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와 정당 자료로 살펴보는 12·3 윤석열 정부 비상계엄 사태
제9권 검은 사복과 하얀 헬멧: 비상계엄 및 제주항공 참사 긴급 현안 질의와 백골단 기자회견 (1.9.~1.13.)
2024년 12월 3일 20시 25분경, 윤석열 대통령은 긴급 대국민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1979년 이후 45년 만에, 1987년 민주화 항쟁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는 국회의 잇따른 탄핵 소추와 예산 삭감이 정부 운영을 마비시키려는 시도라며, 비상계엄은 “종북 반국가 세력들을 척결”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계엄 선포 직후, 경찰과 계엄군은 국회의 출입문을 봉쇄하기 시작했다. 국회의 정치활동을 금지하는 내용을 첫 번째로 실은 계엄 포고문도 발표되었다. 그러나 국회의원들은 담을 넘어 국회로 진입했고, 시민들도 어느새 모여 국회 앞을 지켰다. 긴장이 고조되며 계엄군이 국회 본관 창문을 깨고 내부로 진입하기도 했지만, 시민과 보좌진은 몸을 던져 바리케이드를 쌓고 소화기 분말을 뿌리며 저항했다. 계엄군이 회의장 앞까지 도달한 12월 4일 오전 1시경, 국회는 재석 190명 전원의 찬성으로 비상계엄 해제를 의결했다. 비상계엄 선포로부터 불과 세 시간 만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그로부터 다시 세 시간이 지난 4시 30분경 계엄령 해제를 공식 발표했다. 국민과 국회의 신속한 대응으로 계엄령은 여섯 시간여 만에 해제되었으나, 그 여파는 우리 사회 전반에 가늠할 수 없는 여파를 미치고 있다.
이 책은 12·3 비상계엄 선포부터 현안의 중심이 된 국회와 각 정당이 공개적으로 발표한 회의록과 성명문 등을 엮은 기록물이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제삼자의 필터를 거친 보도를 배제하고 한국 의회의 실제 모습을 담아냄으로써, 우리 사회를 비롯해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이 사건의 실체를 기록하고 기억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출간되었다.
물론, 국회와 정당만이 우리 사회와 현안의 전부는 아니다. 거리 곳곳을 밝힌 불빛과 목소리, 각계각층의 시국선언, 수사기관의 상황 보고, 언론과 매체의 분석, 그리고 조용히 일상을 지키며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의 노력이 모여 우리의 현재를 이루고 있다. 그럼에도 이 책이 국회와 정당의 움직임을 기록하고자 한 이유는, 그들이 사회 전체의 의지를 반영하는 대표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계엄령 해제를 포함해 향후 이뤄진 주요한 사회·정치적 결정은 모두 시민의 요구와 더불어 국회의 민주적 절차를 통해 이루어졌다. 이를 충실히 기록하는 일은 우리 사회가 민주주의의 과정을 이해하고 앞으로의 도전에 대비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다.
한편, 이 책 역시 분량과 구성의 한계상 국회와 정당이 내놓은 모든 의견과 자료를 담지는 못했다. 정당 관련 자료는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진보당 다섯 개 정당의 자료를 실었으며, 공식적으로 발표한 주요 입장과 보도자료를 중심으로 구성했다. 원내 정당 가운데 전문을 실지 못한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의 자료와 기타 관련 논평 등은 비어 있는 지면을 활용해 최대한 소개하고자 했다.
본 총서의 제9권은 현직 대통령의 체포영장 재발부와 특검법 부결 이후 긴장이 고조되었던 2025년 1월 9일 오후부터 1월 13일까지의 내용을 다룬다. 1월 9일 오후 열린 제5차 국회본회의에서는 비상계엄 및 제주항공 참사와 관련하여 공수처처장 오동운, 법무부장관직무대행 김석우, 헌법재판소장 김정원, 선관위 사무총장 김용빈 등의 긴급 현안 질의가 있었다. 동시에 의회 밖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변호인 측의, 의회 안에서는 국민의힘 김민전 의원과 반공청년단 김정현 대표의 기자회견이 있었다. 윤석열의 체포영장 재집행과 관련한 여야와 시위대의 갈등이 고조되는 와중 80, 90년대 정치깡패의 상징인 '백골단'의 이름을 자랑스레 소개한 이 기자회견에는 온갖 비난이 쏟아졌고, 국민의힘조차 반 걸음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1월 10일에는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외환죄 등을 포함한 새로운 특검법이 새로이 상정되었고, 더불어민주당이 일부 유튜버 등을 내란선전 혐의로 고발하면서 가짜뉴스 규제와 관련한 논란이 불거졌다. 또한 앞선 기자회견과 관련해 김민전 의원의 제명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주말인 1월 11일과 12일에는 원내 회의는 없었지만 윤석열의 체포영장 기한이 다가오며 2차 집행이 곧 이뤄질 거란 긴장이 이어졌다. 10일 박종준 대통령경호처장이 체포되면서 경호처 내부의 불만이 점점 확산되고 있단 정황이 포착되기도 했다. 13일에는 외환죄를 포함해 새로이 상정된 특검법이 '종북 특검'이라는 국민의힘의 비판 속에서도 법사위를 통과했고, 윤석열 대통령의 방어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내용의 안건이 국가인권위원회에 상정 예정이었다가 내부 직원들 및 야권 국회의원들의 항의에 무산되기도 했다. 의회 자료는 아니지만 해당 안건 역시 이 책에 수록하였으며, 이밖에도 10일 문화체육관광위원회, 13일 행정안전위원회의 국무위원 현안 질의 회의록, 새로이 상정된 특검법 의안, 국민의힘의 김민전의원 징계안 등도 각 일자에 맞게 수록했다.
이 책이 한국 사회가 과거를 기억하고, 미래로 나아가는 데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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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두기
· 이 책은 2024년 12월 3일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해당 사안과 관련한 의회와 정당의 공개 회의록 및 상정 안건, 공식 보도자료 등을 엮은 것입니다.
· 이 책의 자료는 〈국회회의록의 발간 및 보존 등에 관한 규정〉 제2조에 따른 임시회의록을 포함하며, 본문 내 자료에 해당 사실이 표시되어 있습니다.
· 각 자료는 최대한 시간 순서에 따라 배치했습니다. 의안은 검토나 의결 일자가 아닌 제안 일자에 맞춰 배치했고, 폐기된 의안도 중요도에 따라 수록했습니다.
· 모든 자료는 머리말과 꼬리말을 제외하고 원문 상태 그대로 보존하였습니다. 다만, 공식 문서 형태가 아닌 웹상에 게재된 자료는 책에 수록하기 위해 양식을 수정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맞춤법을 포함하여 원문의 내용에는 어떠한 수정도 가하지 않았음을 밝힙니다.
· 목차의 각 항목에 표시한 부제는 원문 자료에 없는 것으로, 주요 논의 사항을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추가한 정보입니다. 의안의 경우 최종 검색일을 기준으로 의결 상황과 일자를 표기했습니다.
· 모든 자료는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등 공식 홈페이지에서 가져온 것으로, 최종 검색일은 2025년 1월 21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