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3년 부임이래 34년 동안 줄곧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에서 열정적으로 교수직을 수행해 오셨던 승운 최창섭 교수님께서 정년을 맞게 되셨습니다. 오늘의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 모습을 만드는데 최창섭 교수님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셨는지는 재론의 여지가 없습니다. 단지 서강대에서 뿐 아니라 한국 언론학계, 방송계 그리고 우리 사회 다양한 분야에서도 최창섭 교수님은 창조적이고 적극적인 활동으로 많은 공헌을 하셨습니다. 그래서 ‘서강대 최창섭 교수!’ 하면 바로 ‘창조적 도전’과 ‘맹렬한 추진력’이란 이미지가 떠오르는게 아닐까싶습니다.
2006년 1월 14일 신촌의 한 음식점에서 몇사람의 서강대 후학들이 모여 선생님의 정년사업에 대해 얘기를 나누던 중 가칭 ‘승운 최창섭교수 정년기념사업 준비위원회’를 결성하고 그 사업 중 하나로 논문집 발간을 결정하였습니다. 논문집은 선생님의 학문 세계를 되돌아 볼 수 있는 주제를 중심으로 하고 정년 논문집에 실을 논문을 모으기로 하였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5개 주제에 최교수님의 논문을 포함하여 총 14편의 논문을 싣고 여기에다가 정년을 맞으시는 선생님에 대한 글과 자료를 포함하여 공식적인 정년기념 논문집을 발간하게 되었습니다.
5개 논문 주제는 먼저 최창섭 교수님께서 항상 강조하셨던 커뮤니케이션은 다름아닌 ‘나눔’을 실천하는 학문이란 지론에 바탕을 둔 주요 전공 영역인 ‘방송과 뉴미디어’, ‘종교 커뮤니케이션’, ‘미디어교육’을 비롯하여 ‘커뮤니케이션과 미디어’, ‘광고와 홍보’ 등으로 구성되었습니다. 그 외에 원로 언론학자이신 한양대 이강수 명예교수님께서 집필해 주신 최창섭 교수님의 학문세계에 대한 글과 인물열전에 실린 평전 자료를 담았고 끝으로 지난 34년 동안 선생님의 연구 활동을 일별할 수 있는 저서, 논문, 기고문 목록을 자료로 첨부하였습니다. 정성이 담긴 글을 써주신 이강수 교수님께 특별히 감사하옵고 논문을 기고해 주신 서강 동문 연구자들에게도 진심어린 고마움을 전합니다.
잘아시다시피 최창섭 교수님은 누구보다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데 적극적이었던 분이었습니다. ‘제1호’, ‘창립자’란 호칭을 유난히 많이 가지고 계셨는데 항상 창조적인 아이디어로 넘쳐 나셨을 뿐 아니라 이를 즉시 행동에 옮기는 실천력 또한 대단했던 분이었습니다.
‘서강대학교 제1회 동문’,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동문 교수 1호’였고, ‘서강대 언론대학원’과 ‘서강-KBS 방송아카데미’를 개원하였으며, ‘사랑의 소리 방송(장애인방송)’을 개국하는데 주역을 맡으셨습니다. 그리고 ‘여의도클럽’, ‘한국방송비평회’, ‘한국미디어교육학회’, ‘한국PR협회’, ‘맑은물 되찾기 운동본부’의 창립을 주도하기도 하셨습니다. 이런 많은 일을 하시는 가운데 크고 작은 장애들이 있었지만 한번 소신을 가지고 시작한 일에 대해서는 끝까지 마무리를 짓는 엄청난 집념의 소유자이기도 하셨습니다. 그래서 선생님은 항상 우유부단하고 나약한 후학들에게 부지런함이 무엇이고 일을 제대로 추진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몸소 보여주신 훌륭한 스승이셨습니다.
최창섭 교수님은 커뮤니케이션 관련 학계를 위해서도 많은 봉사를 하셨는데 한국언론학회장, 한국PR협회장, 한국방송비평회장, 한국미디어교육학회장 등을 두루 역임하시면서 관련 학문 분야의 발전을 위해서도 최선을 다하셨습니다. 특히 학회장을 맡으실 때마다 무엇인가 새로운 일을 찾아내고 이를 과감히 추진하여 새롭게 움직이는 학회의 모습을 만드시는데 탁월한 능력을 보이셨습니다.
이렇듯 활화산처럼 타오르는 선생님의 삶과 학문에 대한 열정을 잠시 접고 중간 점검을 하실 시간이 되었습니다. 저희들이 정년기념 준비를 시작하던 그 때부터 선생님은 줄곧 제도가 정해놓은 정년일 뿐 이지 다시 시작하는 재출발의 의미를 강조하셨습니다. 조용히 사라지는 것을 미덕으로 아는 일반적인 정년의 의미를 전혀 새롭게 해석하고 실천하는 최창섭 교수님 다운 면모를 다시한번 확인시켜 주셨습니다. 그래서 저희들은 선생님께서 정년을 맞으셨다고 해서 어디로 떠나는게 아니고 다시 새로운 모습으로 세상과 만나기 위해 새로운 준비를 선언하시는 것으로 이해하려고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