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크래프트 서클”은 H. P. 러브크래프트를 중심으로 세계관을 공유하는 일군의 작가와 그 작품들을 체계적으로 소개하려는 시도입니다. 작품을 구상한 시기는 1930년으로 원안은 이랬다고 합니다. “콤모리옴의 사형집행인, 아삼마우스는 ‘니카우탈 자운’이라는 무법자를 참수하고 시신의 매장을 감독한다. 다음날, 니카우탈 자운이 콤모리옴의 거리에 다시 모습을 드러내는데, (후략)” 이 원안을 유지하되 작품의 핵심인 니카우탈 자운의 이름이 ‘크니가딘 자움’으로 바뀌었다고 하죠. 《위어드 테일스》는 이 작품에서 크니가딘 자움의 식인 행위가 독자의 정서에 맞지 않는다고 거절했다가 나중에 채택했는데요. 러브크래프트는 스미스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 작품에서 선사시대 괴수와 관련된 식인 풍습은 현대에서 벌어질 수 있는 현실적인 식인과는 정서적으로 완전히 다르다.”면서 곧 《위어드 테일스》에서 작품을 받아들일 거라고 격려합니다. 이 작품은 하이퍼보리아의 흥미로운 역사를 다루고 있습니다. 아삼마우스라는 화자를 통하여 하이퍼보리아의 첫 수도이자 중심지였던 콤모리옴이 어떻게 파괴되었는가를 설명하고 있는데요. 사형집행인이라는 화자의 직책, 스미스가 창조한 하이퍼보리아의 주요 신이자 크툴루 신화까지 확장된 차토구아, 크니가딘 자움의 조상과 관련된 하이퍼보리아의 외계 정착민 등등 설정뿐 아니라 전개도 흥미롭습니다. 하이퍼보리아의 주요 특징인 냉소적인 유머가 이 작품에서는 비장미에 희석되어 있는데요. 이 때문에 오히려 스미스의 작품이 생소한 독자들에게 우선 읽을 만한 작품으로 꼽힙니다. 스미스는 1931년 러브크래프트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 작품에 만족감을 드러내는 한편 당시까지 자신이 창조해낸 괴물 중에서 크니가딘 자움이 가장 뛰어나다고 자평하기도 했다는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