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스테인드글라스가 도입된 지 어느덧 한 세기가 지났다. 1970년대 이후 유럽 현대 스테인드글라스 도입기를 기점으로 한다 해도 근 40년의 역사가 흐른 셈이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스테인드글라스 연구서인 이 책은, 그간 많은 발전을 이룬 한국 스테인드글라스의 역사적․예술적 가치와 그 의미를 미술사적인 관점에서 재조명하고 있다.
한국 스테인드글라스의 100여년 역사를 조망한 이 책은 크게 1, 2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 ‘한국 가톨릭교회의 서구 스테인드글라스의 수용과 창조적 발전’에서는 우선, 스테인드글라스의 정의와 기원, 서구 중세 스테인드글라스의 전성기 및 그 이후의 쇠퇴기, 그리고 19세기에 다시 찾아온 스테인드글라스 부흥의 역사를 서구 작품을 중심으로 서술하고 있다. 이어서 우리나라에 최초로 스테인드글라스가 유입된 경위와 작품의 양식적 특성을 서울 명동 주교좌성당과 대구 계산동 주교좌성당을 중심으로 소개하고, 일제 강점기 관공서를 중심으로 설치되었던 일반 건축물의 스테인드글라스도 다루었다. 아울러 한국 작가들의 스테인드글라스 작품이 등장하게 된 배경과 그 출발을 알리는 여러 징후들에 대해서도 함께 개괄하였다.
제2부 ‘한국의 현대 스테인드글라스’에서는 이남규를 시작으로 전개되는 1970년대 이후 한국 스테인드글라스의 역사를 주요 작가별로 소개하고 있다.
한국의 스테인드글라스는 1970년대에 이르러 가톨릭교회를 중심으로 국내 작가들에 의해 본격적으로 전개되기 시작하였다. 1970년대에 접어들면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에서 새롭게 전개된 스테인드글라스의 추상적 경향을 선보였던 이남규와 남용우, 그리고 한국 가톨릭교회의 정서를 반영한 성서적 내러티브가 강조된 경향을 보인 최영심, 김겸순의 작품을 시대 흐름에 따라 서술하고 있다. 이어 ‘건축적 예술’로서의 이해를 바탕으로 한 대규모 작품들이 등장하기 시작한 1990년대 이후의 한국 스테인드글라스의 흐름을 조광호, 마르크 등 국내의 대표적인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제시하였다.
한국 스테인드글라스의 다양한 표현양상과 새로운 도전을 소개한 이 책의 후반부에서는 교회 건축에만 국한되지 않고, 일반 건축물은 물론 공공조각, 퍼포먼스 등 새로운 영영과의 접목을 시도하며 그 표현의 장을 부단히 넓혀가고 있는 스테인드글라스의 새로운 가능성을 조망하였다. 저자는 시각 예술로서 스테인드글라스가 지닌 표현의 다양성과 스테인드글라스의 교육 및 작가양성의 중요성, 한국 스테인드글라스의 발전을 위해 요구되는 올바른 방향제시와 지속적인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것으로 이 책을 맺고 있다.
이 책에는 다양한 부록도 실려 있다. 저자는 국내의 대표적인 스테인드글라스 작가들의 작품목록과 한국 스테인드글라스 연표 그리고 한국의 대표적인 스테인드글라스 공방을 소개하는 부록을 더해 이 분야에 관심이 있는 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였다.
서울 문화재단 ‘2010년 예술연구서적 발간 지원사업 선정 저서’로 선정된 이 책은 주제의 참신함과, 다년간에 걸쳐 여러 작가들을 만나고 직접 현장을 방문하여 작품을 촬영하고 자료를 수집, 정리하여 연구해온 저자의 열의가 돋보이고 있다.
한국의 스테인드글라스는 그간 꾸준한 발전을 이루어왔음에도 관련 연구와 서적이 거의 전무한 실정이었다. 그러므로 국내에서 첫 선을 보이는 스테인드글라스 연구서인 이 책이 한국 스테인드글라스 예술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고, 향후 발전 가능성과 올바른 방향 제시를 위한 하나의 지침을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