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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설한국소설

잃기일지

  • 관심 0
  • 이선진 저자
소장
종이책 정가
17,000원
전자책 정가
17%↓
14,000원
판매가
14,000원
소장
출간 정보
  • 2026.10.12 전자책, 종이책 동시 출간
듣기 기능
TTS(듣기) 지원
파일 정보
  • EPUB
  • 약 6.9만 자
  • 26.9MB
지원 환경
  • 앱
  • 웹
  • PC뷰어
  • PAPER
ISBN
9791167377104
UCI
-
잃기일지

작품 정보

침묵의 빗장을 열고 마침내 닿는 마음
유실된 계절을 지나 ‘나’라는 주어로 귀환하기

《밤의 반만이라도》 이선진 첫 장편소설 출간

“그의 유일한 가면은 목소리다. 그러므로 이 소설은 목소리가 전부인 소설,
목소리로 이루어진 변검술이다.”_박연준(시인·소설가)

우리는 상처받지 않기 위해 감정을 감추고, 말하기보다 말하지 않기를 택한다. ‘하지 않는 법’과 ‘침묵하는 법’을 먼저 배운 아이들은 어른이 되어서도 나를 남 대하듯 제3자의 자리에 내려놓는다. 초연하고 묵묵해 보이는 태도는 어쩌면 감정의 파고에 휩쓸릴까 두려워 축조해 올린 방어벽에 가까울지 모른다.

이선진 첫 장편소설 《잃기일지》는 그런 방어벽을 겹겹이 두른 채 살아가는 ‘진진주’의 내면을 집요하게, 하지만 다정하고 위트 있게 파고든다. 진진주의 유일무이한 특장점은 자기 자신과의 인력을 지워버리고 스스로를 ‘창백한 푸른 점’처럼 아득히 타자화하는 일이다. 상처와 결핍으로 채워진 어린 시절 속에서 그는 1인칭 주어 ‘나’를 지우고 고유명사 ‘진진주’라는 부캐 뒤로 숨는다. 이는 고유한 자신을 지켜내고자 하는 부단한 애씀이다. 그러던 중 진진주가 세운 견고한 성벽에 조금씩 금이 간다. 그 파열을 일으키는 존재는 하나뿐인 애인도, 위장 결혼 중인 남편도 아닌 조카 ‘이석기’다. 철이 없는 건지 세상의 이치를 깨쳐버린 건지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질문을 해대는 다섯 살 금쪽이. 석기는 진주의 방어기제에 파문을 일으키는 유년의 알레고리로 작동한다. 예측 불가능한 “프리티 카오스” 그 자체인 석기를 돌보고 잃어버리고 다시 찾는 일련의 소동 속에서, 진주는 오랫동안 외면해왔던 자신의 어린 시절을 돌아본다. 박연준 시인의 말처럼, 《잃기일지》는 “여러 개의 목소리를 쓰고 벗으며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이야기. 그러므로 “그의 유일한 가면은 목소리”이고, “이 소설은 목소리가 전부인 소설, 목소리로 이루어진 변검술”이다.

규정할 수 없는 기벽과 투명한 질문을 지닌 석기의 시선은, 진주가 스스로를 타자화하며 봉인해두었던 기억들—엄마의 부재와 침묵, 바기오에서의 ‘펄’과의 추억—을 단숨에 현재로 호명한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이 소설이 상실을 섣부른 치유나 결손의 메움으로 환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상실을 온전히 겪어내려 하는 적극적 애도 과정을 통해, 침묵 속에 유폐되었던 유년의 자아를 현재의 주체 안으로 편입시킨다. 《잃기일지》는 과거와의 진정한 화해란 여전히 통증으로 남아 있는 유년기를 다시 주어로 회복하는 작업임을 보여주며, 동시대 상실의 서사 가운데 가장 섬세하고 단단한 문학적 응답을 완성해낸다.

이윽고 내 가슴속의 불이 꺼지고 빛과 어둠의 배열이 깨진 순간, 나는 난생처음으로 내 침묵을 배신했다. 내가 내뱉은 말이 끝끝내 나를 혼자 내버려두고 떠나버림으로써 나를 영영 외롭게 만들 거란 걸 알면서도. (121쪽)

작가

이선진
국적
대한민국
출생
1995년
데뷔
2020년 자음과모음
수상
2020년 자음과모음 신인문학상
1995년 인천에서 태어났다. 2020년 자음과모음 신인문학상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밤의 반만이라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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