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에서 믿음으로 이르길 바라며
하나님은 믿을 수 없는 대상이라고 나는 생각했습니다.
수학에서는 참이라고 증명된 명제만을 진리로 채택합니다. 수학을 전공한 나로서 하나님은 그 존재를 증명할 수가 없으므로 믿을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이 가장 확실하게 믿을 수 있는 사람은 나 자신 뿐이라고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신뢰를 최고의 가치로 여기며 60해 가까이 나를 믿고 살아온 나에게 나는 여지없이 버림을 받았습니다. 부부간의 신뢰 문제로 가정이 파경 위기에 놓이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둘만의 힘으로 가정을 회복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여 교회를 찾게 되었고, 교회에 출석함으로 하여 세례를 받게 되었습니다.
세례를 받은 지 정확히 일주일 후 나는 충격적인 영적 체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나는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논리에 의해 우리의 능력으로 믿는 것이 아니고 살아계신 하나님이 자신의 존재를 알게 하심으로 믿게 된다는 사실을.
그 후 나는 한 달도 안 되어서 성경책을 완독하게 되고, 수없이 많은 영적 체험을 하게 되었으며, 자연스럽게 나는 신비로운 영적 세계로 깊이 빠져 들어가게 됩니다. 영적 분별력이 없던 나는 결국 악한 영에 사로 잡혀서 손과 발을 내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됩니다. 나를 구속하신 나의 하나님께서는 절박한 가운데서 나로 하여금 기도하도록 하시고 악한 영으로부터 나를 풀어주시어 하나님의 선택을 특별히 받은 대단한 사람으로 알고 종횡 무진하던 나를 그저 평범한 한 사람으로 되돌려 놓으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자신을 드러내시는 방법은 3가지가 있습니다.
자연계의 신비로움을 통한 자연계시, 성경을 통한 특별계시,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이 마음판에 새긴 말씀인 성령을 통한 증거입니다. 우리는 성경을 통하여 하나님이 어떤 분인지를 알 수가 있습니다. 성경은 성령의 조명하에 읽어야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영이신 성령을 통하지 않고 성경을 볼 때 성경은 사람으로서는 감히 행할 엄두를 낼 수도 없는 행위를 하라는 명령으로 가득한 책이 됩니다.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이 세상 사람들의 조롱거리가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도 믿지 않은 사람들과 별 차이 없이 성경에서 하라고 하는 말씀과는 너무도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지전능하시고 무소 부재하신 하나님의 위대함 앞에서 인간이 얼마나 미약한 존재인지를 깊이 깨닫지 못한다면 우리의 영혼과 육체를 지으시고 영원한 생명으로 인도하시는 하나님을 이해할 수가 없을 것입니다.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바람에 날리는 겨만큼도 못한 우리의 행위를 내세우려고 하게 되어있으며, 그러한 상태의 눈과 귀로 성경을 보고 들을 때 성경은 행할 수 없는 것을 행하라고 하는 책으로써 은혜를 주시고자 하시는 하나님의 뜻과는 거리가 먼 세상의 책 중의 하나가 되고 맙니다.
예수를 통하지 않고서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두신 깊은 뜻을 헤아릴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기독교를 예수교라고 합니다. 예수께서는 율법인 육체로 오시어 율법에게 심판을 받아서 십자가에 달리어 돌아가셨습니다. 율법의 완성은 하나님이신 예수께서 사람으로 오시어 십자가에서 피 흘려 죽는 것입니다. 예수께서는 자신뿐이 아니고 자신이 사랑하는 모든 백성들과 함께 못 박히셨습니다. 그리고 부활하셨습니다.
율법인 육체로 죽고 영으로 다시 사신 것입니다.
예수와 함께 죽은 백성들도 예수의 몸이 되어 예수와 함께 부활하게 됩니다. 육체가 죽고 영으로 부활한 하나님의 백성들은 육체의 상징인 머리가 없어지고 예수의 몸이 되어서 자신의 행위는 죽고 예수의 행위만 남게 됩니다. 이러한 모습을 교회라고 하며 그래서 하나님을 믿는 성도를 교회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주님의 뜻대로 살도록 인도하여 달라고 매일 기도합니다. 행위의 주체가 내가 되었을 때 우리는 염려하고 불안해 하지만 그 행위의 주체가 예수라는 것을 믿는다면 모든 것을 예수께 맡겨 버리는 것입니다. 그래서 나는 무거운 짐을 벗고 자유로워지게 됩니다.
성경 역사로 보면 하나님이 먼저 소개되고 있어도 예수의 영, 부활의 영, 성령으로 예수를 그리스도로 믿고 알기 전에는 하나님도 하나님의 사역도 알 수 없고 믿을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예수를 알기 전에는 하나님을 알 수 없으며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형상이 회복되기 전에는 성경의 그 어떤 내용도 믿을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러니 예수를 아는 것이 하나님을 아는 것이요 믿음을 얻는 것이요 구원을 받는 것입니다.
유대인들은 하나님의 존재에 대한 믿음이 대단하지만 예수를 알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시고자 하시는 하나님의 뜻을 헤아리지 못합니다. 믿음은 믿음에서 믿음으로 갔을 때 즉 은혜 위에 은혜로 완성되어 가는 것이고 믿음에서 믿음으로 가는 여정은 예수를 알아가는 과정이며 하나님을 더욱 알아가는 길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복음에는 하나님의 의가 나타나서 믿음에서 믿음으로 이르게 하나니 기록된바 의인은 오직 믿음에 의해 살리라 함과 같으니라”(롬 1-17)
사도 바울은 성경 전체를 이와 같이 한 문장으로 요약하였습니다. 우리는 모두 믿음에서 믿음으로 가는 여정 가운데 있으며 하나님은 성경을 통해 우리를 믿음으로 인도하십니다.
필자는 늦은 나이에 뜨겁게 하나님을 만나고 오직 예수를 알고자하는 열정으로 예수를 알아가면서 깨닫게 된 그 신비로움과 놀라움 그리고 그 감동과 기쁨을 성도들과 함께 나누고자하여 교회에서 발행하고 있는 계간지인 「서림」에 지속적으로 글을 투고하였습니다. 이 책은 서림지에 게재된 필자의 글들만을 모아 엮은 것이며, 여기에 필자가 재직하고 있는 전남대학교 기독교수회 화요 아침 기도회에서 필자가 전한 말씀 원고들을 추가하였습니다.
이 책이 발행되기 까지 함께 수고한 나침반출판사 담당자들과 주님 안에서 동거 동고동락 하며 함께 주님을 섬기는 아내 이명숙 작가와 자녀(동흔, 동윤, 동근)들에게 감사하며, 오직 예수를 알고자하는 순수한 마음과 열정을 가진 분들에게 있어서 이 책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저자 서문중에서