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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할 시간이 많지 않다 상세페이지

에세이/시

사랑할 시간이 많지 않다

소장종이책 정가9,000
전자책 정가38%5,600
판매가5,600
사랑할 시간이 많지 않다 표지 이미지

사랑할 시간이 많지 않다작품 소개

<사랑할 시간이 많지 않다> “모든 순간이 다아
꽃봉오리인 것을!”

낱낱이 피어오르는 작은 삶들과
세상의 초록에 바치는 싱그러운 찬사

오늘을 바라보게 하는 어제의 시

“1965년 등단 이래 오늘에 이르기까지 지칠 줄 모르는 창조의 에너지를 보여주면서 한국 현대 시에 진화의 의미를 부여한”(문학평론가 이광호) 시인 정현종의 네번째 시집 『사랑할 시간이 많지 않다』(초판 발행 1989)가 29년 만에 문학과지성 시인선 R시리즈의 열다섯번째 책으로 복간되었다. 시인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인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을 포함한 64편의 시는 시절마다 새롭게 읽혀왔다.

해마다 여러 시인의 많은 신간이 출간되면서도 여전히 정현종의 시가 널리 호명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새로운 시선으로 정현종의 시를 포착해낸 철학자 김동규에 따르면 “생명이 고갈된 도시에서도 사람은 사랑하며 살아가기 때문이다”. 생명과 폭넓은 의미에서의 사랑, 그리고 사람. 지금 이 도시에 가장 필요한 그 의미들에 대한 단단한 고찰 위에 일구어진 시들은 생명이 경시되고 편리주의와 이기주의로 병든 오늘 더더욱 빛을 발한다. 1980년대, 폭력과 저항의 시대에 시인이 시로써 드러낸 변화와 포용을 다시 만나보자.


출판사 서평

생명, 싱싱한 혼란 속에서 발견하는 세계의 깊이

여러 시와 산문, 인터뷰에서 공공연히 밝혀왔듯 정현종의 시는 시골 산천을 헤매며 자연 속 생명의 꿈틀거리는 감각을 직접 느낀 어린 시절의 경험에서 태어났다. 그는 문학 선생의 “머뭇거리는 소리”나 “길들은 소리”를 듣는 것보다 “피는 꽃이든 죽는 사람이든 살아 시퍼런 소리를 듣는” 게 낫고, “무엇보다도 살아 있는 걸/확실히 손에 쥐어보”는 게 시 창작에 더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시 창작 교실」). 시인 스스로 “언어의 고고학”이라 부르기도 하는 시의 근원이, 머릿속에서 맴도는 관념이 아닌 애정을 담아 바라본 세상에서 시작되었기 때문에 그의 시는 시대나 세대를 가리지 않고 가깝게 읽힌다.

『사랑할 시간이 많지 않다』에서 생명에 대한 애착은 그 기저에 죽음이 도사리고 있기에 한층 각별하다. 이 시집의 시들은 시대의 공포와 죽음을 목도한 시인이 1980년대를 휩쓴 폭력과 거친 세상을 비판하는 한편, 나아가 고통을 회피하기보다 감싸 안으려 한 흔적이기도 하다.

유리창을 깨며 들어온 최루탄이
안에서 터져 삽시간에
가스실이 된 건물 속에서
눈물 콧물 속에서
보지도 못하면서
숨도 못 쉬면서
질식사경窒息死境에서
참 귀신처럼 살아가는구나
―「귀신처럼」 부분

세월이 흐를수록 점점 더 나는 생명 현상들에 감동합니다. 모든 생명의 움직임에 감동하지 않고는 시가 나오지 않는 것이니까 옛날이라고 해서 그렇지 않았을 리 없겠습니다만, 근년에 한결 더 그렇습니다. 숲에 가서 초록 나뭇잎과 풀들을 보면 어떤 때는 광희(狂喜)에 가까운 기쁨으로 부풀어 오르고, 나는 새들, 꽃들, 풀벌레들 같은 것들이 너무 사랑스러워 감탄하며 혼자 웃기도 하는 것입니다만, 사실 생명의 기쁨은 무슨 추상적인 이념이나 거창한 철학 속에 들어 있는 게 아니라 이렇게 작은 것들 속에 들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생명에 대한 감각이 날로 민감해지는 것은 세상의 거칠음과 비례해서 그렇게 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니까 가령 초록 풀잎들에 대한 감동의 배경에는 거친 세상, 죽음이 떠도는 세상이 있다는 얘기입니다.
―정현종, 「구체적인 생명에로」(『작가세계』 1990년 가을호)

사랑, 삶의 순간순간 피어나는 꽃봉오리들

이처럼 생명과 사랑 같은 묵직한 단어들은 정현종 시에서 관념적 용례를 벗어나 자연스럽게 우리에게 다가온다. 생명은 “시골 국민학교”처럼 소박한 곳에 있다. 그리고 “재게 움직이는” 분식집 아주머니처럼 오늘을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에게서, 우연히 마주친 “마악 벙그는 목련”(「신바람」) “잘생긴 나무”(「숲에서」)에서 발견된다. 그렇다면 사랑이란 넓은 세상 사이사이 숨어 있는 이들 가장 사소한 존재에 눈길을 주어 저마다의 빛나는 순간들을 ‘이쁘게’(「움직임은 이쁘구나 나무의 은혜여」) 바라보는 행위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사랑할 시간이 많지 않다』는 숨어 있는 작은 삶, 낮은 목소리에 바치는 찬란한 헌사이자 모두에게 그런 ‘사랑’을 권유하는 전언이다.

오래도록 우리의 삶에 스며온 정현종의 시는 앞으로도 독자와 함께 성장하며 새롭게 읽힐 것이다. 중학교 교과서에 수록된 첫 시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은 얼마 전 방영된 TVN 드라마 [시를 잊은 그대에게]에서 주요하게 다뤄지기도 했다. 언제나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 숨쉬는 정현종의 시들,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그 섬에 가고 싶다”는 1970년대의 「섬」(『나는 별아저씨』)에서부터 작년 연말 영부인 김정숙 여사의 방중 때 낭송되었던 「방문객」(『광휘의 속삭임』, 2008)에 이어, 등단 50주년인 2015년 발표한 『그림자에 불타다』에 다다르는 시인의 53년 시 인생. 그 허리께쯤 위치하는 『사랑할 시간이 많지 않다』는 정현종의 시 세계를 이해하는 데 제격인 시집일 것이다.


저자 프로필

정현종

  • 국적 대한민국
  • 출생 1939년 12월 17일
  • 학력 1965년 연세대학교 철학 학사
  • 경력 대한민국예술원 회원
    2005년 연세대학교 문과대학 인문학부 국어국문학전공 교수
    2002년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앤젤레스캠퍼스 방문교수
    1982년 서울예술대학교 교수
    1977년 중앙일보 기자
    1973년 서울신문 기자
  • 수상 2006년 제2회 경암학술상 예술부문
    2004년 파블로 네루다 메달
    2004년 제12회 공초문학상
    2001년 제1회 미당문학상
    1996년 제4회 대산문학상 시부문
    1995년 제40회 현대문학상 시부문
    1992년 제4회 이산문학상 시부문
    1978년 현대문학 작가상

2015.01.05. 업데이트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저자 소개

저 : 정현종


鄭玄宗


물질화된 사회 속에서 매몰되어 가는 인간의 순수한 영혼에 대해 노래하며, 아픈 사람의 외로움을 따뜻하게 위로하는 시인.

1939년 12월 17일 서울시 용산구에서 3남 1녀 중 셋째로 태어났다. 3세 때 아버지의 근무지를 따라 경기도 고양군 신도면으로 이사 가서 청소년기를 이곳에서 보냈다.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문학과 음악/발레/철학 등에 심취하였다. 1959년 연세대학교 철학과에 입학하였으며, 재학 시절 대학신문인 『연세춘추』에 발표한 시가 연세대 국문과 박두진 교수의 눈에 띄어 1984년 5월 『현대문학』의 추천을 받았다. 1965년 대학을 졸업하고 같은 해 3월과 8월에 각각 「독무」와 「여름과 겨울의 노래」로 『현대문학』에서 3회 추천을 완료하고 문단에 등단하였다.

1966년에는 황동규·박이도·김화영·김주연·김현 등과 함께 동인지 『사계』를 결성하여 활동하였다. 1970∼1973년 서울신문 문화부 기자로, 1975∼1977년에는 중앙일보 월간부에서 일하였으며, 1977년 신문사를 퇴직한 뒤 서울예술전문대학 문예창작과 교수로 부임해서 시 창작 강의를 하였다. 1982년부터 연세대학교 국문과 교수로 재직하였으며 2005년에 정년퇴임하였다.

1965년 『현대문학』을 통해 시단에 오르고, 1972년 첫 시집 『사물의 꿈』을 출간한 이후 지금까지 쉬임없는 창작열과 언제나 자신의 시세계를 갱신하는 열정으로 꾸준한 작품활동을 하였다. 초기의 시는 관념적인 특징을 지니면서 사물의 존재 의의를 그려내는 데 치중한 반면, 1980년대 이후로는 구체적인 생명 현상에 대한 공감을 다룬 시를 발표하였다. 2008년 내놓은 아홉 번째 시집 『광휘의 속삭임』 역시 사물의 바깥에서 사물을 해석하고 그에 대한 복잡한 의미의 얼개를 부여하는 대신, 사물들과 한 몸으로 움직이는 시를 갈망하게 된 시인의 태도에, 사물의 있음 그 자체, 움직임 그 자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는 시적 화자의 자세에 저절로 주목하게 되는 작품집이다.

1990년 「사람으로 붐비는 앎은 슬픔이니」 외 6편의 시로 제3회 연암문학상을 수상하였고, 1992년 「한 꽃송이」로 제4회 이산문학상을 수상하였다. 또 1995년 「내 어깨 위의 호랑이」로 제40회 현대문학상, 1996년 「세상의 나무들」로 제4회 대산문학상, 2001년 「견딜 수 없네」로 제1회 미당문학상 시 부문을 수상하였으며. 『사물의 꿈』 『나는 별아저씨』 『떨어져도 튀는 공처럼』 『사랑할 시간이 많지 않다』 『한 꽃송이』 『세상의 나무들』 『갈증이며 샘물인』 등의 시집과 『고통의 축제』 『달아 달아 밝은 달아』 『사람으로 붐비는 앎은 슬픔이니』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이슬』 등의 시선집을 상자했다. 그는 또한 독특한 시론과 탁월한 산문을 모은 『날자, 우울한 영혼이여』 『숨과 꿈』 『생명의 황홀』 등을 펴냈으며, 시 번역에도 뛰어난 재능을 발휘하여 예이츠, 네루다, 로르카의 시선집을 번역 출간했다.

목차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잎 하나로

그게 뭐니
몸뚱어리 하나
매지호梅芝湖에 가서
소리의 심연深淵 2
생명 만다라
어떤 평화
땅을 덮으시면서
풀을 들여다보는 일이여
낙엽
한 청년의 초상
외설
예술이여
신바람
어디 우산 놓고 오듯
상품 商品은 물신物神이며 아편
제주도에게
몸이라는 건
숲에서

깊은 가슴
나무의 사계四季
무를 먹으며
정들면 지옥이지
자기기만
학동마을에 가서
담에 뚫린 구멍을 보면
술잔 앞에서
빈방
오늘도 걷는다마는
시 창작 교실
귀신처럼
움직이기 시작하였도다
태양에서 뛰어내렸습니다
궁지 1
시골 국민학교
송아지
움직임은 이쁘구나 나무의 은혜여

모든 ‘사이’는 무섭다
이 열쇠로
가을에
흙냄새
자장가
새한테 기대어
막간幕間
천둥을 기리는 노래
두루 불쌍하지요
내 게으름은
생명의 아지랑이
밤 시골 버스
너는 누구일까
어스름을 기리는 노래
자〔尺〕
새로 낳은 달걀
문명의 사신死神
사랑할 시간이 많지 않다
가난이여
아무 데로도 가는 게 아닌
잃어야 얻는다

내가 잃어버린 구름
해설 | 봄과 연애·김동규
기획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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