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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쓰는 택리지 상세페이지

새로 쓰는 택리지

5중 나선모형으로 재생하는 가거지(可居地) 전북특별자치도

  • 관심 0
푸른길 출판
소장
종이책 정가
35,000원
전자책 정가
20%↓
28,000원
판매가
28,000원
출간 정보
  • 2026.03.12 전자책 출간
  • 2026.03.14 종이책 출간
듣기 기능
TTS(듣기) 지원
파일 정보
  • PDF
  • 535 쪽
  • 36.5MB
지원 환경
  • PC뷰어
  • PAPER
ISBN
9791172670955
UCI
-
새로 쓰는 택리지

작품 정보

이중환의 『택리지』를 제대로 이해하다

이중환이 쓴 『택리지』는 현대에 들어서도 사람들의 관심이 매우 많은 책이다. ‘과연 어디에서 살 것인가?’라는 이 책의 주제는 좋은 곳에서 살고 싶은 사람들의 욕망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택리지』라는 제목을 붙여 이러저러한 책들이 나오고는 있지만, 정작 이중환이 핵심적으로 담았던 내용과는 다소 동떨어져 있다. 그간 나온 책들을 보면, 지역 탐방기 또는 답사기에 그치는 단순 지역 소개 책자가 대부분이다. 게다가 저자들도 지리학 전공과는 무관하다. 그러다 보니 책 제목을 보고 관심이 생겨 구매했던 사람들도 읽고 나면 다소 공허함을 느낀다. 뭔가 읽기는 했으나 ‘무엇을 읽었지?’ 하면서 허탈해한다. 막상 남는 부분이 적은 것이다. 가장 큰 이유는 이중환이 핵심적으로 담고자 했던 지리의 힘을 제대로 느끼지 못해서일 것이다.
이중환은 특정 고을을 마치 가본 것처럼 느끼게 할 만큼 정확하게 묘사한다. 따라서 책을 읽으면 특정 고을에 대한 호기심, 가보고 싶다는 욕망, 다른 사람에게 널리 소개하고 싶은 욕구 등이 저절로 생긴다. 『택리지』 이전 지리지는 일반인의 관심을 자아내기에는 너무 밋밋했다. 관에서 국방과 통치 관점에서 편찬한 것이어서 위치와 거리 등 단순 정보 나열에 그쳤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①지리(地理), ②생리(生利), ③인심(人心), ④산수(山水) 등 ‘살기 좋은 곳(가거지, 可居地) 4가지 기준’에 따라 해당 고을을 소개하는 책이 나왔으니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당연히 베스트셀러가 됐다. 선명하게 입체적으로 그 고을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경제적 측면을 의미하는 생리를 별도 기준으로 제시한 것은 이중환이 얼마나 앞선 사람인지를 보여 준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고을 안 작은 마을에 불과했던 은진현 강경과 덕원군 원산촌이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고 언급하는 부분이다. 이 지점이 왜 이중환을 조선 최고의 인문지리학자라고 평가하는지를 말해준다. 이중환은 지리의 힘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저자는 이중환을 그대로 따라간다. 『택리지』 목차인 서론(사민총론)-팔도론(팔도총론)-복거론(복거총론)-결론(총론) 순에 따라 서술한다. 복거론 안에 있는 가거지 4가지 기준인 지리, 생리, 인심, 산수 등도 있는 그대로 기술한다. 즉 『택리지』 목차와 내용 흐름을 그대로 따르는 것이다. 따라서 『택리지』를 따로 읽지 않더라도 마치 책을 본 것처럼 내용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아울러 이중환이 강조하는 지리의 힘을 지리적 맥락이라는 단어로 표현하며 상세하게 설명한다. 그러다 보니 이 새 책에서 소개하는 지역을 훨씬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게다가 저자는 지리학 전공자이기도 하다. 이 모든 것이 그간 ‘택리지’라는 제목을 달고 나온 여느 책과는 확연히 다른 지점이다. 저자는 이중환 『택리지』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다고 하겠다.


나아가 이중환의 『택리지』를 새롭게 해석하다

저자는 『택리지』 이해에 그치지 않고 한발 더 나아간다. 『택리지』가 나온 1751년(영조 27) 이후 270여 년이 지난 시점인 만큼 현대적 관점에 맞출 필요 때문이다. 새로운 해석을 얹었다. 이중환이 했던 ‘살 만한 곳이 어디?’라는 질문을 ‘어떻게 해야 살 만한 곳이 될 것인가?’로 바꿨다. 그리고 전국 8도가 아니라 전북특별자치도만을 대상으로 삼았다. 이중환 시대에 가장 ‘살기 좋은 곳(가거지, 可居地)’이었던 이곳이 지금은 가장 낙후된 고장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가장 극단적인 예가 해방 후인 1949년(대한민국 31) 대비 인구수가 줄어든 유일한 지자체라는 사실이다. 물론 저자가 40여 년 생활하던 수도권에서 귀향해 지금 사는 곳이 전북특별자치도라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현재 생활하는 지역이니 훨씬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고, 이를 토대로 더욱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저자는 현대에 맞춰 목차도 시민총론-14개 도시론-복거론-결론_가거지 전북특별자치도 순으로 바꾼다. 이중환 시대의 사농공상 사민은 현대에는 모두 시민이니 시민총론, 전북특별자치도가 6개 시, 8개 군으로 구성돼 있으니 14개 도시론이다. 민족의 영산 지리산이 있고, 가장 오래된 지명인 남원으로부터 절대 마르지 않을 깊은 샘물의 고장 정읍까지 하나하나 소개한다. 지리적 맥락이 어떻게 해당 도시의 과거와 현재를 만들었고, 나아가 미래를 위해 어떻게 대안이 될 수 있는지 방향성도 제시한다. 아울러 가거지 4가지 기준인 지리, 생리, 인심, 산수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다. 그러면서 전북 지역의 뛰어난 자연자산과 풍부한 인문자산은 다시 가거지를 위한 촉매로써 훌륭히 기능할 수 있다는 점을 역설한다. 덧붙여 마이클 포터의 경쟁우위, 케이트 레이워스의 도넛 경제학 등을 접목시켜 전북특별자치도를 재생시킬 5중 나선모형을 제시한다. 당위와 가능성을 넘어 전북특별자치도가 다시 가거지가 되기 위한 해법이다. 지방자치제가 시행된 지 30년임에도 갈수록 소멸하고 있는 지방이 다시 도약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대답이기도 하다.
여기까지에 이르는 동안 저자는 단순히 역사와 지리만을 소개하지 않는다. 새로운 가설을 제시하고, 이를 차분히 논증한다. 그리고 논증을 위해 다양한 장르의 서적을 근거로 활용한다. 인문과학, 사회과학, 자연과학을 넘나든다. 당연히 설명력이 높다. 읽다 보면 저자의 생각에 자연스럽게 동조하게 된다. 그리고 그 밑바탕에는 공동체에 대한 애정과 기술혁신이 결국 더 나은 세상을 만들 것이라는 믿음이 깔려있다. 나아가 신화, 고전, 소설, 시, 드라마, 영화 등을 사이사이에 끼워 설명하면서 흥미를 유발하니 500페이지가 넘는 책이 전혀 지루하지 않다. 읽는 재미에 지치지도 않는다. 한 마디로 이 책은 이중환이라는 거인의 어깨에 올라탄 저자가 보여 주는 한바탕 마당극이다.

작가

김동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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