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복을 받아들이고 잡귀를 막아 내고,
나라를 지키고 집안을 길이 빛내고,
마음의 평안을 얻기 위해 드나들던 문
원시 시대부터 일상과 떼려야 뗄 수 없고
인간의 원초적 바람이 담긴 문은
우리 조상들의 삶과 역사와 문화를 오롯이 전해 줍니다!
옛날옛날에 효자가 살았는데~
누구나 한 번쯤은 할머니나 엄마 아빠가 들려주는 옛날이야기를 들어 본 적이 있을 거예요. 이야기 중에는 유명한 우리 동화도 있고, 우화도 있고, 세계명작동화도 있고, 물론 위인전도 있겠지요. 그러나 지금부터 말할 옛날이야기란 글로 써서 전해진 것이 아니라, 우리 엄마의 엄마의 엄마의 엄마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오는 이야기입니다. 바로 설화이지요.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곳곳에는 이렇게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들이 많아요. 특히 설화에는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삶과 생각, 문화와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에 많은 학자들이 이런 설화를 통해 고대 인류의 생각과 생활을 연구하기도 한답니다.
[설화 속 우리 역사] 시리즈는 우리 민족의 삶과 생활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설화를 발굴하여 널리 알리고, 산성, 다리, 종과 탑, 장승, 문 등 조상들의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된 문화유산에 전해 내려오는 설화를 통해 우리 문화유산의 소중함과 그 속에 담긴 아래로부터의 역사를 쉽고도 재미있게 배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옛날옛날에 산성 따라 굽이굽이》, 《옛날옛날에 다리 따라 흘러흘러》, 《옛날옛날에 탑 따라 돌고돌아》, 《옛날옛날에 장승 따라 미주알고주알》에 이은 다섯 번째 책인 《옛날옛날에 문 따라 들락날락》은 지금은 물론 그 옛날에도 생활과 밀착되어 있으면서 가족이나 집안의 안녕을 기원하기도 하고, 나라의 중요한 일이나 훌륭한 사람들을 기리기도 했던 문을 통해 우리 민족의 삶과 그들의 간절한 소망과 마음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우리 문화유산에 대해 배워 봅니다.
우리 민족의 생활과 바람이 담긴 문
문에 얽힌 10가지 설화에는 집을 관장하고 집 안 사람들을 보호하는 신도 등장하고, 기이한 힘을 가진 성문의 현판 이야기도 있고, 마을의 자랑인 효자도 등장하고 여인에게는 굴레가 되기도 했던 열녀문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아주 오랜 옛날, 우리 조상들은 집 안 곳곳을 지키는 신들이 있다고 믿었어요. 특히 문왕신이 된 녹두생이 이야기는 집 안의 신들이 어떻게 생겨났는지에 대한 옛이야기지요. 또 조상들은 대문을 통해서 드나드는 게 사람만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문을 통해서 집 안으로 복도 굴러 들어오고 나쁜 재앙도 굴러 들어온다고 믿었어요. 그러니 문은 복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나쁜 잡귀는 막아 집안을 지키게 해 주는 중요한 장치였어요. 귀신 잡는 처용의 이야기를 읽으면 왜 어른들이 해마다 봄이 오는 첫날(입춘)에 글을 써서 대문에 붙이는지도 알게 된답니다. 사람들이 드나들지 않는 문도 있어요. 그럼 왜 만들어 놓았냐고요? 기념문이라고 해서 나라의 뜻깊은 일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문도 있고, 효자나 열녀처럼 다른 사람들에게 본보기가 되는 인물들을 위해 나라에서 내리는 문도 있어요. 효자문이나 열녀문은 마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지요. 평민은 받기 힘들다는 효자문 이야기나 억울하게 죽어 열녀문을 받게 된 이야기를 읽고 나면 조상들의 삶에 대해 좀 더 깊이 있게 알 수 있을 거예요. 신분에 차이가 있었던 옛날에는 임금님과 신하들이 다니는 문을 구분해서 따로 두었대요. 특히 궁궐과 성에는 문을 많이 만들었는데 문이 열리는 방향에 따라서 문의 이름도 다르고 의미도 달랐어요. 한양을 지키는 성문에 얽힌 이야기와 궁궐 문에 대한 이야기는 우리 역사 속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를 잘 보여 준답니다. 산속 깊은 곳에 자리 잡은 절에도 문이 매우 많아요. 여러 대문을 통과해야만 안으로 들어갈 수 있지요. 역사가 깊은 절일수록 문이 더 많아요. 절에 있는 문도 저마다 의미가 다르답니다. 그 의미를 배우면서 문에 얽힌 이야기를 읽는다면 알아 가는 기쁨에 읽는 재미가 더할 거예요.
그 시대 사람들의 정서와 역사를 담아 오랜 세월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설화가 바탕이 된 이 책이 여러분을 옛사람들의 삶과 마음속 깊은 곳의 바람으로 이끄는 안내자가 될 것이고, 나아가 힘의 역사에 가려진 뿌리 깊은 민생의 역사에 주목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옛이야기로 배우는 조상들의 삶과 아름다운 문화유산
[설화 속 우리 역사] 시리즈의 다섯 번째 책 《옛날옛날에 문 따라 들락날락》은 생활과 밀착되어 있으면서 잘 알려지지 않은 문에 얽힌 설화를 찾아내어 역사 속 민중의 삶을 재조명하고자 합니다. 선사 시대부터 있어 왔던 문은 집의 안과 밖을 구분하는 의미 외에 그 문을 통해 사람뿐만 아니라 복도 들어오고 나쁜 기운도 들어올 수 있다고 믿었지요.
이 책은 이러한 문에 얽힌 10여 개의 설화를 소개합니다. 이와 더불어 문을 통해 복을 불러들이고 잡귀를 막기 위해 행했던 갖가지 의식들과 집안을 빛내는 문을 받기 위해 행해졌던 수많은 폐해들, 임금이 살았던 궁궐의 다양한 문들, 서울을 지키는 수많은 문들, 그리고 마음의 평온을 얻기 위해 드나들던 오래된 절의 문 등을 통해 조상들의 진솔한 삶을 정보면에 소개하지요. 그리고 각 장의 마지막에는 설화가 전해 내려오는 문을 생생한 사진으로 소개해 직접 현장을 둘러보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소박하지만 진실된 설화처럼, 이 책이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모두 쉽게 찾아가 역사의 현장을 몸소 느끼며 역사와 조상들을 되새겨 볼 수 있는 살아 있는 교육 현장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