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와 정당 자료로 살펴보는 12·3 윤석열 정부 비상계엄 사태
제20권 오늘 우리는 모두 민주주의자입니다. 탄핵 심판 종합 변론과 최후 진술, 국정조사 5차 청문회 (2.22.~2.25.)
2024년 12월 3일 20시 25분경, 윤석열 대통령은 긴급 대국민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1979년 이후 45년 만에, 1987년 민주화 항쟁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는 국회의 잇따른 탄핵 소추와 예산 삭감이 정부 운영을 마비시키려는 시도라며, 비상계엄은 “종북 반국가 세력들을 척결”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계엄 선포 직후, 경찰과 계엄군은 국회의 출입문을 봉쇄하기 시작했다. 국회의 정치활동을 금지하는 내용을 첫 번째로 실은 계엄 포고문도 발표되었다. 그러나 국회의원들은 담을 넘어 국회로 진입했고, 시민들도 어느새 모여 국회 앞을 지켰다. 긴장이 고조되며 계엄군이 국회 본관 창문을 깨고 내부로 진입하기도 했지만, 시민과 보좌진은 몸을 던져 바리케이드를 쌓고 소화기 분말을 뿌리며 저항했다. 계엄군이 회의장 앞까지 도달한 12월 4일 오전 1시경, 국회는 재석 190명 전원의 찬성으로 비상계엄 해제를 의결했다. 비상계엄 선포로부터 불과 세 시간 만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그로부터 다시 세 시간이 지난 4시 30분경 계엄령 해제를 공식 발표했다. 국민과 국회의 신속한 대응으로 계엄령은 여섯 시간여 만에 해제되었으나, 이는 우리 사회 전반에 가늠할 수 없는 여파를 미치고 있다.
이 책은 12·3 비상계엄 선포부터 현안의 중심이 된 국회와 각 정당이 공개적으로 발표한 회의록과 성명문 등을 엮은 기록물이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제삼자의 필터를 거친 보도를 배제하고 한국 의회의 실제 모습을 담아냄으로써, 우리 사회를 비롯해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이 사건의 실체를 기록하고 기억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출간되었다.
물론, 국회와 정당만이 우리 사회와 현안의 전부는 아니다. 거리 곳곳을 밝힌 불빛과 목소리, 각계각층의 시국선언, 수사기관의 상황 보고, 언론과 매체의 분석, 그리고 조용히 일상을 지키며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의 노력이 모여 우리의 현재를 이루고 있다. 그럼에도 이 책이 국회와 정당의 움직임을 기록하고자 한 이유는, 그들이 사회 전체의 의지를 반영하는 대표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계엄령 해제를 포함해 향후 이뤄진 주요한 사회·정치적 결정은 모두 시민의 요구와 더불어 국회의 민주적 절차를 통해 이루어졌다. 이를 충실히 기록하는 일은 우리 사회가 민주주의의 과정을 이해하고 앞으로의 도전에 대비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다.
한편, 이 책 역시 분량과 구성의 한계상 국회와 정당이 내놓은 모든 의견과 자료를 담지는 못했다. 정당 관련 자료는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진보당 다섯 개 정당의 자료를 실었으며, 공식적으로 발표한 주요 입장과 보도자료를 중심으로 구성했다. 원내 정당 가운데 전문을 실지 못한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의 자료와 기타 관련 논평 등은 비어 있는 지면을 활용해 최대한 소개하고자 했다.
본 총서 제20권은 2월 22일부터 25일까지의 내용을 다룬다. 주말인 22일과 23일을 지나 24일에는 법제사법위원회 소위원회에서 명태균 특검법이 가결되었고, 정무위원회 소위원회와 전체 회의에서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 등 관련 법안이 논의되었다. 다음날인 25일에는 인공지능(AI) 현안 공청회가 있었던 과학기술정보방송신위원회 등을 비롯해 비상계엄 국정조사 5차 청문회가 열렸다. 청문회에는 국무총리 한덕수, 국가안보실장 신원식, 대검찰청 차장검사 이진동, 공수처장 오동운 등이 출석했고, 여야는 검찰의 비화폰 수사 촉구, 공수처의 윤석열 체포영장 문제, 명태균 게이트 수사 등에 관하여 질의하였다.
25일은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 마지막 날로서 최종 변론이 진행되었다. 청구인(국회) 측은 비상계엄 요건과 절차, 군 병력 투입, 정치 활동 금지 포고령 등의 소추 사유와 이에 대한 피청구인 측 주장의 허위성을 정리하고, 파면 결정의 민주적 당위성과 헌법적 이익을 중심으로 변론을 제시했다. 윤 측은 북한, 중국, 민주당을 축으로 반국가적 민주·진보·간첩 세력이 국내에서 활개를 치고 있으며, 비상계엄은 이를 알리기 위한 ‘계몽’의 수단이었을 뿐이라 강변했다. 또 국회의 탄핵 소추와 헌법재판소의 검찰 조서 인정이 애초에 불법이라고 주장하는가 하면, 윤석열 본인은 최종 진술에서 대통령직 복귀 후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본서는 앞서의 국회 회의록과 함께, 25일 탄핵 심판 당시 양측 법률 대리인들이 펼친 종합 변론 전체, 소추위원장 정청래 국회의원과 피청구인 윤석열 대통령의 최종 진술 전문을 모두 수록했다. 약 여섯 시간 분량에 해당하는 이들 자료를 통해, 비상계엄 현안에 관한 양측의 입장을 면밀히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외 탄핵 심판 전후 반응과 명태균 게이트, 노동·경제 정책 등의 쟁점을 다룬 여야 논평 및 보도자료 역시 담았고, 부록으로 헌법과 계엄법 외에 헌법재판소법 전문도 추가하였다.
한밤의 연극으로 간첩과 음모가 넘치는 세상을 일깨운 이 시대, 혹은 독재자의 헛된 몽상을 민주주의라는 필연성으로 넘어서는 이 시대, 이 책이 한국 사회가 과거를 기억하고, 미래로 나아가는 데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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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두기
· 이 책은 2024년 12월 3일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해당 사안과 관련한 의회와 정당의 공개 회의록 및 상정 안건, 공식 보도자료 등을 엮은 것입니다.
· 이 책의 자료는 〈국회회의록의 발간 및 보존 등에 관한 규정〉 제2조에 따른 임시회의록을 포함하며, 본문 내 자료에 해당 사실이 표시되어 있습니다.
· 각 자료는 최대한 시간 순서에 따라 배치했습니다. 의안은 검토나 의결 일자가 아닌 제안 일자에 맞춰 배치했고, 폐기된 의안도 중요도에 따라 수록했습니다.
· 모든 자료는 머리말과 꼬리말을 제외하고 원문 상태 그대로 보존하였습니다. 다만, 공식 문서 형태가 아닌 웹상에 게재된 자료는 책에 수록하기 위해 양식을 수정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맞춤법을 포함하여 원문의 내용에는 어떠한 수정도 가하지 않았음을 밝힙니다.
· 목차의 각 항목에 표시한 부제는 원문 자료에 없는 것으로, 주요 논의 사항을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추가한 정보입니다. 의안의 경우 최종 검색일을 기준으로 의결 상황과 일자를 표기했습니다.
· 모든 자료는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등 공식 홈페이지에서 가져온 것으로, 최종 검색일은 2025년 3월 3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