는 유일한 나라가 되었다.

한국의 중화요리에는 중국인들이 일상적으로 즐겨먹는 요리들이 없다. 반대로 중국의 음식점에는 우리가 중국음식의 대표선수로 여겨왔던 요리들이 없다. 한국의 중화요리 메뉴에는 중국어나 한국어를 제외하고도 삭스핀이나 오므라이스 같은 영어가 있고, 우동이나 짬뽕 같은 일본어도 섞여 있으며, ‘간짜장, 유니짜장, 빼갈, 유산슬, 라조기, 깐풍기, 기스면’ 등 정체불명의 언어들로 가득하다. 여러 나라 언어에다 북경어, 산동어, 광동어 등이 뒤섞여 있는 중화요리 이름은 비교언어학의 흥미로운 연구 대상이다. 수백 가지 요리 이름이 빼곡히 적혀 있는 채보(菜譜)라고 부르는 메뉴판에서 입맛에 맞는 요리를 고르는 일은 중국인들이 하나의 ‘학문’이라고 부를 정도라고 한다. ‘한국의 중국식당 메뉴 보기’는 한국의 중화요리에 ‘중화’가 없는 서글픈 확인이기도 하지만, ‘중국식당 메뉴 보기’와 ‘간판 읽기’에 이어 저자가 안내하는 친절한 언어학(?)의 신세계이기도 하다. ‘언어’에 대한 저자의 애정과 고집은 물론 ‘자장면과 짜장면 사이’에 가장 함축되어 있다.

고단했던 지난 세기, 우리네 희로애락의 산증인

“안전성 문제로 도마에 오르곤 하는 중국음식에 대해 경제학자 우석훈은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정부는 안전한 짜장면을 위해 화학조미료 적정 사용량을 권장하고 우리 밀가루를 사용하고도 지금처럼 저렴한 짜장면을 먹을 수 있도록 국가정책을 조율하는 ‘짜장면 담당관’ 한 명 정도는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짜장면이라도 안전하게 먹게 해주는 것이 서민 정책의 출발이고 행복한 국가의 근본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안전하고 값싼 짜장면’을 구호로 들고 나오는 대선 후보에게 한 표를 기꺼이 주겠다고 말한다.”(156쪽)

3개월 동안 북극 횡단을 마치고 돌아온 산악인 허영호는 인터뷰에서 가장 먹고 싶은 음식으로 짜장면을 꼽았다고 한다. 이렇듯 우리네 고단했던 날들을 어루만져준 짜장면 100년사를 돌아보며 근현대 한중교류 100년사로 시야를 확대해보는 이유는, 소박하지만 진지하다. 많은 한국인들은 20세기 후반부에 이룩한 기적적인 경제 성장에 기대어 불편했던 긴 역사를 잊고 싶어 한다. 중국에 대한 여러 편견들과 중국인을 낮추어 보려는 시선도 이런 욕망의 부산물이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중국인들을 ‘되놈’이나 ‘짱꼴라’로 부르던 시선은 오늘날 조선족에게도 드리워져 있다. 거꾸로 적지 않은 중국인들이 내심 과거의 영광 속에서 위안을 찾기도 한다. 한류로 상징되는 한국 문화에 대한 선망과 ‘반한 감정, 혐한 감정’으로 표현되는 과장된 혐오가 뒤얽혀 있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두 나라가 오해와 편견을 걷어내고 평화의 역사 공존의 기억을 채워나가는 데, 섞임과 나눔이라는 음식의 미학이 발휘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작가

양세욱
국적
대한민국
출생
1972년
학력
서울대학교 대학원 박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석사
서울대학교 중어중문학과 학사
경력
한양대학교 중어중문학과 연구교수
북경대학교 연강재단 중국학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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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짜장면뎐 (양세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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