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와 정당 자료로 살펴보는 12·3 윤석열 정부 비상계엄 사태
제17권 민주주의의 배신자들: 탄핵 심판 중간 정리 및 상임위원회 기관 질의 (2.18.)
2024년 12월 3일 20시 25분경, 윤석열 대통령은 긴급 대국민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1979년 이후 45년 만에, 1987년 민주화 항쟁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는 국회의 잇따른 탄핵 소추와 예산 삭감이 정부 운영을 마비시키려는 시도라며, 비상계엄은 “종북 반국가 세력들을 척결”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계엄 선포 직후, 경찰과 계엄군은 국회의 출입문을 봉쇄하기 시작했다. 국회의 정치활동을 금지하는 내용을 첫 번째로 실은 계엄 포고문도 발표되었다. 그러나 국회의원들은 담을 넘어 국회로 진입했고, 시민들도 어느새 모여 국회 앞을 지켰다. 긴장이 고조되며 계엄군이 국회 본관 창문을 깨고 내부로 진입하기도 했지만, 시민과 보좌진은 몸을 던져 바리케이드를 쌓고 소화기 분말을 뿌리며 저항했다. 계엄군이 회의장 앞까지 도달한 12월 4일 오전 1시경, 국회는 재석 190명 전원의 찬성으로 비상계엄 해제를 의결했다. 비상계엄 선포로부터 불과 세 시간 만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그로부터 다시 세 시간이 지난 4시 30분경 계엄령 해제를 공식 발표했다. 국민과 국회의 신속한 대응으로 계엄령은 여섯 시간여 만에 해제되었으나, 이는 우리 사회 전반에 가늠할 수 없는 여파를 미치고 있다.
이 책은 12·3 비상계엄 선포부터 현안의 중심이 된 국회와 각 정당이 공개적으로 발표한 회의록과 성명문 등을 엮은 기록물이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제삼자의 필터를 거친 보도를 배제하고 한국 의회의 실제 모습을 담아냄으로써, 우리 사회를 비롯해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이 사건의 실체를 기록하고 기억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출간되었다.
물론, 국회와 정당만이 우리 사회와 현안의 전부는 아니다. 거리 곳곳을 밝힌 불빛과 목소리, 각계각층의 시국선언, 수사기관의 상황 보고, 언론과 매체의 분석, 그리고 조용히 일상을 지키며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의 노력이 모여 우리의 현재를 이루고 있다. 그럼에도 이 책이 국회와 정당의 움직임을 기록하고자 한 이유는, 그들이 사회 전체의 의지를 반영하는 대표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계엄령 해제를 포함해 향후 이뤄진 주요한 사회·정치적 결정은 모두 시민의 요구와 더불어 국회의 민주적 절차를 통해 이루어졌다. 이를 충실히 기록하는 일은 우리 사회가 민주주의의 과정을 이해하고 앞으로의 도전에 대비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다.
한편, 이 책 역시 분량과 구성의 한계상 국회와 정당이 내놓은 모든 의견과 자료를 담지는 못했다. 정당 관련 자료는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진보당 다섯 개 정당의 자료를 실었으며, 공식적으로 발표한 주요 입장과 보도자료를 중심으로 구성했다. 원내 정당 가운데 전문을 실지 못한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의 자료와 기타 관련 논평 등은 비어 있는 지면을 활용해 최대한 소개하고자 했다.
본 총서 제17권은 탄핵 심판 9차 변론기일이었던 2월 18일 하루 동안의 내용을 다룬다. 국회 본회의 대정부 질문에 이어 각 상임위원회의 관련 기관 보고와 질의가 이어지면서, 전체 회의 등에서 비상계엄 관련 이슈는 상대적으로 줄어들었다. 기획재정위원회에서는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의 현 경제 상황 및 예산 문제에 관한 질의가 있었고,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는 농림축산식품부, 산림청, 한국농어촌공사 등의 업무 현황 보고와 질의가 있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서는 보건복지부와 식약처 등의, 정무위원회에서는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의 기간 보고 및 질의가 있었고, 환경노동위원회에서는 자연환경보전법 개정안 등이, 국방위원회에서는 비상계엄 이후 60개 이상 제안된 계엄법 개정안 등이 논의되
었다. 또한 행정안전위원회에서는 소방청장 허석곤, 선거관리위 사무총장 김용빈 등이 참석해 비상계엄 당시 단전·단수 지시 및 부정선거론 등 탄핵 심판 증언 내용에 관하여 증언했고, 박현수 서울경찰청장 내정자에 대하여 비상계엄 가담 의혹에 관한 질의도 오갔다.
이날 있었던 탄핵 심판 제9차 변론기일에서는 증인 신문 없이 양측 변론 쟁점을 중간 정리하였다. 윤 측은 부정선거와 중국 간첩 의혹을 재차 제기하며 비상계엄의 정당성을 설파하고, 실제로도 국회 봉쇄나 정치인 체포 시도가 없었던 “합법적인 평화적 계엄”, “단시간 내의 국민 호소용 계엄”이었음을 주장했다. 국회 측은 이에 반하는 조지호, 여인형, 정성우 등의 검찰 조서를 비상계엄 선포 위헌성의 추가 증거로 제시했고 (이에 윤 측은 강하게 반발하였으며, 항의를 제기한 변호인이 퇴정하기도 했다) 국회와 선관위 침탈, 헌법 위반의 중대성 등 네 가지 소추 사유에 관한 주장을 정리하는 한편, 이번 비상계엄은 “국민의 신임을 더할 수 없는 방법으로 배신”한 것으로서, 민주주의와 헌정 질서의 온전한 복원을 위한 첫걸음은 대통령에 대한 파면 결정이라 발언했다.
본서에는 18일 국회 회의록과 함께 탄핵 심판 당시 국회 측의 마무리 발언과 윤 측의 모두 발언 및 마무리 발언 전문, 그밖에 헌법재판소와 곽종근·홍장원 흔들기, 명태균 특검법, 김건희 수사, 추경과 연금 등의 정책에 있어 대립한 여야 정당 자료를 수록했다. 다만 분량상의 문제로, 18일 오후 개회되어 교육부, 국가교육위원회, 국토교통부 등의 기관 보고가 있었던 교육위원회와 국토교통위원회의 회의록은 다음 권에 수록하였다
이 책이 한국 사회가 과거를 기억하고, 미래로 나아가는 데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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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두기
· 이 책은 2024년 12월 3일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해당 사안과 관련한 의회와 정당의 공개 회의록 및 상정 안건, 공식 보도자료 등을 엮은 것입니다.
· 이 책의 자료는 〈국회회의록의 발간 및 보존 등에 관한 규정〉 제2조에 따른 임시회의록을 포함하며, 본문 내 자료에 해당 사실이 표시되어 있습니다.
· 각 자료는 최대한 시간 순서에 따라 배치했습니다. 의안은 검토나 의결 일자가 아닌 제안 일자에 맞춰 배치했고, 폐기된 의안도 중요도에 따라 수록했습니다.
· 모든 자료는 머리말과 꼬리말을 제외하고 원문 상태 그대로 보존하였습니다. 다만, 공식 문서 형태가 아닌 웹상에 게재된 자료는 책에 수록하기 위해 양식을 수정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맞춤법을 포함하여 원문의 내용에는 어떠한 수정도 가하지 않았음을 밝힙니다.
· 목차의 각 항목에 표시한 부제는 원문 자료에 없는 것으로, 주요 논의 사항을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추가한 정보입니다. 의안의 경우 최종 검색일을 기준으로 의결 상황과 일자를 표기했습니다.
· 모든 자료는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등 공식 홈페이지에서 가져온 것으로, 최종 검색일은 2025년 2월 26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