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와 정당 자료로 살펴보는 12·3 윤석열 정부 비상계엄 사태
제16권 의인과 악인: 탄핵 심판 조성현 등 증언과 노상원 수첩, 명태균 게이트 (2.13.-2.17.)
2024년 12월 3일 20시 25분경, 윤석열 대통령은 긴급 대국민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1979년 이후 45년 만에, 1987년 민주화 항쟁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는 국회의 잇따른 탄핵 소추와 예산 삭감이 정부 운영을 마비시키려는 시도라며, 비상계엄은 “종북 반국가 세력들을 척결”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계엄 선포 직후, 경찰과 계엄군은 국회의 출입문을 봉쇄하기 시작했다. 국회의 정치활동을 금지하는 내용을 첫 번째로 실은 계엄 포고문도 발표되었다. 그러나 국회의원들은 담을 넘어 국회로 진입했고, 시민들도 어느새 모여 국회 앞을 지켰다. 긴장이 고조되며 계엄군이 국회 본관 창문을 깨고 내부로 진입하기도 했지만, 시민과 보좌진은 몸을 던져 바리케이드를 쌓고 소화기 분말을 뿌리며 저항했다. 계엄군이 회의장 앞까지 도달한 12월 4일 오전 1시경, 국회는 재석 190명 전원의 찬성으로 비상계엄 해제를 의결했다. 비상계엄 선포로부터 불과 세 시간 만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그로부터 다시 세 시간이 지난 4시 30분경 계엄령 해제를 공식 발표했다. 국민과 국회의 신속한 대응으로 계엄령은 여섯 시간여 만에 해제되었으나, 이는 우리 사회 전반에 가늠할 수 없는 여파를 미치고 있다.
이 책은 12·3 비상계엄 선포부터 현안의 중심이 된 국회와 각 정당이 공개적으로 발표한 회의록과 성명문 등을 엮은 기록물이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제삼자의 필터를 거친 보도를 배제하고 한국 의회의 실제 모습을 담아냄으로써, 우리 사회를 비롯해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이 사건의 실체를 기록하고 기억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출간되었다.
물론, 국회와 정당만이 우리 사회와 현안의 전부는 아니다. 거리 곳곳을 밝힌 불빛과 목소리, 각계각층의 시국선언, 수사기관의 상황 보고, 언론과 매체의 분석, 그리고 조용히 일상을 지키며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의 노력이 모여 우리의 현재를 이루고 있다. 그럼에도 이 책이 국회와 정당의 움직임을 기록하고자 한 이유는, 그들이 사회 전체의 의지를 반영하는 대표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계엄령 해제를 포함해 향후 이뤄진 주요한 사회·정치적 결정은 모두 시민의 요구와 더불어 국회의 민주적 절차를 통해 이루어졌다. 이를 충실히 기록하는 일은 우리 사회가 민주주의의 과정을 이해하고 앞으로의 도전에 대비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다.
한편, 이 책 역시 분량과 구성의 한계상 국회와 정당이 내놓은 모든 의견과 자료를 담지는 못했다. 정당 관련 자료는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진보당 다섯 개 정당의 자료를 실었으며, 공식적으로 발표한 주요 입장과 보도자료를 중심으로 구성했다. 원내 정당 가운데 전문을 실지 못한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의 자료와 기타 관련 논평 등은 비어 있는 지면을 활용해 최대한 소개하고자 했다.
본 총서 제16권은 2월 13일부터 17일까지의 내용을 다룬다. 13일 국회 본회의에서는 경제 분야 대정부 질문이 있었고, 여성가족위원회에서는 여성가족부 및 산하기관 보고와 질의가 있었다. 14일 국회 본회의에서는 교육·사회 분야 대정부 질문이 진행되는 한편, 마은혁 헌법재판관 임명 촉구 결의안과 내란 선전 행위와 관련한 국가인권위원회 감사안 등이 가결되었다. 주말이 지나고 17일 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명태균 특검법이,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는 반도체 특별법 등이 논의되었으며, 동일 국방위원회에는 707특수임단장 김현태가 참고인으로 출석해 비상계엄 당시 국회 의결을 방해할 계획이 없었으며, 민주당이 곽종근을 회유한 것 같다고 진술하며 논란을 일으켰다.
의회 밖에서는 13일 탄핵 심판 8차 변론에 조태용, 김봉식, 조성현이 출석하여 홍장원의 메모와 국회 병력 투입에 관하여 증언하였다. 윤 측은 홍장원과 민주당의 커넥션을 주장했고, 윤석열 자신이 나서 당일 통화는 계엄과 무관한 격려성 전화였다고 강변했다. 그러나 헌재 직권 증인인 조성현은 ‘의원’을 끌어내라는 상부 지시를 분명히 받았다고 증언했다. 그 밖에도 13일에는 ‘수거 대상’과 ‘처리 방법’ 등이 담긴 노상원의 수첩 내용이 공개되며 충격과 공포를 불러왔고, 15일에는 민주화운동의 상징인 광주 금남로 거리에서 탄핵 찬·반 세력의 집회가 열렸다. 또 16일에는 12월 3일 군의 국회 단전 시도 CCTV 영상이 공개되어 파장을 일으켰고, 17일에는 명태균 게이트 중간 수사 발표가 이뤄지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여야는 헌법재판소 공정성 시비, 곽종근·홍장원, 김현태 등 비상계엄 주요 증언자들의 회유 의혹, 명태균 게이트와 특검법, 극우 세력의 광주 집회 등에 있어 대립했다. 노상원의 수첩과 국회 단전 시도 CCTV 공개 등을 통해 야권은 탄핵 인용과 내란 및 명태균·김건희 관련 수사를 촉구하는 한편, 조기 대선을 준비하며 새로운 정책과 의제를 세워 나갔다. 여당은 노상원의 수첩이나 CCTV 공개에 대해서는 침묵하면서도 공천 개입 등의 문제가 걸린 명태균 게이트에 대해선 부정과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본서에는 이들 국회 회의록과 정당 자료, 탄핵 심판 당시 윤석열의 발언 전문과 함께, 마은혁 임명 촉구 결의안, 국가인권위원회 감사요구안 등의 의안 원문 역시 수록하였다.
이 책이 한국 사회가 과거를 기억하고, 미래로 나아가는 데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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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두기
· 이 책은 2024년 12월 3일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해당 사안과 관련한 의회와 정당의 공개 회의록 및 상정 안건, 공식 보도자료 등을 엮은 것입니다.
· 이 책의 자료는 〈국회회의록의 발간 및 보존 등에 관한 규정〉 제2조에 따른 임시회의록을 포함하며, 본문 내 자료에 해당 사실이 표시되어 있습니다.
· 각 자료는 최대한 시간 순서에 따라 배치했습니다. 의안은 검토나 의결 일자가 아닌 제안 일자에 맞춰 배치했고, 폐기된 의안도 중요도에 따라 수록했습니다.
· 모든 자료는 머리말과 꼬리말을 제외하고 원문 상태 그대로 보존하였습니다. 다만, 공식 문서 형태가 아닌 웹상에 게재된 자료는 책에 수록하기 위해 양식을 수정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맞춤법을 포함하여 원문의 내용에는 어떠한 수정도 가하지 않았음을 밝힙니다.
· 목차의 각 항목에 표시한 부제는 원문 자료에 없는 것으로, 주요 논의 사항을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추가한 정보입니다. 의안의 경우 최종 검색일을 기준으로 의결 상황과 일자를 표기했습니다.
· 모든 자료는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등 공식 홈페이지에서 가져온 것으로, 최종 검색일은 2025년 2월 23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