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와 정당 자료로 살펴보는 12·3 윤석열 정부 비상계엄 사태
제24권 타는 목마름으로: 검찰의 항고 포기와 여야 장외 투쟁 (3.12.~3.17.)
2024년 12월 3일 20시 25분경, 윤석열 대통령은 긴급 대국민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1979년 이후 45년 만에, 1987년 민주화 항쟁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는 국회의 잇따른 탄핵 소추와 예산 삭감이 정부 운영을 마비시키려는 시도라며, 비상계엄은 “종북 반국가 세력들을 척결”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계엄 선포 직후, 경찰과 계엄군은 국회의 출입문을 봉쇄하기 시작했다. 국회의 정치활동을 금지하는 내용을 첫 번째로 실은 계엄 포고문도 발표되었다. 그러나 국회의원들은 담을 넘어 국회로 진입했고, 시민들도 어느새 모여 국회 앞을 지켰다. 긴장이 고조되며 계엄군이 국회 본관 창문을 깨고 내부로 진입하기도 했지만, 시민과 보좌진은 몸을 던져 바리케이드를 쌓고 소화기 분말을 뿌리며 저항했다. 계엄군이 회의장 앞까지 도달한 12월 4일 오전 1시경, 국회는 재석 190명 전원의 찬성으로 비상계엄 해제를 의결했다. 비상계엄 선포로부터 불과 세 시간 만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그로부터 다시 세 시간이 지난 4시 30분경 계엄령 해제를 공식 발표했다. 국민과 국회의 신속한 대응으로 계엄령은 여섯 시간여 만에 해제되었으나, 이는 우리 사회 전반에 가늠할 수 없는 여파를 미치고 있다.
이 책은 12·3 비상계엄 선포부터 현안의 중심이 된 국회와 각 정당이 공개적으로 발표한 회의록과 성명문 등을 엮은 기록물이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제삼자의 필터를 거친 보도를 배제하고 한국 의회의 실제 모습을 담아냄으로써, 우리 사회를 비롯해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이 사건의 실체를 기록하고 기억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출간되었다.
물론, 국회와 정당만이 우리 사회와 현안의 전부는 아니다. 거리 곳곳을 밝힌 불빛과 목소리, 각계각층의 시국선언, 수사기관의 상황 보고, 언론과 매체의 분석, 그리고 조용히 일상을 지키며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의 노력이 모여 우리의 현재를 이루고 있다. 그럼에도 이 책이 국회와 정당의 움직임을 기록하고자 한 이유는, 그들이 사회 전체의 의지를 반영하는 대표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계엄령 해제를 포함해 향후 이뤄진 주요한 사회·정치적 결정은 모두 시민의 요구와 더불어 국회의 민주적 절차를 통해 이루어졌다. 이를 충실히 기록하는 일은 우리 사회가 민주주의의 과정을 이해하고 앞으로의 도전에 대비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다.
한편, 이 책 역시 분량과 구성의 한계상 국회와 정당이 내놓은 모든 의견과 자료를 담지는 못했다. 정당 관련 자료는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진보당 다섯 개 정당의 자료를 실었으며, 공식적으로 발표한 주요 입장과 보도자료를 중심으로 구성했다. 원내 정당 가운데 전문을 실지 못한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의 자료와 기타 관련 논평 등은 비어 있는 지면을 활용해 최대한 소개하고자 했다.
본 총서 제24권은 3월 12일부터 17일까지의 내용을 다룬다. 12일 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윤석열 구속 취소와 관련한 긴급 현안 질의가 열려 법원행정처장 천대엽, 법무부장관 직무대행 김석우, 공수처장 오동운 등이 참석했다. 천대엽은 구속 기간의 ‘시간’ 단위 계산이 전례 없는 일이고 상급심 판단이 필요해 보이긴 하지만 해당 판사의 판결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김석우는 해당 건에 대한 즉시 항고가 위헌 소지가 크며 관련 내용은 본안 법정에서 다투겠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13일 12·29 여객기 참사 관련 특별위원회에서는 피해자 지원·권리 보장을 위한 특별법이 상정되었고, 국토교통위원회에서는 국토교통부, 한국도로공사 등의 현안 보고가 있었다. 같은 날 국회 본회의에선 쟁점이 되었던 상법 개정안을 포함해
초·중등교육법, 아동복지법 등의 개정안이 가결되었고, 한미동맹 지지 결의안도 의결되었다.
의회 밖에서는 13일 감사원장과 검사 3인의 탄핵 심판에 대한 기각 선고가 있었고, 14일에는 최상목 권한대행이 명태균 특검법에 대한 재의요구권을 행사했다. 윤석열의 석방 이후 여야가 거리 투쟁에 나서면서, 또한 많은 사람들이 예상한 14일까지도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탄핵 심판 선고가 나오지 않으면서, 15일 광화문과 여의도, 안국역을 중심으로 탄핵 찬·반 집회가 크게 진행되었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구속 취소를 환영하며 탄핵 심판의 기각·각하 및 공수처 폐지의 목소리를 높였고, 이재명의 사법리스크, 국정 마비에 관한 민주당 책임론, 헌법재판소의 편향성 등을 지적하며 특히 한덕수 탄핵 건 선고를 윤석열 건보다 먼저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5당은 결국 항고를 포기한 검찰과
법원, 이에 발맞춰 윤석열 탄핵 심판 기각·각하를 주장하는 국민의힘과 극우 세력, 마은혁 임명은 보류한 채 명태균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한 최상목 권한대행 등을 강하게 비판하고,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파면 선고를 촉구했다. 또 미국의 한국 민감국가 지정에 대해 윤 정부의 실책을 지적하기도 했다.
본서에는 이들 회의록 및 정당 자료와 함께 국민의힘 82인이 헌법재판소에 제출한 2차 탄원서 전문, 여당이 발의한 선거 및 투개표 시스템 점검 특별법, 헌법재판소법 개정안, 공수처 특검법 등과 야권이 발의한 감사원법 개정안, 내란·외환죄 대통령 소속 정당에 법적 책임을 묻는 정당법 일부개정안 등의 의안 원문 역시 수록하였다. 또한 부록으로 헌법과 계엄법, 헌법재판소법 전문 역시 수록하였다.항고권 폐지, 공수처 폐지 의안 등도 수록하였다.
이 책이 한국 사회가 과거를 기억하고, 미래로 나아가는 데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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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두기
· 이 책은 2024년 12월 3일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해당 사안과 관련한 의회와 정당의 공개 회의록 및 상정 안건, 공식 보도자료 등을 엮은 것입니다.
· 이 책의 자료는 〈국회회의록의 발간 및 보존 등에 관한 규정〉 제2조에 따른 임시회의록을 포함하며, 본문 내 자료에 해당 사실이 표시되어 있습니다.
· 각 자료는 최대한 시간 순서에 따라 배치했습니다. 의안은 검토나 의결 일자가 아닌 제안 일자에 맞춰 배치했고, 폐기된 의안도 중요도에 따라 수록했습니다.
· 모든 자료는 머리말과 꼬리말을 제외하고 원문 상태 그대로 보존하였습니다. 다만, 공식 문서 형태가 아닌 웹상에 게재된 자료는 책에 수록하기 위해 양식을 수정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맞춤법을 포함하여 원문의 내용에는 어떠한 수정도 가하지 않았음을 밝힙니다.
· 목차의 각 항목에 표시한 부제는 원문 자료에 없는 것으로, 주요 논의 사항을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추가한 정보입니다. 의안의 경우 최종 검색일을 기준으로 의결 상황과 일자를 표기했습니다.
· 모든 자료는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등 공식 홈페이지에서 가져온 것으로, 최종 검색일은 2025년 3월 23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