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13권 : 계엄령은 계몽령이다

국회와 정당 자료로 살펴보는 12·3 윤석열 정부 비상계엄 사태
제13권 계엄령은 계몽령이다: 탄핵 심판 김용현 증언과 윤석열 구속 기소 (1.23.-2.3.)
-

2024년 12월 3일 20시 25분경, 윤석열 대통령은 긴급 대국민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1979년 이후 45년 만에, 1987년 민주화 항쟁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는 국회의 잇따른 탄핵 소추와 예산 삭감이 정부 운영을 마비시키려는 시도라며, 비상계엄은 “종북 반국가 세력들을 척결”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계엄 선포 직후, 경찰과 계엄군은 국회의 출입문을 봉쇄하기 시작했다. 국회의 정치활동을 금지하는 내용을 첫 번째로 실은 계엄 포고문도 발표되었다. 그러나 국회의원들은 담을 넘어 국회로 진입했고, 시민들도 어느새 모여 국회 앞을 지켰다. 긴장이 고조되며 계엄군이 국회 본관 창문을 깨고 내부로 진입하기도 했지만, 시민과 보좌진은 몸을 던져 바리케이드를 쌓고 소화기 분말을 뿌리며 저항했다. 계엄군이 회의장 앞까지 도달한 12월 4일 오전 1시경, 국회는 재석 190명 전원의 찬성으로 비상계엄 해제를 의결했다. 비상계엄 선포로부터 불과 세 시간 만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그로부터 다시 세 시간이 지난 4시 30분경 계엄령 해제를 공식 발표했다. 국민과 국회의 신속한 대응으로 계엄령은 여섯 시간여 만에 해제되었으나, 이는 우리 사회 전반에 가늠할 수 없는 여파를 미치고 있다.

이 책은 12·3 비상계엄 선포부터 현안의 중심이 된 국회와 각 정당이 공개적으로 발표한 회의록과 성명문 등을 엮은 기록물이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제삼자의 필터를 거친 보도를 배제하고 한국 의회의 실제 모습을 담아냄으로써, 우리 사회를 비롯해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이 사건의 실체를 기록하고 기억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출간되었다.

물론, 국회와 정당만이 우리 사회와 현안의 전부는 아니다. 거리 곳곳을 밝힌 불빛과 목소리, 각계각층의 시국선언, 수사기관의 상황 보고, 언론과 매체의 분석, 그리고 조용히 일상을 지키며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의 노력이 모여 우리의 현재를 이루고 있다. 그럼에도 이 책이 국회와 정당의 움직임을 기록하고자 한 이유는, 그들이 사회 전체의 의지를 반영하는 대표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계엄령 해제를 포함해 향후 이뤄진 주요한 사회·정치적 결정은 모두 시민의 요구와 더불어 국회의 민주적 절차를 통해 이루어졌다. 이를 충실히 기록하는 일은 우리 사회가 민주주의의 과정을 이해하고 앞으로의 도전에 대비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다.

한편, 이 책 역시 분량과 구성의 한계상 국회와 정당이 내놓은 모든 의견과 자료를 담지는 못했다. 정당 관련 자료는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진보당 다섯 개 정당의 자료를 실었으며, 공식적으로 발표한 주요 입장과 보도자료를 중심으로 구성했다. 원내 정당 가운데 전문을 실지 못한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의 자료와 기타 관련 논평 등은 비어 있는 지면을 활용해 최대한 소개하고자 했다.

본 총서 제13권은 설 연휴 기간을 포함하는 1월 23일부터 2월 3일까지의 내용을 다룬다. 1월 23일에는 제2차 국회 본회의에서 서부지방법원 폭동 관련 긴급 현안 질의가 있었고,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 4차 변론에서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의 증언이 있었다. 김용현은 국회 군 투입은 질서 유지를 위한 것이었고, 국회의원의 의결을 방해한 적 없었다고 주장했다. 윤석열은 포고령은 형식에 불과했고, 이번 선포는 야당 독재와 부정선거의 실태를 국민에게 경고하고 호소한 것이었다고 발언했다. 이에 변호인단은 국민들이 이번 계엄을 '계몽령'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날인 24일과 25일 검찰은 윤석열의 구속 기간 연장 신청을 했지만 모두 기각되었고, 결국 추가 수사 없이 26일 윤석열을 기소한다. 설 연휴 기간 국민의힘 의원들이 윤석열을 접견하려 서울구치소를 방문하고 헌법재판관의 편향성 문제를 제기하며 탄핵 심판 불복과 폭동을 부추긴다는 논란이 일었고, 31일에는 최상목 권한대행이 비상계엄 특검법 수정안에 다시금 재의요구권을 행사했다. 주말이 지난 2월 3일 제422회 제1차 국회 본회의에서는 우원식 국회의장의 개회사가 있었고, 당일 선고 예정이었던 마은혁 헌법재판관 임명 관련 심판 결정이 연기되기도 했다.

본서는 이들 회의록과 탄핵 심판 당시 피청구인 윤석열의 발언 전문, 그 외 기간 내 여러 법안을 논의했던 보건복지위원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등의 회의록을 포함한다. 그 외에 공수처 및 검찰의 수사와 기소는 월권이자 심각한 절차적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며, 헌법재판소, 특히 문형배 헌법재판관이 사상적으로 편향되어 있다고 주장하는 국민의힘과 윤석열 변호인단 측의 발언과 보도자료, 반대로 이들은 전 국민이 목도한 불법 계엄임에도 이를 부정하고, 기소된 내란 수괴를 여전히 추종하며 극우 세력과 동조해 폭동을 조장하고, 악랄한 사상 검증으로 헌법재판소 심판에 불복하기 위한 밑밥을 깔고 있다고 비판하는 더불어민주당 및 야권의 자료 역시 수록했다.

이 책이 한국 사회가 과거를 기억하고, 미래로 나아가는 데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길 바란다.

---
일러두기
· 이 책은 2024년 12월 3일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해당 사안과 관련한 의회와 정당의 공개 회의록 및 상정 안건, 공식 보도자료 등을 엮은 것입니다.
· 이 책의 자료는 〈국회회의록의 발간 및 보존 등에 관한 규정〉 제2조에 따른 임시회의록을 포함하며, 본문 내 자료에 해당 사실이 표시되어 있습니다.
· 각 자료는 최대한 시간 순서에 따라 배치했습니다. 의안은 검토나 의결 일자가 아닌 제안 일자에 맞춰 배치했고, 폐기된 의안도 중요도에 따라 수록했습니다.
· 모든 자료는 머리말과 꼬리말을 제외하고 원문 상태 그대로 보존하였습니다. 다만, 공식 문서 형태가 아닌 웹상에 게재된 자료는 책에 수록하기 위해 양식을 수정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맞춤법을 포함하여 원문의 내용에는 어떠한 수정도 가하지 않았음을 밝힙니다.
· 목차의 각 항목에 표시한 부제는 원문 자료에 없는 것으로, 주요 논의 사항을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추가한 정보입니다. 의안의 경우 최종 검색일을 기준으로 의결 상황과 일자를 표기했습니다.
· 모든 자료는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등 공식 홈페이지에서 가져온 것으로, 최종 검색일은 2025년 2월 14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