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찾은 정체성 : 공포 그리고 전쟁 |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53 상세페이지
되찾은 정체성 : 공포 그리고 전쟁 |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53
되찾은 정체성 : 공포 그리고 전쟁 |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53
작품 정보 작품 소개 목차
비어스가 전장과 병사에게 초자연성을 입혀서 만들어내는 공포 이상의 울림. 「되찾은 정체성」도 이런 울림이 잘 담겨있는 단편 중에 하나. 전장을 떠돌던 한 군인이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짧은 여정. 그로부터 160년이 지난 오늘에도 이 짧은 여정은 계속되고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 기다리고 있을 또 다른 전쟁의 공포와 기억……. <책 속에서> 어느 여름밤, 드넓은 숲과 들녘을 굽어보는 산에 한 남자가 서 있었다. 지금 그의 눈앞에는 서쪽에 낮게 걸린 보름달이 없었더라면 보이지 않았을 것들도 드러나 있었다. 새벽이 가까운 시간이었다. 지면을 따라 깔린 옅은 안개 때문에 낮은 쪽의 풍광은 일부 가려져 있었으나, 그 위로 키 큰 나무들은 맑은 하늘을 배경으로 또렷한 형태를 드러내고 있었다. 안개를 뚫고 두세 채의 농가가 보였으나, 어느 곳에도 불빛은 없었다. 사실, 멀리서 개가 짖어 대는 소리 외에 삶의 흔적일랑 없었다. 기계적으로 반복되는 개의 울음소리는 주위의 적막함을 쫓아 버리기보다 외려 더 두드러지게 했다. 남자는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사방을 둘러보았다. 낯익은 풍광이건만, 자신의 집이 정확히 어디인지 분간해 낼 수 없었다. 시체로 있다가 깨어난 뒤 판단력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상태, 아마도 이 남자의 행동을 이렇게 설명한다면 얼추 맞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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