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기술과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인해 세계를 연결하는 네트워크망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인터넷은 이제 지상파, 위성, 케이블방송에 이어 방송의 네 번째 미디어로 부각되며 방송과 통신의 중요한 매개체로 등장했다.
인터넷을 이용한 IPTV 서비스로 인해 통신업체들도 방송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기술적 토대가 마련되었으며, 인터넷의 통신프로토콜인 IP 프로토콜에 기반한 TV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제4의 방송플랫폼으로 충분한 기술을 갖춘 잠재적 경쟁자로 부각되었을 뿐 아니라, 디지털콘텐츠산업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1위 수준의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와 시설을 확보하고 있는 IT 강국인 한국의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이를 수용하고 조기에 정착을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미 정통부의 광대역통합망(BcN) 구축계획이나 유비쿼터스 환경의 홈네트워킹 프로젝트 추진 등을 통해 ‘정보통신 1등 국가’실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시점에서 IPTV의 도입으로 인한 방송시장의 환경을 적극적으로 예측하고 예상가능한 문제점들을 조기에 해결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보다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IPTV는 기술의 특성상 기존의 방송서비스와는 다른 성격의 문제점들이 부각될 수 있다. IPTV는 문자 그대로 초고속 인터넷이 접속가능한 IP 주소만 있으면 장소를 불문하고 동영상 컨텐츠 등 멀티미디어 디지털 콘텐츠를 제공받을 수 있으므로 기존의 방송과는 달리 국경이나 지역의 차별없이 수용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또한 기존의 방송망과 달리 기술적으로는 거의 무한대에 가까운 채널의 수를 수용할 수 있으므로 다양한 내용과 형식의 디지털 콘텐츠의 시장을 크게 늘릴 것이다. 이와 함께 IPTV는 인터넷의 기본적 속성인 쌍방향성과 상호작용성(interactivity)을 내포하고 있어 수용자의 적극적인 소비형태가 나타날 것이므로 공급자의 책임뿐 아니라 수용자의 책임도 크게 증대될 것이다.
이처럼 국경을 넘어선 수신지역의 확대와 채널수의 급증, 그리고 보다 개인화된 TV 서비스의 제공이라는 점은 다른 매체보다 뛰어나겠지만, 국경을 뛰어 넘는 IPTV의 파급효과는 원본과 다름없는 디지털 카피(digital copy)로 인한 불법복제의 빠른 유출을 가져올 수 있다. 또 서로 다른 문화와 법을 가진 국가간에 문화적 혹은 국제상거래 간의 마찰을 가져 올 수도 있다. 따라서 IPTV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디지털 콘텐츠의 원활한 수급을 위한 공정거래 기반과 저작권 보호체계의 확립 등 디지털 콘텐츠의 보호에 최선을 대해야 한다.
본 도서에서는 위에서 언급한 문제점들을 고찰하기 위해 크게 두 가지 관점에서 연구했다. 하나는 디지털 콘텐츠의 보호를 위한 기술적 장치의 내용과 동향에 대해 고찰했고, 다른 하나는 저작권법이나 전자상거래법 등 디지털콘텐츠법이 보호하고 있는 내용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찰했다.
기술적 장치는 결국 현행법의 테두리 안에서 효과를 발휘할 수 있으므로, 현행법에 대한 이해없이 무조건 기술을 적용할 수 없으며, 현행법 역시 기술의 발달로 인한 환경의 변화를 무시하고 시대에 뒤떨어진 법의 적용을 주장할 수 없으므로 현행 기술의 동향과 법적인 절차를 동시에 고찰함으로써 미래의 IPTV 기술의 발달과 도입으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들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정책적 대안을 고찰했다.
IPTV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기술적 문제와 더불어 정책과 규제 등 논의하고 해결해야 할 부분이 여전히 남아 있다. IPTV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적 기반에 대한 이해와 도달범위 및 대상을 늘리고, 대역폭을 늘리는 기술(엑세스 기술, IPv6 등)과 충분한 품질안정성을 보장하는 전송기술(IP 멀티캐스트 기술, QoS 보장 등), 품질의 저하없이 영상의 고속전송이 가능한 압축기술, 통합적 기능을 가진 인텔리전트 셋톱박스 개발에 관련된 기술 등 현재의 기술수준과 한계, 전망 등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
IPTV가 가진 기술적 장점과 특성으로 인한 채널수의 증가 및 콘텐츠 접근과 소비의 수월성, 특히 국경을 넘나드는 디지털 콘텐츠의 유통은 우리나라의 디지털 콘텐츠 시장에 변화를 가져 올 수 있다. 시장의 동향과 해외 사례를 통해 우리나라의 디지털콘텐츠 시장환경의 변화 가능성을 분석했다. 국경이 없는 인터넷을 통한 디지털 콘텐츠의 유통 및 상거래의 가능성은 한류(韓流)와 같이 디지털콘텐츠가 국가의 전략적 상품화가 가능하도록 하고 있는 반면, 원본과 다름없는 복사복의 복제와 배포가 용이하고 확산이 빠르다는 특성 때문에 이에 따른 보호기술의 개발과 이에 따른 법제도의 정비가 필요한 상태이다.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서의 디지털 콘텐츠 보호와 관련된 현황과 문제점도 검토했다. 1999년 12월에 개정된 저작권법에는 전송권에 대한 신설과 침해에 대한 벌칙을 강화하고 있는데, 이는 기존의 저작권에는 오프라인 상에서의 저작권만 인정하고 있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조치이다.
이와 같이 급격히 변화하는 뉴미디어 시대 속에서 저작권을 비롯한 콘텐츠를 보호하기 위한 법률은, 저작권자의 권리와 이용자의 권리가 동시에 만족될 수 있도록 디지털 미디어와 가상공간의 특수성을 얼마나 이해하고 접근하는가에 달려 있으므로 IPTV처럼 통신과 방송의 특성을 모두 갖고 있는 경우에는 더욱 세심한 연구고찰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저작권 보호를 위한 상세한 기술적 방안도 검토했다. 기존의 저작권 보호기술에 대한 검토에서는 디지털저작관리기법(DRM：Digital Rights Management)과 워터마킹(Watermarking),핑거 프린팅 등에 대해서도 고찰했다. IPTV의 도입과 디지털콘텐츠 보호에 대한 문제점과 대안, IPTV 환경에서의 저작권보호와 관련된 법적장치의 문제점과 대안도 제시했다.
3년여를 끌어온 IPTV 관련 법안이 2007년 11월 정기국회에서 처리돼 2008년 5～6월경에는 IPTV로 실시간 방송을 볼 수 있게 됐다. 국회 방송통신특별위원회는 11월20일 법안심사소위 회의와 전체회의를 잇따라 열고 IPTV 법안인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사업법안(가칭)’을 확정, 의결했다.
이에 따라 콘텐츠 산업을 비롯한 관련 융합서비스 산업이 본궤도에 올라 경제 활성화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IPTV 법을 다루는 정부부처 등 기구에 대한 법 제정이 무산된 만큼 기구법이 만들어질 때까지는 방송위원회와 정보통신부가 시행령, 시행규칙 등 하위 법령제정과 적용 및 인허가 등을 둘러싸고 대립할 수 밖에 없어 실질적인 서비스 시기는 다소 늦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또 본격적인 콘텐츠 확보 경쟁이 시작됨과 동시에 법적토대는 만들어졌지만 지상파 재전송, 콘텐츠 확보 등 여전히 풀어야할 과제가 많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