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와 정당 자료로 살펴보는 12·3 윤석열 정부 비상계엄 사태
제11권 아스팔트의 십자군, 혹은 백색 테러범들: 윤석열 대통령 구속과 서울서부지방법원 폭동 (1.16.~1.20.)
2024년 12월 3일 20시 25분경, 윤석열 대통령은 긴급 대국민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1979년 이후 45년 만에, 1987년 민주화 항쟁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는 국회의 잇따른 탄핵 소추와 예산 삭감이 정부 운영을 마비시키려는 시도라며, 비상계엄은 “종북 반국가 세력들을 척결”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계엄 선포 직후, 경찰과 계엄군은 국회의 출입문을 봉쇄하기 시작했다. 국회의 정치활동을 금지하는 내용을 첫 번째로 실은 계엄 포고문도 발표되었다. 그러나 국회의원들은 담을 넘어 국회로 진입했고, 시민들도 어느새 모여 국회 앞을 지켰다. 긴장이 고조되며 계엄군이 국회 본관 창문을 깨고 내부로 진입하기도 했지만, 시민과 보좌진은 몸을 던져 바리케이드를 쌓고 소화기 분말을 뿌리며 저항했다. 계엄군이 회의장 앞까지 도달한 12월 4일 오전 1시경, 국회는 재석 190명 전원의 찬성으로 비상계엄 해제를 의결했다. 비상계엄 선포로부터 불과 세 시간 만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그로부터 다시 세 시간이 지난 4시 30분경 계엄령 해제를 공식 발표했다. 국민과 국회의 신속한 대응으로 계엄령은 여섯 시간여 만에 해제되었으나, 이는 우리 사회 전반에 가늠할 수 없는 여파를 미치고 있다.
이 책은 12·3 비상계엄 선포부터 현안의 중심이 된 국회와 각 정당이 공개적으로 발표한 회의록과 성명문 등을 엮은 기록물이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제삼자의 필터를 거친 보도를 배제하고 한국 의회의 실제 모습을 담아냄으로써, 우리 사회를 비롯해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이 사건의 실체를 기록하고 기억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출간되었다.
물론, 국회와 정당만이 우리 사회와 현안의 전부는 아니다. 거리 곳곳을 밝힌 불빛과 목소리, 각계각층의 시국선언, 수사기관의 상황 보고, 언론과 매체의 분석, 그리고 조용히 일상을 지키며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의 노력이 모여 우리의 현재를 이루고 있다. 그럼에도 이 책이 국회와 정당의 움직임을 기록하고자 한 이유는, 그들이 사회 전체의 의지를 반영하는 대표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계엄령 해제를 포함해 향후 이뤄진 주요한 사회·정치적 결정은 모두 시민의 요구와 더불어 국회의 민주적 절차를 통해 이루어졌다. 이를 충실히 기록하는 일은 우리 사회가 민주주의의 과정을 이해하고 앞으로의 도전에 대비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다.
한편, 이 책 역시 분량과 구성의 한계상 국회와 정당이 내놓은 모든 의견과 자료를 담지는 못했다. 정당 관련 자료는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진보당 다섯 개 정당의 자료를 실었으며, 공식적으로 발표한 주요 입장과 보도자료를 중심으로 구성했다. 원내 정당 가운데 전문을 실지 못한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의 자료와 기타 관련 논평 등은 비어 있는 지면을 활용해 최대한 소개하고자 했다.
총서의 제11권은 헌정사 최초로 현직 대통령이 구속되고, 사법부를 상대로 한 폭력 행위와 불법 점거가 일어난 1월 16일부터 20일까지의 내용을 다룬다. 대통령의 체포 다음 날이자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 제2차 변론이 있었던 16일 열린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특별위원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의 회의록을 비롯해 특검법 수정안 등이 가결된 17일의 421회 제1차 국회 본회의, 국가인권위원회 관련 현안 질의가 있었던 국회운영위원회 회의록, 아울러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과 함께 서부지법폭동이 발생한 다음날로서, 관련 현안 질의가 이어진 20일 법제사법위원회, 행정안전위원회의 회의록을 담았다.
국민의힘은 이 기간 공수처의 수사와 체포영장, 구속영장의 적법성을 문제 삼으며, 윤석열 대통령의 방어권을 보장하고 이재명 대표의 사법 수사도 똑같이 진행하라고 주장했다. 또한 가결된 특검법 수정안에 대한 권한대행의 재의요구권 행사를 요청하는가 하면, 서부지법 폭동에 대해선 유감을 표하면서도 공수처의 무리한 수사, 경찰의 대응, 민주당의 책임을 탓하기도 했다. 반대로 야권은 윤석열의 체포와 구속을 통해 사회 혼란 극복의 한 고비를 넘었다고 안도하면서, 관련자 수사를 비롯해 미뤄두었던 김건희, 명태균 게이트의 수사, 정부의 특검법의 수용을 촉구했다. 또한 서부지법과 관련해 시위에 참석한 여당 의원들과 이를 묵과하며 양비론을 펼치는 여당 지도부, 선동 극우 세력을 강도 높게 비판해 나갔다. 이들에 관한 각 정당의 논평 및 보도자료와 더불어, 17일 발표된 윤석열 대통령의 옥중 메시지 전문, 국민의힘 단독 특검법과 최종 결의된 특검법 수정안 등도 수록하였다.
이 책이 한국 사회가 과거를 기억하고, 미래로 나아가는 데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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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두기
· 이 책은 2024년 12월 3일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해당 사안과 관련한 의회와 정당의 공개 회의록 및 상정 안건, 공식 보도자료 등을 엮은 것입니다.
· 이 책의 자료는 〈국회회의록의 발간 및 보존 등에 관한 규정〉 제2조에 따른 임시회의록을 포함하며, 본문 내 자료에 해당 사실이 표시되어 있습니다.
· 각 자료는 최대한 시간 순서에 따라 배치했습니다. 의안은 검토나 의결 일자가 아닌 제안 일자에 맞춰 배치했고, 폐기된 의안도 중요도에 따라 수록했습니다.
· 모든 자료는 머리말과 꼬리말을 제외하고 원문 상태 그대로 보존하였습니다. 다만, 공식 문서 형태가 아닌 웹상에 게재된 자료는 책에 수록하기 위해 양식을 수정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맞춤법을 포함하여 원문의 내용에는 어떠한 수정도 가하지 않았음을 밝힙니다.
· 목차의 각 항목에 표시한 부제는 원문 자료에 없는 것으로, 주요 논의 사항을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추가한 정보입니다. 의안의 경우 최종 검색일을 기준으로 의결 상황과 일자를 표기했습니다.
· 모든 자료는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등 공식 홈페이지에서 가져온 것으로, 최종 검색일은 2025년 1월 31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